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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숙 전북경찰청장이 전북대학교 축제인 대동제 기간에 음주가무 행위로 구설에 올랐다. 전북경찰의 수장이 수만명의 인파가 밀집된 장소에서 안전관리보다 동료 경찰관들과 시민,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술을 마시고 춤을 추며 공연을 즐긴 것은 신중하지 못한 처신이란 따가운 비판이 일고 있다.
5일 전북경찰청과 전북대학교 등에 따르면 전북대 대동제 축제가 열린 지난달 10일 오후 임 청장은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린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식에 참석한 뒤 약 700여m 떨어진 대동제 축제현장으로 이동해 주막에 자리를 잡은 뒤 약간의 음주와 함께 음악이 나오자 1∼2분 가량 춤을 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은 전북대 축제인 대동제가 폐막을 하는 날로 대학 측은 “애쉬아일랜드와 창모의 공연에 이어 싸이가 무대에 올라 학생과 지역민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라고 사전에 자랑해 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 때문에 대학 측은 "학생지원과를 중심으로 행사 2주 전부터 경찰과 소방 등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전북대 대동제 폐막일 4만여 인파 운집...치안 총책임자 '주막 선점' 논란

그런데 이날 전북대 축제 현장을 찾은 임 청장 등은 축제 현장에서 전주완산경찰서장 등과 함께 술을 마시고 가수 싸이의 공연을 즐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당시 인파 관리에 투입됐던 경찰 일부가 임 청장과 함께 주막에 머무르면서 본연의 안전관리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축제가 열린 3일 동안 대학 측은 15만명이 몰렸다고 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린 데다 폐막일인 이날은 유명 가수들의 공연이 열려 대운동장에 더 많은 인파가 몰린 상황에서 치안의 총책임자인 지방경찰청장이 음주가무를 한 행동에 대한 싸늘한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날은 4만여명의 운집이 예상된 현장에 경찰관 100여명이 투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일부 현장 경찰관들은 임 청장의 자리 선점 등을 위해 인파 관리 업무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북경찰청은 “전주덕진경찰서장을 현장 책임자로 둔 안전관리 대책을 세운 만큼 임 청장이 인파 관리에 소홀하지 않았다”며 "인파 밀집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부적절한 행위 등으로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5일 진화에 나섰으나 비판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임 청장 “대기 시간 길다 보니 주막에 머무르다 춤 추게 돼...깊이 생각하지 못한 점 송구, 앞으로 더욱 신중하겠다"

당사자인 임 청장도 이와 관련 "많은 인파가 몰린 상황이 위험해 보여 현장에 있었고, 대기 시간이 길다 보니 주막에 머무르다가 춤을 추게 됐다"며 "깊이 생각을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더욱 신중하게 행동하겠다"고 해명과 사과를 했다.
임 청장은 또 "영화제 폐막식까지가 공식 일정이었고, 이후 축제장이 가까워 치안 상황을 돌아보기 위해 직원의 안내를 받아 축제장으로 이동했다"며 "평소 술을 마시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그날도 한 모금 정도 입에 머금었다가 뱉는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축제가 열린 지역거점대학교 운동장에 학생과 시민들이 수만명 운집해 사고 위험성이 높은 상황에서 경찰 총수의 이러한 행동은 누가 봐도 부적절했다는 비판 여론이 높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이태원 참사'의 악몽을 잊지 못한 채 인파 관리에 대한 경찰의 초동 대응에 대한 요구가 높기 때문이다.
한편 전북경찰청 개청 이래 첫 여성경찰청장 시대를 열면서 큰 기대를 모았던 임 청장은 지난해 10월 31일 취임 후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고 도민의 안전과 평온한 일상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줄곧 강조해왔다.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