전북 주요 방송·일간지 의제 톺아보기-2024년 7월 22일
지난 18일 정읍에서 27번째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토론회가 열린 직후 “앙꼬 없는 진빵”, “팥소 없는 찐빵”, “알맹이 없는 토론회”였다며 혹평을 가했던 지역 언론들이 태도를 바꿔 ‘깜짝 선물’, ‘청신호’, ‘호평’, 기대감 만발’로 돌아섰다. 어찌된 일일까?
특히 22일 지역 일간지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윤석열 대통령이 전북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전주~대구 고속도로 건설사업의 신속한 추진과 지원을 약속하면서, 동서축 고속도로망 구축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전주~대구 고속도로 건설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약속하면서 동서3축 고속도로망 구축에 가속이 붙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방향을 긍정적으로 전환시켜 의제를 설정하느라 분주한 모습이 지면에 역력히 묻어났다.
그런가 하면 전주시가 월드컵경기장 일원에 복합스포츠타운 건립을 추진 중인 가운데 명품 스포츠·관광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 시 재정 부담과 건설사 자금난 등으로 제대로 추진할지 의문이란 지적의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정치권에선 김건희 여사가 비공개 검찰 조사를 받은 것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전주을)이 "검찰청사에 공개 출석해 조사를 받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는 뉴스와 각 당의 전당대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전북 인사들이 지도부 입성에 잇따라 실패했다는 뉴스가 시선을 모았다.
사건 뉴스로는 전주페이퍼 공장에서 숨진 10대 노동자의 사인이 심장마비인 것으로 확인됐다는 뉴스가 주말 크게 보도됐다. 7월 21일과 22일 사이 전북지역 주요 언론들의 중요 의제를 톺아본다.
‘팥소 없는 찐빵’에서 ‘청신호’로 바뀐 의제…전주-대구 고속도록 곧 착공될 듯 ‘호들갑’ 떠는 지역 언론들



의제 전환 속도가 빠르다. 불과 이틀, 사흘 전만 해도 ‘알맹이 없는 재탕’, ‘실망’이라고 평가했던 지역 언론들이 갑자기 ‘큰 기대감’으로 돌아섰다. 반전을 시키려 든 의제는 바로 ‘전주-대구 동서고속로’다. 그러나 이는 당초 계획에도 없던 즉흥적인 대통령 발언이란 점에서 지나친 기대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높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8일 정읍 소재 JB그룹 아우름캠퍼스에서 '신 서해안 시대를 여는 경제 전진기지, 전북'을 주제로 열린 27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 참석한 이후 많은 지역 언론들이 '알맹이 없는 민생토론회였다'는 비판을 내놓았었다. 특히 '대광법 개정과 남원 공공의대 설립 등 숙원 사업에 대한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며 방송과 신문들은 크게 실망한 보도를 잇따라 했지만 22일 지역 일간지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전주-대구 간 동서고속도로가 곧 건설될 것처럼 호들갑을 떨며 돌변했다.
대통령 민생토론회 직후 ‘팥소 없는 찐빵’이란 제목으로 비판했던 전북일보는 ‘'대선 공약' 전주-대구 직결 고속도로 건설 청신호’란 제목의 21일 인터넷판 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전북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전주~대구 고속도로 건설사업의 신속한 추진과 지원을 약속하면서, 동서축 고속도로망 구축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반겼다.
이어 기사는 “지난 18일 정읍 소재 JB그룹 아우르캠퍼스에서 개최된 민생토론회에서 윤 대통령은 교통망 확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국토부에 전주~대구 고속도로 건설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주문했다”며 “이는 수도권 중심의 남북축 교통망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호남과 영남을 연결하는 동서축 교통 인프라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기사는 “'전주~대구 고속도로 건설' 사업은 새만금에서 포항까지 이어지는 동서 3축 고속도로의 핵심 구간”이라며 “전주에서 대구를 직접 연결하는 128.7km 길이의 4차로 고속도로 신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원 공공의대 등 4가지 요청에 대통령 답변 들을 수 없어”…실망할 땐 언제고

이 신문은 18일 ‘윤 대통령, 전북 '민생토론회'...‘팥소 없는 찐빵’’이란 제목의 인터넷판 기사에선 “민생토론회에서 거론된 새만금 산업용지 면적 확대, 유소년 스포츠 콤플렉스 건립, 새만금 농생명용지 용수 공급, 전북특별법 2차 개정 지원 등 기존에 진행돼 온 사업들이 대부분이었다”며 ”김관영 지사는 민생토론회 자리에서 △새만금 신항 배후부지 재정 지원 △대도시권 광역교통관리에 관한 특별법(대광법) 개정 △국립의전원법 및 남원 공공의대 설립 △전주교도소 부지 이전 및 문화복합단지 조성 등 4가지를 요청했지만 윤 대통령의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고 실망감을 나타냈었다.
그런데 동서고속도로에 관한 청신호는 전북일보 뿐만 아니라 다른 일간지들도 일제히 새로운 반전 의제로 들고 나선 양태다. 전북도민일보는 ‘윤 대통령, 전주~대구 고속도로 건설 약속...동서 화합과 지역균형발전 ‘신성장축’ 기대’란 제목의 기사에서, 전라일보는 ‘전북자치도, 전주~대구 고속도로 건설사업 신속 추진 '기대'’란 제목의 기사에서, 새전북신문은 ‘장기표류 `전주~대구 고속도로' 건설되나’란 제목의 기사에서, 전민일보는 ‘전주~대구 고속도로 공기 단축 기대감’이란 기사에서 띄웠다. 모두 '전북자치도발' 뉴스로 윤 대통령이 언급한 전주-대구 고속도로에 기대와 관심을 모았다.

다만 19일 ‘전북 민생토론회 ‘앙꼬 없는 찐빵’’이란 제목의 1면 머리기사에서 “기대했던 전북을 향한 새로운 선물은 없었다”고 혹평했던 전민일보는 그러나 2일 1면 기사(전주~대구 고속도로 공기 단축 기대감)에서 “전주에서 지난 18일 전북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전주~대구 고속도로 건설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약속하면서 동서3축 고속도로망 구축에 가속이 붙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면서도 “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추진 절차는 △1단계 국가 상위계획 반영 △2단계 사전타당성조사와 예비타당 성조사 △3단계 설계·시공으로 진행되는데 현재까지 전주~대구 고속도로는 1단계에도 반영되지 못한 신규사업이나 마찬가지”라고 우려했다.
또 기사는 “실제로 이날 답변한 국토교통부 이우제 도로국장도 ‘절차에 따라 무주에서 성주 구간은 국가상위계획에 반영돼 있어 하반기에 사타 착수에 들어가겠지만, 전주~무주 구간은 국가 상위계획에 반영되지 않아 내년 초 있을 국가간선도로망 종합계획 수정 작업을 거쳐 지자체의 의견도 적극 수렴하겠다’고 말하는 등 당장 추진할 수 있는 일이 아님을 우회적으로 설명했다”며 “게다가 윤 대통령의 발언은 당초 기획된 예상답변이 아닌 즉흥적인 답변의 성격이 크다”고 지적했다.
‘제3차 고속도로 건설 계획’에 반영돼야 가능한 사업

지역 방송사들 중 전주MBC는 앞선 19일 ‘윤 "대구-전주 출장 힘들더라"…동서고속도로 탄력?’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전북에서 열린 대통령 민생토론회에는 예상에 없던 '깜짝 선물'도 있었다”며 “전주와 대구간 고속도로 건설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 불편했던 출장 기억을 소환하며 직접 추진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라고 전제한 뒤 “수조 원대 예산이 수반되는 지역숙원 사업이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일사천리로 추진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현재 전주~대구 고속도로는 제2차 국가도로망 종합계획(21~30년)과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1~2025년)에는 반영됐지만, 전주~무주 구간 42km가 미반영 상태다. 또 대부분 구간이 사전타당성조사와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또 일부 구간은 아직 국가도로망 종합계획에 반영되지 않아 있어 '제3차 고속도로 건설 계획(2026~2030년)'에 신규 사업으로 반영돼야 비로소 가능한 구간들이어서 난제가 얽혀 있다. 그런데 대통령의 즉흥적인 발언이 곧 국가사업으로 반영될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높다. 따라서 지역 언론들의 지나치게 앞선 보도는 자칫 소모적 논란을 가중시킬 우려가 크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전주시 명품 스포츠·관광도시 조성…재정 불안이 발목”

한편 전주시가 월드컵경기장 일원에 복합스포츠타운 건립을 추진 중인 가운데 명품 스포츠·관광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 시 재정 부담과 건설사 자금난 등으로 제대로 추진할지 의문이란 지적의 보도가 이목을 끌었다.
KBS전주총국은 21일 ‘전주시 명품 스포츠·관광도시 조성…재정 불안이 발목 잡나?’의 기사에서 “전주시는 월드컵경기장 주변에 축구와 농구, 육상, 야구 등 복합스포츠타운을 조성해 스포츠와 관광을 접목한 새 지역 산업을 만들겠다는 구상이지만 재정 부담을 이유로 지연되거나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난해 6월 착공 뒤 공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였지만, 건설사가 자금난을 겪다가 결국 공사를 포기했다 두 달이 지나 다시 선정한 건설사도 최근 적자 누적과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역시 자금난이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또한 “여기에 2026년부터 운영할 실내체육관의 보조경기장은 구체적인 사업 계획과 예산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기사는 “보조경기장이 없으면 전주시가 추진한 대규모 국제대회 유치가 심사 과정에서 무산될 수도 있다”며 “전주시가 명품 스포츠 관광도시 조성에 필요한 예산은 1조 3,000억 원으로 장밋빛 전망을 실현하려면 재원 확충 방안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성윤 “김건희 씨, 검찰청사에 공개 출석해 조사 받았어야”

정치권에선 주가조작과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이 20일 김건희 여사를 비공개 조사한것과 관련해 '총장 패싱' 논란에 이어 야당의 거센 비판이 나오고 있다는 뉴스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 정치권에선 김건희 여사가 비공개 검찰 조사를 받은 것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전주을)이 "검찰청사에 공개 출석해 조사를 받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는 뉴스가 주목을 끌었다.
전주MBC는 관련 기사('김건희 비공개 조사'에 이성윤 "검찰 청사에 공개출석 했어야”)에서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검찰청사에 공개 출석해 조사를 받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며 “이 의원은 21일 자신의 SNS에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며 이같이 적었다”고 밝혔다.
이어 기사는 “그는 ‘떳떳하다면 김건희 씨는 검찰청사에 공개 출석해 국민 감시를 받아야 했고, 검찰도 진정 국민의 검찰임을 증명하려면 어떠한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청사로 소환했어야 한다’고 했다”며 “그러면서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윤석열 검찰의 행태에 절망하고 분노한다’고 덧붙였다”고 전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20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청탁금지법 위반 등 피고발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를 조사했다. 하지만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관할 내 정부 보안청사에서 12시간 동안 비공개 대면조사를 진행하면서 대검에 사전 보고하지 않았다는 '총장 패싱'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야당에선 "국정농단 의혹에 물타기하려는 의도", "당나라 검찰" 등의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정도상, 조국혁신당 최고위원 입성 실패…전북 인사들 전당대회 잇단 탈락”

이런 가운데 각 당의 전당대회에서 전북 인사들이 지도부 입성에 잇따라 실패했다는 뉴스가 시선을 모았다.
JTV는 21일 ‘전북 인사들, 전당대회에서 잇따라 탈락’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조국혁신당의 경우, 정도상 위원장이 어제 2명을 뽑는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서 10.1%를 얻어 3위에 그치면서 최고워원회에 입성하지 못했다”며 “이에 앞서 민주당에서도 전주을 이성윤 의원이 초선으로는 드물게 최고위원에 도전했지만 1차 경선에서 8명 안에 들지 못해 탈락했다”고 전했다.
“전주페이퍼 19세 사망, 사인은 '심장마비'”

이밖에 전북CBS·노컷뉴스는 19일 사건 기사(전주페이퍼 19세 사망, 사인은 '심장마비'…황화수소 미검출’)에서 “전주페이퍼 공장에서 숨진 10대 노동자의 사인이 심장마비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19일 전북 전주덕진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A(19)군이 심근경색에 따른 심장마비로 숨졌다는 정밀 부검 결과를 받았다”고 전했다.
기사는 또 “최초 유족 측은 ‘A씨의 사망 원인이 공장 내 유해가스인 황화수소일 수 있다’고 지목했다”며 “이후 전주페이퍼는 지난 7일 언론사 등을 상대로 현장 조사를 실시, 실제 황화수소가 측정돼 논란을 빚었다. 이날 현장 조사 후 5시간 여 만에 유족과 사측은 A군의 장례 등에 합의하고 지난 8일 장례를 치렀다”고 보도했다.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