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녹색정의당 비례대표로 출마하는 권영국 변호사

20대와 21대 총선에서 경북 경주시에 출마해 10~15%를 받았던 권영국 변호사가 22대 총선에서는 녹색정의당 비례대표로 출마한다. 권 변호사는 그동안 노동문제 현장을 찾아 노동자의 목소릴 대변해 왔다.

어떻게 녹색정의당 비례대표로 출마했는지와 함께 지금 발생하는 이슈들에 대한 견해를 들어보기 위해 지난 16일 권 변호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권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노동법 사각지대에 일하고 있는 ‘일터의 약자’ 목소리 대변 절실...노동정치 한길로’ 슬로건 내걸고 출마”

녹색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권영국 변호사(사진=권영국 제공)
녹색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권영국 변호사(사진=권영국 제공)

- 지난 2월 29일 녹색정의당 비례대표 4번으로 공천받았잖아요. 2주가 지났는데 어떠세요?

“진보 정치의 위기를 실감하고 있고 특히 녹색정의당에 대한 위기도 마찬가지로 실감합니다.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에 대한 심판과 민주당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지금 맞붙고 있어서 정책과 진보 정치에 대한 관심이 많이 멀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녹색정의당에 대한 지지도가 현재 바닥을 치고 있어서 언론들부터도 외면 받는 상태라 걱정해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그동안 제가 걸어온 길과 활동들을 보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과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해주면 좋겠다며 당선되기를 바란다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 이번에 비례대표로 출마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당에서 몇 차례 출마 요청이 있었으나 고사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 위성정당 출범이 확실시됐습니다. 녹색정의당을 향한 비판과 부정적 시각이 도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자칫 원내에서 보수정당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 진보정당이 정말로 사라질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에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녹색정의당을 향한 비판과 부정적 시각이 도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만 기댈 곳 없는 사람들의 손을 잡아줄 진보정당이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침몰하는 배에서 홀로 탈출하는 세월호 선장과 같이 되지는 말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대신 당원들로부터 불신 받는 당의 체질과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보겠다는 결심으로 후보자 등록 마감을 사흘 앞둔 2월 13일 출마에 대해 결심했습니다.”

- 이력을 보니 변호사님은 20대와 21대엔 경주에서 지역구로 출마하셨더라고요. 그러나 이번엔 비례대표예요. 지역구가 힘들기 때문일까요?

“경주 지역에서 진보정치에 대한 벽이 매우 높은 게 사실입니다. 다만, 이번에 비례대표에 출마한 것은 제 강점을 고려한 선택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 경주에서 중앙으로 올라와 몇 개월간 정의당 노동본부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쿠팡 부천신선센터 코로나19 152명의 집단 감염 사태에 대응, 고 이동우 동국제강 비정규직 노동자 산재 사망 상경 투쟁,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민주노조 와해 공작에 대한 투쟁, 이태원 참사에 대한 당 차원의 대응,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중대 재해 발생에 대한 전국적 차원의 대응, 평택항 고 이선호 군 산재 사망, SPC SPL 평택공장 노동자 산재 사망, 샤니 성남공장 노동자 산재 사망, 디엘이앤씨 고 강보경 건설일용직 하청노동자 추락사망 등 중대 재해에 대한 유족 지원과 투쟁, 건설노조 고 양회동 열사에 대한 지원 투쟁, 쿠팡의 노동조합 탄압 및 블랙리스트 폭로와 법적 대응, 윤석열 정권의 집회시위에 대한 탄압과 각종 인권침해에 대한 대응 등 노조 밖 노동자들의 권리, 산재 사망 그리고 집회의 자유를 지켜내기 위한 활동을 집중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노조 바깥의 노동자들, 노동권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제도 바깥의 노동자들을 숱하게 접하게 되었습니다. 동국제강과 디엘이엔씨에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소수노조에 속한 파리바게뜨 제빵노동자, 계약직으로 파리 목숨인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과로사에 직면한 택배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하면서 노동법 사각지대에 일하고 있는 ‘일터의 약자’들에 대한 목소리가 절실하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제도 밖에서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하는 사람들, 최저임금 수준에서 생존에 고통을 받는 비정규직 불안정 노동자들, 이와 같은 일터의 약자들을 대변하기 위한 정당을 새로이 만든다는 각오로 ‘노동정치 한길로’ 슬로건을 내걸고 출마했습니다.”

“노동과 인권 문제, 그리고 지구생태계 위협하는 기후 위기 문제 중심에 두고 활동할 생각”

- 변호사님은 노동문제를 많이 다뤄서 국회 입성하면 노동문제에 대해 다루지 않을까 하는데.

“맞습니다. 제 활동이나 살아온 이력을 보시면 저는 노동과 인권 문제와 뗄레야 뗄 수가 없습니다. 이번에 국회에 입성하게 된다면 노동과 인권 문제, 그리고 지구생태계를 위협하는 기후 위기 문제를 중심에 두고 활동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윤석열 정부의 노동 정책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윤석열 정부는 기업의 무법적 경영을 옹호하고 노동자 탄압으로 국민의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정권입니다. 국민을 노동자와 갈라치고 노동자들을 범죄집단으로 만들어 탄압하고 기업에 대한 온갖 세제 혜택 공약 남발로 반노동정책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파업에 대한 탄압, 업무개시명령을 이용한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탄압, 건폭몰이 건설노조 탄압을 보면, 노동자들을 노골적으로 적대시하고 짓밟아버렸습니다. 한주에 120시간 이상 몰아서 일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상식 밖의 정권입니다.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제정한 중대재해처벌법을 무력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개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노동정책에 대해 논평할 가치조차도 없다고 하겠습니다. 그로 인해 노동권 지수 하위 국가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에게 고통만을 안겨주는 정권입니다.”

- 지금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녹색정의당 지지율이 1~2% 나오는 것 같거든요. 21대 총선만 하더라도 정의당 지지율이 10% 가까이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왜 지금은 1~2%가 나올까요?

“녹색정의당에 대한 지지율이 바닥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를 반영하듯 언론도 투명정당 취급하는 게 현재 상황입니다. 비례대표 후보 내부 경선 과정에서 선거운동 기간 만난 국민들과 당원들의 녹색정의당에 대한 실망과 좌절감은 예상을 초월하는 것이었습니다. 삶과 투쟁의 현장에는 잘 보이지 않고 원내에 안주하는 듯한 당의 태도에 대한 실망감이었습니다. 당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문제 지적도 넘쳐났습니다. 특히 노동 정체성에 대한 지적이 잇달았습니다. 그 결과 민주당에 기대하지 않는 사람들로부터도 외면받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불신이 얼마나 심각한지 저도 뼈저리게 체감하고 있습니다. 깊은 성찰과 반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헌법을 수호할 대통령이 공적 권한을 사적 권력으로 마음대로 남용...국정농단” 

녹색정의당 비례대표 권영국 후보(사진=녹색정의당 제공)
녹색정의당 비례대표 권영국 후보(사진=녹색정의당 제공)

- 더불어민주당 쪽에서는 22대 총선을 윤석열 정부 심판 선거로 규정하는 데 변호사님은 어떻게 규정하세요?

“윤석열 정권 2년은 악몽과 같습니다. 윤석열 정권은 자신과 측근들의 잘못은 덮고, 정권의 반대편에 있는 국민들에 대해서는 무자비하게 수사하고 압수수색하고 감사하고, 언론과 국민의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는데 무제한의 권력을 남용하고 있습니다.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핵심 범인을 해외대사로 임명해 해외로 도피시키는 짓마저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권력남용이 거리낌이 없습니다. 권력을 국민을 지키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측근을 지키기 위해 ‘몰빵’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자격을 상실했습니다. 그러므로 국민의 입을 틀어막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은 너무도 절박한 국민적 요구입니다. 녹색정의당은 민주 세력과 강고하게 연대하여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심판 투쟁에 앞장서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윤석열 검찰 독재 권력의 심판과 함께 중차대한 사회경제 문제에 주목해야 합니다.

우리는 사다리가 끊어진 양극화와 불평등의 문제, 지구 생태계의 근간을 흔들고 있는 기후 위기 문제, 대한민국의 소멸을 우려하게 만드는 저출생의 문제 등 사회경제체제와 관련한 심각한 위기 앞에 놓여 있습니다. 윤석열 정권은 민생을 외치면서도 온갖 명목의 기업과 부자 감세, 그린벨트 해제와 재건축 요건 완화 등을 통한 부동산 투기 조장으로 법치와 민생과 경제를 파탄 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경제적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가지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선거가 되지 못하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녹색정의당과 저는 노동과 녹색을 중심으로 독자적 진보정당으로서의 기치를 바로 세우고, 거대 보수 양당 정치에서 소외되고 희생당하는 ‘없는 사람들’, ‘일터의 약자’를 대변하겠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22대 총선은 윤석열 독재정권에 대한 정의로운 심판과 함께 심판 이후 우리의 미래는 어디로 어떤 내용으로 가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하는 선거가 되어야 합니다.”

- 지금 가장 뜨거운 것 중 하나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문제인데 그건 어떻게 보세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문제는 결과적으로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런데 그 수사 외압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사람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입니다. 이종섭 장관은 피의자로 공수처의 요청으로 출국금지 조치가 돼 있는 상태임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이종섭 장관을 주호주 대사로 임명했습니다. 이것은 대통령이 사실상 수사 방해를 목적으로 범인을 해외로 도피시키라는 사인을 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윤 대통령은 몰랐다고 하는 것 같아요.

“그걸 모를 수가 있을까요? 호주대사를 임명하는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입니다. 그런데 그런 정보를 몰랐다? 지금 공수처에서 수사받고 있고 출국 금지된 걸 몰랐다? 출국금지 여부는 법무부 장관이 결정하는 사안이에요. 그럼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도 모르게 국무위원이던 사람에 대해 혼자 출국금지하고 해제했다? 대통령이 해외대사를 임명하면서 최소한의 신변 상태조차 확인하지 않는다는 말은 삼척동자도 웃을 일입니다. 만일 그랬다면 국가 시스템의 불능을 의미합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대통령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해외로 도피시킨 것은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가 윤석열 대통령 자신에게 확대되는 것을 사전에 방어하기 위한 방탄 조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상대방에게 책임 전가하는 것이 일상화...참으로 나쁜 정권”

- 대통령실 얘기는 이종섭 장관이 언제든지 들어와서 조사받겠다고 했으니 이건 도피가 아니라는 건데.

“그 변명이 참 궁색하기도 하고 서글픕니다. 외국과의 외교 관계에서 신뢰의 문제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진행형인 수사 방해 직권남용죄의 핵심 피의자를 국가를 대표하는 해외 대사로 보낸다? 그 자체가 상대국을 얼마나 우습게 보는 것으로 생각하게 될까요?

대통령이 얼마 전에는 자기 부인의 범죄를 수사하기 위해 만들었던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더니 이제는 측근에 대한 수사 방탄을 위해 해외 대사직까지 이용하고 있어요. 대통령의 권한을 국민을 지키는 데 사용하는 게 아니라 자기 부인과 측근들을 지키기 위한 목적으로 권력을 사용하고 있어요. 헌법을 수호할 대통령이 공적 권한을 사적 권력으로 마음대로 남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국정농단입니다.”

- 대통령실 주장은 야당과 좌파 언론이 정치공작 한다는 건데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에 어떻게 개입하고 외압을 행사했는지 여러 정황이 엄청 쏟아져 나오고 있잖아요. 그 발단은 결국은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이란 사람이 대통령하고 가까웠던 사람이었는데,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이 위 순직 사건 수사를 해서 임성근 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과실치사죄로 경찰에 이첩하려고 하자, 그 보고를 받은 대통령이 ‘격노’해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했고, 그 전화를 받은 (경찰로의 수사 결과 이첩을 승인했던)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자신의 결제를 뒤집고 수사 결과를 회수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입니다. 결국 수사 외압의 중심에 대통령이 개입되어 있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결국은 대통령 스스로를 외압 수사로부터 방탄하기 위해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해외로 도피시키는 것이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녹색정의당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해외 주재 대사 임명 및 출금 해제와 관련하여 윤석열 대통령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죄와 범인도피죄로 공수처에 고발하였습니다. 그런데 야당과 좌파 언론의 정치공작이라고요? 윤석열 정권에서는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버렸습니다. 참으로 나쁜 정권입니다.”

- 또 하나 논란은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 수석이 회칼 테러를 기자들 앞에서 언급한 것인데 어떻게 보세요?

“1988년도에 오홍근 기자가 괴한들로부터 습격당해서 회칼로 공격받았던 그 사건이잖아요. 근데 괴한들이 군 정보사령부 현역 군인들인 것으로 드러났죠. 즉 군대를 비판하니까 현역 군인들을 시켜서 기자를 테러한 거 아닙니까? 이 사람 제정신인가요? 전두환 시절에서나 있을 법한 일을 서슴지 않고 입에 올렸습니다. 언론인에 대한 테러 협박이 아닐 수 없습니다.”

- 황상무 수석이 16일 사과했는데 이건 어떻게 보시는지요? 

“사회적으로 크게 논란이 되니까 사과를 했을 수도 있으나, 기본적으로 이런 협박을 한다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실의 구성원들이 얼마나 국민들에게 오만방자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것입니다. 대통령을 비판하거나 쓴소리 하면 언제든지 신체적 공격을 당할 수도 있다는 무서운 협박입니다. 이건 결과적으로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언론과 국민을 바라보는 태도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기자들에게 신체적 가해 사례를 들어 협박한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을 당장 파면해야 합니다.”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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