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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사상 최초로 방송작가 단체교섭이 이뤄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별칭 : 방송작가유니온, 지부장 : 염정열)은 3일 춘천문화방송 회의실에서 방송 사상 최초로 방송작가 단체교섭이 열렸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 전국 MBC가 함께하는 첫 번째 단체교섭의 시작은 춘천문화방송이었다.
방송작가지부 출범 7년 만에 노동조합으로서 처음으로 획득한 단체교섭을 통해 방송작가지부는 △원고료 인상 △결방료 제정 △MBC표준계약서 도입을 중심으로 앞으로 전국 교섭을 확대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지역사별 요구안은 각 지역 MBC의 방송작가지부 조합원 현실에 맞게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교섭 통해 일하고도 돈 못 받는 사태 시정되기를"
방송작가지부 춘천문화방송 대표 한나리 작가는 “방송이 갑자기 결방(예정된 편성이 취소되는 것)되면 방송작가는 방송 준비를 다 해놓고도 임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방송작가는 방송이 방영 되어야만 임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올해는 파리 올림픽이 열려 경기 진행에 따라 수시로 편성이 변경될 예정이라 결방 걱정이 앞섰는데, 이번 교섭을 통해 일하고도 돈 못 받는 사태가 시정되기를 바란다”고 교섭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방송작가들에 따르면 지금껏 방송작가들은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단체협약 없이 저임금에 감내해야만 했다. 또 일부 지역 MBC에서는 서면계약서를 체결하는 것조차 자리 잡지 못해 많은 작가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따라서 방송작가지부는 올해부터 치러지는 단체교섭이 방송작가 노동 환경 개선에 큰 방향전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첫 교섭 지역사인 춘천문화방송은 지난 십수년 간 공식적인 원고료에 대한 협상이 없었기에 방송작가지부는 이번 교섭을 MBC-방송작가 노사가 상생하는 교섭 문화를 만들어갈 출발점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방송작가지부는 전국 MBC와의 성공적인 교섭을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전국 15개의 지역사 중 아직 일부 지역사가 교섭 일정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방송작가지부는 서울 MBC 본사 방송작가에 대한 교섭도 추진할 계획이다.
"전 지역 MBC, 방송작가 교섭 응하여 공영방송으로서 책무 다하길"
염정열 방송작가지부장은 “춘천을 시작으로 대부분의 지역 MBC가 방송작가지부와 교섭하는 것을 기회로 지역사의 열악한 방송작가 노동환경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서울 MBC 본사와의 방송작가 단체교섭도 반드시 이루겠다. MBC는 방송작가 교섭에 응하여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길 바란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윤창현 위원장은 “그동안 언론노조 소속 사업장 안에서 프리랜서·비정규직들이 존재하지만 존재 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며 "제작 과정과 시스템에서 꼭 필요한 인력이지만 노동조건 문제가 진지하게 다뤄지고 있는가에 대해 우리 스스로 물음 던질 수밖에 없었는데, 오늘 교섭이 열린 것 자체가 큰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