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신인규 민심동행 창당준비위원장(변호사)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에도 달라지지 않는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판하며 탈당해 신당 창당을 준비하던 신인규 민심동행 창당준비위원장(변호사)이 지난 19일 SNS에 총선 불출마 입장 내용 담은 장문의 글을 올렸다.
신 위원장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국민의힘 대표 시절 상근 부대변인으로 발탁했기 때문에 결국 개혁신당과 함께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가치관이 다르다고 말하며 함께하지 않았고 결국 불출마를 선택했다. 불출마 이유와 함께 총선 전망을 어떻게 보는지 듣고자 지난 21일 서울 국회의사당역 근처 커피숍에서 신 변호사를 만났다. 다음은 신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양당의 적대적 공생 관계 더 고착화되는 쪽으로 총선 진행...불출마 결심”

- 이번 총선 불출마하겠다고 SNS에 올리셨잖아요.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불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제가 작년 10월에 양당의 고질적인 정치 기득권을 깨야겠다고 생각해서 국민의힘 탈당하고 소위 말하는 제 3지대에 나오게 되었어요. 그런데 창당 작업 하면서 굉장히 현실적으로 많이 어려운 부분도 있었고, 결과적으로 제가 의도한 만큼 한국 정치의 발전에 기여하는 역할을 못 했기 때문에 저는 거기에 대해 나름대로 정치적 책임감 느끼고요. 지금 양당의 적대적 공생 관계가 더 고착화되는 쪽으로 진행이 되고 있죠, 때문에 제가 이번 판에서 어떤 역할 하기가 매우 어렵겠다고 생각했고요. 양당의 극단적인 싸움 정치는 거의 이성이 마비된 광기의 정치라고 생각해요. 이게 이번 총선 통해서 국민의 평가 받은 후에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정치에 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가서 불출마를 결심했어요.”
- 제3세력을 표방한 당들이 있잖아요. 그쪽으로 갈 수도 있을 텐데 안 간 이유가 있나요?
“저는 보수 정당에서 정치를 시작한 사람이고 제가 가지고 있는 이념이나 철학적 배경은 보수 철학에 근본을 갖고 있거든요. 그런 상황 속에서 지금 3지대에 보수 정당이 없어요. 개혁신당도 이낙연 대표와 손 잡고 이념과 철학을 버리는 쪽으로 갔기 때문에 제가 그분들하고 함께하기가 어렵고 그들의 결합이 해체된 이후에도 지금 개혁신당 안에 이념과 철학이 없거든요. 그런 정당에는 제가 정치적으로 행동을 함께할 수는 없죠,
다만 제가 가졌던 정치적 목표는 제3지대에서 보수 정당을 좀 더 업그레이드하고 새로운 보수 정당을 하나 만들자는 거였는데 이번에는 워낙 집권당에 대한 심판론이 세게 일어났죠. 하지만 구도가 힘들어진 상황에서 집권당은 먹을 게 많기 때문에 분열이 안 일어났죠. 때문에 현재로서는 현재 제가 3지대에서 함께할 만한 보수 정치 세력은 없죠. 어떻게든 정당을 만들었어야 되는데 그 정당을 만드는 거는 결과적으로는 선거까지는 어려워졌기 때문에 저는 3지대에서 함께할 개혁보수 세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이 듭니다.”
- 입장문을 보면 '오직 국민 편에 서서 기득권화된 정치인들만의 리그를 깨뜨리고 한국 정치를 국민 품으로 가져오는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하실 생각이에요?
“제가 이번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지만, 정치를 그만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결국 제가 원외 정치인으로 한 번 더 역할을 해야 할 것 같고요. 평범한 시민들이 중심이 된 정당 만들겠다고 약속 했고 이 미완의 꿈을 제가 완성시키는 역할 계속할 거고요. 정치 자체에 대한 불신이 너무 높거든요. 그래서 일반적인 시민들이 정치 그러면 아예 관심 자체를 갖지 않아버리기 때문에 저는 그 정치 불신을 걷어내고 평범한 시민들이 정치에 더 참여할 수 있는 그런 문을 더 여는 일에 제가 더 집중하고 싶다는 계획을 좀 가지고 있습니다.”
- 시사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배지 못 달면 정치인은 사람 취급 못 받으니까 물구나무 서서라고 배지를 달아야 자기가 원하는 정치를 할 수 있다고 하던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런 말을 많이 하는데 저는 장성철 소장님이 말씀하신 배지를 달지 않으면 정치할 수 없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고요. 오히려 그런 식의 수단과 방법을 안 가려서라도 배지만 달자는 승리 지상주의적인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병패가 저는 한국 정치 불신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해요. 비근한 예로 노무현 대통령 같은 경우 그분이 배지 달기 위한 노력을 장 소장님 말씀대로 했다면 한국 정치가 이렇게 좋아질 수 있었을까요? 그분이 대통령이라는 성과를 낼 수도 없었을 것이에요,”
“이번 선거 양당 고착화 심해져 한국 정치 더 나빠질 것”
- 총선이 19일 남았잖아요. 현재 총선 판세는 어떻게 보세요?
“아무래도 정권 심판에 대한 의지가 국민들께서 강하시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제1야당인 민주당에 구도적인 측면에서 매우 유리한 선거가 될 것이고요. 양당의 적대적 공생 관계를 깨달라라는 것이 국민적 주문인데 양당의 전 대표들이 나와서 당을 만들었잖아요. 하지만 그 실험이 실패했다고 평가를 해야 할 것 같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번 선거는 더더욱 양당 고착화 현상이 더 심해질 것으로 생각하고요. 아마 한국 정치는 더 나빠질 겁니다.”
- 윤석열 정부 심판론이 많아질 거라고 했는데 정당 지지율 보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오차 범위 안인 것 같거든요.
“정당이 지금 하는 게 없잖아요. 결국 힘 센 대통령이 당까지 지금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당 지지도는 의미가 없어요. 지금 의미가 있는 건 대통령에 대한 긍·부정 평가가 가장 중요한 지표로 저는 작동할 것이라고 보고요. 이번 총선에서는 양당의 대립 관계가 더 굳어지겠지만 결국 선거판을 주도하는 국민들의 지배적인 뜻은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 여론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그러나 최근 논란이었던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 수석은 어제(20일) 사퇴했고 이종섭 호주 대사는 오늘(21일) 귀국 했잖아요. 그럼, 여권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한 건 아닌가요?
“황상무 수석 사건하고 이종섭 대사 사건은 분리해서 봐야 되는데 황상무 수석 사건 같은 경우 입에 담을 수 없는 말과 언론에 대한 부적절한 인식 같은 것들이 드러난 거기 때문에 사퇴하는 건 마땅한 거고요. 이종섭 대사 사건에 대해 한동훈 위원장이 얘기해서 귀국한 건데 귀국 정도로 국민들의 마음을 돌리기는 불가능에 가깝고요. 이종섭이라고 하는 현재 피의자 신분에서 호주 대사로 영전한 본질이 바뀌지 않는 이상 의미가 없다고 생각 해요.”
- 정부 설명은 25일 공관장 회의가 있어서 귀국했다는 거죠. 근데 제 생각엔 이종섭 대사를 귀국시키기 위해서 갑자기 만든 것 같거든요. 갑자기 만든 게 아니라면 차음 문제 됐을 때부터 곧 온다고 얘기하면 될 텐데 없었어요. 갑자기 만들었다면 문제지 않나요?
“기자님이 질문하신 그런 의혹들이 나오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피의자로 돼 있는 사람을 출국금지까지 해제해서 대사로 영전 해준 거고 이게 이 사안의 본질이거든요. 그러니까 잘못된 인사를 했기 때문에 추측성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오는 것이죠. 그것 자체가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나 정상적인 외교 활동이 불가능한 인사를 앉혀놓은 것이죠. 그렇다면 그걸 바로잡는 방법은 그분을 그대로 현상 유지 하는 게 바로 잡는 게 아니고요. 잘못된 인사한 것에 대해서 국민 앞에 사과하고 교체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죠. 그걸 그대로 놔두는 건 문제를 오히려 더 키우는 일이죠.”
- 선거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지역 돌아다니면서 민생토론회 하는 데 그건 어떻게 보세요?
“대통령으로서 국정 운영에 임하는 진지한 태도나 책임감, 또 국민들이 지금 겪고 있는 민생의 고통에 대해 공감하는 것이 아니라 지킬 수 없는 약속 난발하면서 마치 총선 앞두고 국민들을 현혹해서 표 얻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상당히 오만한 태도로 비치거든요. 그래서 이런 모습에 대해 야당도 많은 비판 제기하고 있는데요. 저는 국민들께서 윤석열 정부가 얼마나 국민들의 삶의 문제에 무관심하고 삶의 문제에 대해서도 이런 식의 허황된 메시지로 일관하는지에 대해 이번 총선 통해서 국민들이 명약관화하게 심판하실 거라고 봐요.
무엇보다 국민들의 삶이 어렵기 때문에 정치를 복원하고 정치 통해서 우리의 삶의 문제에 대해 해결해야 할 가장 주된 책임이 윤석열 대통령한테 있거든요. 근데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그 심판을 피할 길이 없어요. 저는 이번 총선 결과를 통해서 대통령이 정신 차려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공천은 어떻게 보세요? 초중반 민주당은 현역 컷오프로 상당히 시끄러웠고 국민의힘은 조용했는데.
“민주당의 공천도 많은 물갈이를 했죠. 물갈이를 하는 과정에서 반민주성 그리고 민주주의 정당에서 해서는 안 되는 걸 시스템 공천이라고 민주당이 그동안 주장 했죠. 그런데 그런 내용들이 무색해질 만큼 잘못된 공천들이 많이 있었어요. 근데 국민의힘은 잘못 집어낼 수 없을 만큼 모든 것이 ‘윤석열을 위한 윤석열에 의한 사당화 공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공천을 총체적으로 비교하자면 국민의힘의 공천은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호위 무사들이 한동훈 위원장을 통해서 들어간 것이죠.”
- 그래도 비윤으로 꼽히던 김용태 전 최고위원이 공천받은 건 유의미한 거 아닌가요?
“원래 사기꾼들도 사기 칠 때 100% 거짓말 하지 않아요. 일부 진실을 섞어서 거짓말 하는 게 보통 사기꾼들이 쓰는 논리이기 때문에 일부 비윤 인사들이 공천을 받았다는 것과 이 공천 전체가 윤석열 대통령의 주도권 하에서 공천이 이루어졌다는 건 별개라고 생각이 들고요. 어제(20일)도 국민의미래에 관련해서 이철규 공관위원이 반발하고 지금 윤석열 대통령의 소위 말한 윤핵관들이 거의 다 들어갔는데 거기에 대해서 국민의힘의 공천이 국민의 뜻을 반영했다고 평가하는 국민들은 매우 소수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금 '윤한 갈등' 2차전이라고 말 하는데 '윤한 갈등'은 어떻게 보세요?
“윤한 갈등이라고 표현 많이 하는데 당연히 정부 책임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공천에 개입하는 것 자체가 저는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을 하고 싶어요. 이게 윤한 갈등이 아니라 대통령이 당에 대해서 영향력 미치는 게 문제인 거거든요. 그러니까 갈등이 있는 거 아니겠어요. 그 자체의 문제를 지적하고 싶고요. 결국 이 두 정치인은 특수부 검사 출신들이고 같은 팀에서 계속해 온 이력이 있잖아요. 둘은 갈등을 생산하는 주체들이 아니라 한 몸이라고 생각해요.”
- 21일 자정쯤 민주당 서울 강북을 경선에서 승리한 조수진 변호사가 후보 사퇴했어요. 후보 등록 날 사퇴하는 것은 이례적인 것 같은데.
“경선 과정에서 민주적 정당성에 관한 심한 내부 문제 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민의힘 사천으로 민주당의 공천 흠결이 부각되지 않는 문제는 있었습니다만 조수진 변호사의 변호 이력에 대한 비판은 과도한 비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범죄 피의자에 대한 변호는 피의자의 방어권이라는 헌법적 기본권에 기초한 변호사의 업무영역에 해당하거니와 국선변호의 영역은 변호사의 공적 책임으로 역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 제기를 위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후속적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후보 사퇴를 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민주당 강북을, 정당 민주주의의 가치와 본질에 대한 고민 많이 남겨놓은 공천”
- 서울 강북을에 한민수 대변인을 공천하고 박용진 의원은 배제했는데.
“이재명 대표 체제 하에서 이루어진 공천에 대한 평가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정권심판론이 거세게 불고 있는 상황 속에서 국민의힘을 심판하기 위한 도구로 민주당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국 정치 정상화의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의 공천 과정에 대한 민주당 내부의 평가가 분명하게 있을 것이고 정당민주주의의 가치와 본질에 대한 고민을 많이 남겨놓은 공천이라 평가합니다.”
- 변호사님이 주목하는 지역구가 있을까요?
“이번 총선에서 양당이 국민들의 뜻과 반하게 공천을 해놨기 때문에 제가 주목하는 지역구는 별로 눈에 보이지 않고 비례대표에 대해서는 상당히 유의미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 비례대표는 어떻게 보세요?
“지금 정당 득표율 보면 국민들이 어떤 정치 세력에 대한 긍·부정 평가를 알 수 있잖아요. 정당 득표에 있어서 조국혁신당을 비롯한 여러 당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그런 당들을 통해서 얼마만큼 국민들이 이 정권에 대한 비판적 시각 내지는 심판적 의지를 보이느냐가 이번에 굉장히 유의미하게 보고 있는 하나의 포인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조국혁신당이 지지율 높은 건 어떻게 보세요?
“당연히 저는 조국혁신당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고요. 국민들의 지지가 있는 것과 별개로 일단 사법적인 평가 받는 사람이 정치적으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겠다는 방식에 동의하지 않고요. 다만 조국혁신당이 현실적인 주체로 나온 마당에는 국민적 평가가 있는 것도 사실이거든요. 왜 국민들이 조국혁신당이라는 집단에 표를 주고 있을지 생각하면 그것은 결국 윤석열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이율배반적인 행태에 대해 국민들이 합리적으로 비교를 하고 있죠.”
- 이번 총선 전망, 어떻게 보세요?
“저는 민주당이 150석 이상 할(얻을) 것 같고 범야권이 180석에서 200석 사이를 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이영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