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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력이 다할 때까지 딸을 찾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장장 18년 동안 실종된 딸을 찾아 헤매던 아버지가 평생의 여한을 담은 책을 펴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8일 오전 10시 전주 한 카페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지난 18년 동안 실종된 딸을 찾아온 이동세(86) 씨는 최근 출간한 책 ‘이윤희를 아시나요?’를 들고 나타나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인생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 이 책이 막내 찾기의 또 다른 시작이 될 것"이라며 "진실을 가리려는 것들에 대한 담대한 선포로서의 기록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해 이목을 끌었다.
이 책에는 지난 2006년 사라진 당시 전북대 재학생이던 딸 이윤희 씨에 관한 기록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씨는 “지금도 실종된 뒤 추후 숨진 것으로 확인되는 성인이 매년 1,000명에 달한다”며 “실종자 수색과 수사의 골든타임을 지켜낼 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2006년 전북대 수의학과 재학 중이던 이윤희 씨 실종 18년…미제사건 남아
지난 2006년 전북대 수의학과에 재학 중이던 이윤희 씨가 실종된 후 부친인 이씨는 딸 윤희 씨의 동선을 매일 같이 찾아 수소문하고 학교 근처 곳곳에 현수막도 내걸었지만 무심하게도 18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이윤희 실종 사건’은 그해 6월 6일 발생했다. 당시 전북대 수의과대학 4학년이던 윤희 씨는 6일 새벽 종강 술자리를 마치고 대학교 인근인 금암동 원룸으로 돌아와 돌연 사라졌다. 이틀 후 학과 동기들이 경찰에 신고했을 때는 종적을 감춘 후였다. 경찰은 수색을 시작했으나 끝내 이씨를 찾지 못했고 18년이 지난 지금도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이날 부친 이씨는 “이윤희는 막내딸이고 행실이 예뻐 특별히 아꼈다”며 “갑자기 사라진 것이 지금도 현실 같지 않다. 죽기 전이라도 딸이 돌아오는 것을 늘 상상한다. 18년이 180년이 되어도 사라진 막내딸을 꼭 찾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기력이 다할 때까지 딸 찾기 위한 노력 멈추지 않을 것”

그러면서 이씨는 “경찰의 초동대응과 부실수사에 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에는 당시 책임자 등을 직무유기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힌 이씨는 “딸이 사라지기 전에 해당 법이 있었다면 18년간 고통받을 필요가 없었다”며 “가칭 이윤희법을 만들어 성인 실종자도 실종 아동과 유사한 절차를 통해 수사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씨는 “관련법이 있었다면 정해진 규칙으로 수사가 착착 진행됐을 것”이라며 “범국민입법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이윤희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입법추진위는 내주 발대식을 열고 본격적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그는 특히 "나 같은 슬픔을 더 이상 다른 분이 당하지 않도록 성인실종법, 즉 이윤희법을 반드시 관철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기력이 다할 때까지 딸을 찾기 위한 노력은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박경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