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김준일 시사평론가
지난달 28일부터 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한 달 전만 해도 더불어민주당은 공천 파동이 일어나며 지지율이 급락했다. 이 때문에 1당을 국민의힘이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 수석의 막말로 정권심판론이 급부상했다.
공천 평가와 함께 총선 전망을 하기 위해 지난 3월 26일 서울 국회의사당역 인근 커피숍에서 활발하게 방송 활동을 하는 시사평론가 김준일 씨를 만났다. 다음은 김 평론가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정권 심판론 재점화, 지금 판세로는 민주당 160석 이상, 국민의힘 120석 정도 예상...민주당 과반 넘길 듯”

- 총선 2주 남은 상황에서 판세는 어떻게 보세요?
“내일 투표를 하면 민주당이 160석 이상 가지고 갈 것 같고 국민의힘은 한 120석 정도 가져갈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체적인 판세는 민주당이 아마 과반을 넘길 것 같아요.”
- 그렇게 보는 이유가 있을까요?
“전체적으로 지금 정권 심판론이 다시 재점화됐어요. 즉 민주당은 공천 잘못해서 지지율이 많이 하락했죠. 하지만 정권 심판론이 다시 재점화가 됐는데 재점화된 계기가 첫 번째는 조국혁신당의 등장 그리고 두 번째 이종섭 대사 임명과 출국 문제 같은 것들이 상당히 영향 끼친 것 같고요. 황상무 수석의 막말도 정권 심판론에 약간 다시 불을 붙였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정권 심판론이 약하게 될 만한 소재가 있는지 의문이 드는 것 같아요.”
- 그러나 정권 심판론은 꾸준히 나온 것이라 별로 영향이 없을 거란 의견도 있거든요. 즉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갑자기 떨어진 게 아니고 지난 2년 내내 30%대 유지를 했으니까 의미 없다는 건데.
“사람들이 생각보다 단기 이슈에 좀 영향을 많이 받아요. 말씀하셨다시피 전화 면접을 하든 ARS 기준으로 하든 대통령 지지율이 30%대였는데 리얼미터 기준으로 말씀 드리면 2월 넷째 주에 긍정 평가가 41.9%, 부정 평가가 54.8%로 상당히 좁혀졌거든요. 이때가 한동훈 위원장 바람도 불고 의대 정원 문제로 국민적 지지도 받는 상황이었어요. 그러니까 정권 심판론이라는 건 꾸준했다고 말씀 하시지만 투표할 당시에 사람들이 어느 이슈에 반응하느냐가 되게 중요한 상황인 것 같아요.”
- 결정적인 건 이종섭 대사 때문인가요?
“그렇죠.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이채양명주’라고 민주당에서 얘기 하잖아요. 정권에 대한 부정적으로 평가할 요인들은 굉장히 널려 있었어요. 근데 그런 것들이 다른 이슈에 (가려져) 주목을 못 받고 나온 지 됐잖아요. 그런데 이종섭 대사의 출국 문제는 그걸 점화시킨 거죠.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 같은 경우 굉장히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든 것 같아요.”
“공천을 잘못한 이재명 대표를 심판할 거냐, 나라를 잘못 운영한 정권 심판할 거냐고 묻는다면?”
- 불과 3주 전만 해도 민주당의 공천 파동 나면서 국민의힘의 1당 전망도 있었어요. 사실 역대 총선에서 공천 파동 난 당이 패배했죠. 그러나 왜 이번엔 민주당의 이길 가능성이 높은 걸까요?
“과거 사례를 봐도 공천 파동이 난다고 무조건 그 정당이 패배하진 않아요. 예를 들면 2008년에 친이계가 친박계를 학살했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압승을 했어요. 물론 2016년에는 새누리당이 공천을 잘못해서 졌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실제 그때도 정부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있었기 때문에 공천 잘못한 게 총선 패배할 가능성을 높이지만 반드시 그게 총선 패배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고요.
예를 들면 이런 거죠. 공천을 잘못해서 새롭게 커다란 정당이 만들어진다든지 아니면 이분들이 나눠서 다 무소속으로 출마를 해서 다자 구도가 펼쳐진다든지 하면 굉장히 그 정당이 큰 타격을 입는데요. 사실 민주당은 수도권과 호남이 중심이잖아요. 근데 실제 탈당해서 출마를 하신 분들이 별로 없어요. 그렇다고 본다면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한 부분이죠. 결국 민주당 지지층이나 중도층한테 물어봤을 때 공천을 잘못한 이재명 대표를 심판할 거냐 아니면 나라를 잘못 운영한 정권 심판할 거냐고 묻는다면 후자가 더 훨씬 강한 동기부여가 됐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대위가 출범하면서 지지율이 올랐잖아요. 국힘에서 주장했던 게 한동훈 위원장이 인기 있다고 했죠. 한 위원장은 인기가 있었는데 정권 심판론의 한계 때문인 건지 아니면 거품이었을까요?
“정권 중반에는 정권 심판론이 항상 구호로 나왔어요. 그래서 그건 어느 정도 대통령이 인기가 있고 어느 정도 국민들을 설득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변수였던 것 같아요. 예를 들면 2014년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얼마 후에 지방선거가 있었거든요. 근데 새누리당이 생각보다 선전했어요. 그러니까 당시만 해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고 보는 게 맞죠.
지금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인기가 거품이라고 보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평가 성격이 강하죠, 예를 들면 2012년 박근혜 비대위원장 같이 정권 말이면 오히려 박근혜 당시 비대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하고 차별화를 했던 것처럼 한동훈 위원장도 윤석열 대통령과 차별화 할 수가 있겠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윤석열 정부가 3년 이상 남았다는 거 다 알고 있잖아요. 그러면 차별화라는 게 쉽지가 않은 거죠.”
- 지금 국힘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 등판론이 나오잖아요, 나올까요? 잘못 나왔다간 선거 패배 책임론만 뒤짚어 쓸 것 같은데.
“안 나옵니다. 일단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선을 긋고 있고요. 시기상으로도 너무 늦었습니다. 투입하려면 국민의힘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던 한 달 전 쯤 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윤석열 정권 심판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유승민 의원의 역할은 제한적입니다.”
- 지난 26일 한동훈 위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만났잖아요. 아마도 지지층 결집 위해 만났을 텐데 효과가 있을까요?
“윤한갈등, 도태우-장예찬 공천취소 등으로 강성 보수층의 불만이 쌓인 상태입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급하게 만남을 연출했다고 보면 될 거 같습니다. 하지만 중도, 특히 수도권 유권자들이 반응할지 의문입니다. 정권 심판론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 지난해 무당층이 많아 지면서 제3지대에 대한 관심이 많았죠. 때문에 출현한 게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예요.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는 유의미한 지지율이 안 나와요. 분명 민주당과 국민의힘 싫어하는 층이 있거든요. 그럼에도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는 무당층을 흡수 못할까요?
“이번 총선은 기본적으로 정권 심판론이 강하게 작동하고 패싸움이에요. 패싸움은 기본적으로 여러 패가 싸우는 게 아니라 두 개의 패가 싸우는 겁니다. 그래서 다른 게 작동하기가 힘든 거예요. 그래서 이번은 전쟁 같은 선거라고 본다면 제3지대가 힘을 발휘하기 어려운 것도 있고요. 제3지대에 대한 목소리가 굉장히 컸는데 사실은 그게 개혁신당의 이준석, 이낙연 대표 이런 분들이 합치는 과정도 조금 너무 성급했고 헤어지는 과정은 더 성급했죠, 이러면서 이쪽에 대한 기대가 식은 거도 있었고요. 또 하나는 메시지 차원에서 이번 선거의 성격을 정권 심판론이 세게 작동을 하는데 그거에 대한 선명성을 내보이지 못한 것들이 원인인 거 같아요.”
“윤석열 대통령과 민주당이 정치 잘했으면 조국 대표한테 기회가 왔을까?...기회 오지 않았을 가능성 훨씬 높아”

-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돌풍을 일으키는 것 같아요. 조국 사태로 정권 내줬다는 평가가 많은데 5년이 지난 지금은 아니란 말이죠. 시간이 지나서 조국 대표에 대한 반감이 없어진 걸까요?
“시간이 흐른 것도 영향을 주긴 하지만 시간 흐른다고 다 감정이 없어지는 건 아니거든요. 일단 기본적으로 세 가지 정도 요인이 있는 것 같아요. 첫 번째 정치적으로 조국 대표가 재기하기에는 굉장히 힘든 구조였죠.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가 도와줬죠. 결과적으로 보면 ‘산 윤석열이 죽은 조국을 불러냈다’고 정치적으로 얘기해요. 살아있는 권력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를 잘했으면 조국 대표한테 기회가 왔을까요? 기회가 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거죠.
또 하나는 민주당이 굉장히 잘했으면 어느 정도는 나왔겠지만 30% 가까이 나왔다는 게 쉽게 얘기하면 비명의 성격의 지지자들 공천 과정에서의 실망감 아니면 뜨뜻미지근함 등의 이유로 이탈한 사람들이 그쪽으로 갔으니, 결과적으로 보면 이재명 대표나 친명들이 조국혁신당을 도와줬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고요. 또 하나 비호감 정서는 매우 강하긴 한데 사람들 보기에 조국 대표는 양반인 거예요. 무슨 얘기냐면 조국 대표는 여러번 사과 했잖아요. 그걸 진정성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 포함해서 이 정권의 사람들은 사과조차 제대로 안 하고 본인의 잘못이나 범죄를 인정하지 않죠. 비교를 해보니 ‘야 그래도 조국이 양반이었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거예요.”
- 민주당은 몰빵론 얘기하고 조국혁신당과는 선 긋기 하잖아요. 지지율에 영향 없을까요?
“몰빵론이 먹히려면 전제조건이 있어야 돼요. 하나는 쌀독 인심론 같은 건데요. 여유가 있어야지 곡간에서 인심 난다고 지지자들도 마찬가지예요. 민주당이라는 정당이 이길 것 같으면 다른 정당에도 표를 주는 건데 민주당이 1당하기가 매우 위험하다면 민주당에 모이겠죠. 문제는 지금 여론조사 결과가 너무 민주당에 잘 나와요. 그러면 마음 놓고 정당 비례는 다른 정당 찍을 수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생각보다 몰방론이 작동 안 할 가능성이 높죠.”
- 지금 이슈 중 하나가 의대 정수 증원 문제잖아요. 이건 선거에 어떤 영향 미칠까요?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것 같아요. 지금 약간 딜레마처럼 된 게 2천 명을 증원하고 지역에 있는 의대에 늘려놓다 보니까 이게 되돌리기가 정부 입장에서는 되게 힘들잖아요. 그래서 2천 명의 숫자는 건드리지 않겠다는 게 기본적으로 정부 입장이잖아요. 근데 의대 전공의들이나 의대 쪽에서는 대화가 안 된다는 거예요. 현재 상황를 유지 해서 총선 때까지 계속 의료대란 상황이 이어지면 정부의 갈등 조정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박한 점수를 줄 가능성이 높죠. 최근 여론 지표를 봐도 긍정 평가의 원인 이유로서 의료 갈등을 꼽은 게 줄고 있어요. 그런 식으로 이제는 총선에 리스크가 되고 있죠.”
- 정부가 물러날 가능성도 있을까요?
“그건 모르겠습니다. 근데 지금까지 윤석열 대통령이나 윤석열 정권의 스타일상 이를테면 건설 노동자라든지 아니면 화물노조라든지 이랬을 때 끝까지 강경 대응 해서 굴복을 시키고 원칙을 지키는 정부란 이미지를 유지하려고 했잖아요. 그게 보수층의 지지의 원동력 중 하나였거든요. 이미 2천 명으로 확정을 해서 각 의대에 배정까지 했어요. 근데 이거를 갑자기 ‘100명 배정했는데 제가 50명으로 줄일게요’라고 했을 때 대통령은 ‘면이 구겨졌고 원칙이 무너졌다’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정원 조정할 가능성은 낮게 보는 편이에요.”
“의료대란 갈등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서 정부 심판론 완화될 수도... 투표율 63~66% 전망”
- 선거 2주 남은 상황에서 관전 포인트를 짚어주세요.
“2주 남으면 이게 크게 요동치는 경우도 있고 별일 없이 가는 경우도 있어요. 가장 논란이 되는 건 아무래도 막말이죠, 이게 가장 빨리 휘발성 있게 사람들이 반응하거든요. 눈여겨볼 건 의대 정원 문제죠, 의료대란 갈등을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서 정부 심판론이 조금 완화될 수도 있겠다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 투표율도 결과에 영향 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투표율은 정당의 승패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입니다. 대체로 보수층은 투표율이 일정하게 유지되지만 진보층은 선거 상황에 따라 투표율이 크게 변동하는 경향성이 있습니다. 중도 진보층 혹은 민주당 온건 지지층은 질 것 같은 선거 혹은 명분이 없는 선거에는 투표장에 안 나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총선에서 50%대 후반이면 민주당이 승리했고 그 이하로 떨어지면 국민의힘 전신 보수정당이 이겼습니다. 2012년 총선 투표율은 54.2%였는데 새누리당 152석 민주당 127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2016년 총선 투표율은 58%였는데 민주당 123석 새누리당 122석, 그리고 국민의당 38석이었습니다. 민주당이 1석 차이로 이겼지만 확실한 여소야대가 됐고요. 2020년엔 66.2% 투표율은 민주 180대 미래통합당 103으로 역대급 민주당 승리가 됐습니다. 개인적으로 전망하면 현재 분위기로 봤을 때 투표율이 60%는 넘을 거 같고 최종 투표율 63~66% 사이가 되어서 민주당이 크게 이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영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