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이관후 건국대 상허교양대학 교수
어느덧 22대 총선이 4주 앞으로 다가왔다. 각 당은 공천이 미무리에 들어가 대진표가 속속 짜여지고 있다. 사실 각 당의 공천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를 의심하는 견해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당에서 ‘비명횡사’란 단어가 회자될 정도로 공천 파동이 일어나며 지지율이 요동 쳤다. 현재 각 당 공천 상황과 전망에 대해 들어보고자 지난 14일과 15일 이관후 건국대 상허교양대학 교수와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이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당이 공천을 통해 잃은 게 더 많아...시스템 공천 과정 공개하지 않은 건 문제”

- 22대 총선이 한 달도 남지 않았어요. 각 당의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어 가는데 어떻게 보고 계세요?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두 당이 공천 잘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두 당이 뭘 얻었다기보다 오히려 잃은 게 좀 많은 것 같은데요. 민주당은 공천 과정이 사실 굉장히 막판까지 시끄러웠잖아요. 그런 부분에 이재명 대표는 ‘이게 언론의 프레임이다. 사실은 혁신 공천이다’라고 말은 했지만 국민들이 그 프레임에 다 속아 넘어가서 그렇게 부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공천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사실 공천의 형식이 매끄럽지 못했죠.”
- 민주당은 이게 시스템 공천이라고 얘기하잖아요.
“그거에 대해서 동의하는 사람 거의 없을 거예요. 시스템 공천이라는 게 뭐냐면 밀실 공천의 반대말이잖아요. 밀실 공천의 반대말이라고 하면 시스템 공천은 그 과정이나 결과가 다 공개된다는 거죠. 근데 지금 그 과정에 대한 결과를 공개 안 하잖아요. 그런 게 시스템 공천이라고 보기 어렵죠.”
- 하위 10% 받은 의원 대부분 비명계잖아요. 뭔가 의도가 있었을까요?
“의도가 있다기보다는 결과가 말해주는 거잖아요. 비명계 의원들은 다 의정활동을 잘못하고 친명계 의원들은 다 의정활동을 잘했다는 건데 결과가 그렇게 될 수는 없을 거 아니에요.”
“민주, 불공정 의혹 해소 못해...국힘, 계파 간 나눠 먹기”
- 민주당 공천에서 가장 문제는 뭘까요?
“국민들이 납득을 못 한다는 거 아니겠어요. ‘민주당 공천에 대해서 지금 여러 가지 조사에서 보면 국민의힘보다 민주당이 공천을 잘못했다’ 그리고 ‘민주당의 공천이 좀 불공정했다’는 의견이 훨씬 많은 거잖아요. 민주당이 그런 부분에 대한 의혹을 결국은 해소하지 못한 거죠. 제가 얘기하는 게 결과적으로 비명이 많이 떨어졌다는 게 아니고 결과적으로 비명이 많이 떨어졌을 때 국민들이 ‘그럴 만하다. 평가가 제대로 되었구나. 기준이 명확하고 또 과정이 투명하구나’라고 납득이 되거나 아니면 떨어진 후보들에 대해 당이 포용적인 자세 취하거나 유감스러운 제스처를 한다든지 화해와 통합의 메시지로 잡음이 없게 잘 수습이 됐다든지 그러면 다르죠. 원래 국민들이 공천에서 물갈이를 많이 하면 좋아해요. 혁신 공천 했다면 국민들이 좋아해야 될 거잖아요. 근데 국민들이 싫어하잖아요. 그걸 민주당이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어요?”
- 국민의힘 공천은 어떻게 보세요?
“국민의힘 공천도 제가 보기에는 민주당에 비해서 나을 건 없었던 것 같아요. 거기는 민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잡음이 별로 없어서 괜찮은 평가를 받았는데 다 끝나고 뚜껑 열어보니 변화가 별로 없었던 거죠. 그리고 보니까 계파 간에 나눠먹기 공천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많이 있고 예를 들면 대표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가까웠던 유영하 변호사 같은 사람들이 공천받았고 대통령실 출신들은 다수가 공천받은 건 아니지만 요소요소에 어느 정도 들어가 있고요. 또 기존의 당 주류인 TK 같은 쪽도 경선 형식을 취하긴 했지만 대체로 안정적으로 공천 받았죠, 결국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정치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주도권 가지고 공천하기는 어려웠고 각 계파 간에 나눠 먹기 한 게 아닌가 해요.”
- 이번 선거는 대선 연장전이라는 평가가 많아요. 2007년 17대 대선과 2008년 18대 총선은 네 달 차이였는데도 그런 평가가 없었는데 이번에 왜 나올까요?
“대선 연장전이라는 것의 핵심은 지난 대선이 비호감 대선이라고 했잖아요. 내가 어떤 후보를 지지해서 찍는 게 아니고 상대 후보가 싫어서 찍는다는 거고 실제로 여론조사에서도 그렇게 나타났잖아요. 비호감 총선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건 지금도 그렇다는 거 아니에요? 민주당 찍는 사람들이 민주당 좋아서 찍는 게 아니고 국민의힘 싫어서 찍는 거고 국민의힘 찍는 사람들도 정부 여당이 잘하고 있어서 찍는다기보다는 민주당이 싫어서 찍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대선 연장전이죠. 또 2년 동안 여야가 정책 협의를 한 적이 한 번도 없잖아요.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만난 것도 아니고요. 대선 때와 지금 정치 상황이 전혀 달라지지 않은 거죠. 그런 의미에서 대선 연장전이라고 볼 수밖에 없겠죠.”
- 지지율 추이는 어떻게 보세요?
“아직 한 달 지금 가까이 남았고 변수도 굉장히 많기 때문에 현재의 지지율이 큰 의미가 있다고 보지 않아요. 아마 한 달 사이에 두 정당의 격차가 한 20석 정도는 왔다 갔다 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하는 게 중요하겠죠. 아직 총선 판세를 결론 내리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호주대사 임명 마이너스 될 가능성 높아”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낮은 건 선거에 영향이 있을까요?
“대통령 지지율이라는 게 지난 2년 동안 크게 변한 적이 없기 때문에 제가 보기엔 그 부분이 크게 영향 줄 것 같지는 않아요. 최근에 아마 정부에서는 호재가 의대 정원 증원 문제인데 그거는 이미 지지율에 다 반영이 된 것 같고 지금은 오히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죠. 채 상병 사건 관련해서 오히려 쟁점이 되고 있죠. 아마 의대 증원 문제로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서 덕을 봤는지 모르겠지만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이 또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높아요. 그럴 경우 정부가 여당에 도움 주는 건 별로 많지 않을 것 같아요.”
- 이번 총선에서 아젠다가 안 나오는 것 같거든요?
“여야의 정치 수준이 그 수준이니까 안 나오는 거 아닐까요. 야당은 자기들 아젠다 없이 정부당 심판론만 계속 얘기하고 있는데 국민들이 사실 정부 심판론은 2년 동안 내내 들었던 거 아니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지지율이 안 올라갔잖아요. 정부 여당은 싫지만, 민주당에 표 주고 싶지는 않다는 게 2년 동안 지속돼 왔는데 야당은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 같고요. 정부 여당 입장에서도 대통령 지지율이 낮으면 국민 앞에 사과하고 국정 운영을 쇄신하겠다란 얘기하는 게 당연히 맞을 것 같은데 거기도 그런 얘기 안 하잖아요. 한쪽이 잘해야 정책 경쟁이 이루어지겠죠. 그럴 상황도 아니고 상대편 보니까 그럴 필요도 별로 없을 것 같고요. 그러니까 아젠다가 실종돼 버린 것 같아요.”
- 위성정당 비례대표 공천 문제로 민주당에서 잡음이 있는데 그건 어떻게 보세요?
“저는 민주당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 선거법을 원래 작년 4월에 했어야 되는데 네 지금 1년 가까이 끌어왔다가 그다음에 결국 연동형으로 결정한 다음에 비례연합정당 만드는 데 있어서 민주당이 굉장히 욕심을 많이 내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비례대표 비례연합정당의 지지율이 떨어져 버리고 오히려 조국 혁신당의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잖아요.”
“민주당에 경고 보내고 싶은 유권자들 조국혁신당 쪽으로”
-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유의미하게 나오는 건 어떻게 보세요?
“최근의 조사들을 보면 지역구에서 민주당 찍겠다는 지지율을 민주당이 속한 비례연합 정당하고 조국 혁신당이 거의 완전히 반반 정도 나눠 먹고 있는 거잖아요. 그 얘기는 뭐겠어요? 내가 지역구에서 민주당 찍지만 실제로 민주당이 좋아서 찍는 것은 아니라는 마음을 유권자들이 꽤 많이 갖고 있어요. 민주당에 경고를 좀 보내고 싶은 마음이 있을 거잖아요. 조국혁신당이라는 대체제가 있으니까 거기 찍는 거겠죠.”
- 작년에 무당층이 많으면서 제3지대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지금 개혁신당이나 새로운미래가 유의미한 지지율을 얻지 못하는 것 같은데.
“정책이나 인물에서 개혁신당이 제3지대를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거죠. 이준석 대표가 개혁신당 만들어서 처음에 내놓은 정책이라는 게 다 갈라치기 하는 거였잖아요. 결국 이 개혁신당의 한계가 거기인 거죠. 개혁신당이 그 다음에 국민들이 생각하기에 참신한 인물을 영입했느냐면 그런 것도 아니죠. 결국 이준석 개인에 의한 당인데 저는 정책에서 실패했다고 봐요. 대안 세력이 될 만하지 못하다는 거죠.”
- 새로운미래와 합당하면서 지지율이 빠진 거 아닌가요?
“그런 건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제가 보기에는 개혁신당 쪽에 이준석이라든지 이런 사람들은 굉장히 포퓰리즘을 하는 사람들이고 근데 새로운 미래는 이낙연이라든지 그쪽에서 나오신 분들을 보면 민주당에서 이분들은 굉장히 복지국가라든지 포용적인 정책을 하시는 분들이잖아요. 애초에 둘이 같이할 수가 없는 거죠.”
- 교수님이 눈여겨보는 지역이 있을까요?
“지금 크게 봤을 때는 국민의힘 같은 경우 국민의힘의 유력한 주자들이 나온 동작이라든지 분당이라든지 원희룡이 나온 계양이죠. 나경원·안철수는 당선 여부가 중요하겠고. 원희룡은 이재명을 만나서 어느 정도로 격차를 줄이느냐가 국민의힘 쪽과 관련해 눈여겨볼 만한 곳인 것 같고요. 민주당은 어떻게 보면 상당히 인지도가 있는 현역 의원들이 친명계 후보들에 많이 떨어졌는데 친명계 후보들이 당선될 거냐죠, 만일 친명 후보들이 많이 공천된 곳에서 결과적으로 이기면 이재명 대표가 공천을 잘했다는 얘기를 들을 거고, 만약에 그런 지역구들에서 민주당이 의석을 내주게 되면 무리한 공천이었다는 얘기를 듣게 될 테니까 그런 데가 조금 눈여겨 볼만한 데라고 할 수 있겠죠.”
- 한 달도 안 남은 시점에서 변수는 막말일까요? 실제 14일 밤에 국민의힘 도태우 후보와 민주당 정봉주 후보의 공천이 취소됐는데.
“그게 지금 가장 큰 변수가 될 것 같고요. 실제로 지금 국민의힘의 도태우 후보와 민주당의 정봉주 후보가 과거에 했던 막말 때문에 지금 후보 자격이 박탈됐잖아요. 근데 이 두 후보 말고도 과거에 이제 유사한 막말 했던 경우들이 상당히 더 있을 것 같고요. 많은 지역에서 공천이 갑자기 굉장히 급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런 후보들이 더 있을 가능성이 높고요. 또 거기에 더해 선거 우리 과정에서 또 상대 당을 비하하거나 또 공격하거나 또 유권자들에게 하는 표현 중에서 또 추가적인 막말이 나올 가능성도 높고요.”
- 14일 양당의 공천 취소 과정은 어떻게 보셨어요?
“양쪽 당에서 서로 좀 눈치를 봤던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 어느 한쪽에서만 그 문제가 생겼으면 그렇게 빨리 취소가 되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양쪽 당에서 다 한 명씩 걸려 있었기 때문에 누가 먼저 공천을 취소하느냐 하는 것이 정치적 경쟁이 될 수 있었죠. 그래서 사실은 생각보다는 어느 이제 제가 순서는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마는 어느 한쪽에서 취소하겠다고 하니까 다른 쪽에서 안 할 수가 없었을 거예요.”
“지금으로 봐서는 국민의힘이 1당 될 가능성 높아”

- 막말 이외의 변수는 뭘까요?
“지금 국민의힘 쪽에서는 최대 변수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 어떻게 해결하느냐일 것 같고요. 민주당 쪽에서는 지금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들이 얼마나 선거를 열심히 도와줄 것인가죠. 그러려면 또 당 친명계에서 화해를 해야 될 텐데 그런 부분이 얼마나 될 건가가 변수인 것 같아요.”
- 지금 상황에서 총선 전망은 어떻게 아세요?
“아마 변수가 두 가지일 것 같은데 국민의힘이 대체로 여론 조사에서 보면 조금 앞서고 있는 것 같아요. 다만 일주일 전부터 다시 정권 심판론이 조금 다시 고개를 쳐드는 건 분명히 있는 것 같고요. 전체적으로 판을 보면 아직 국민의힘이 조금 근소하게 앞서 있는데 여기서부터는 어느 쪽이 여러 가지 돌발적인 상황에 대해서 대처를 잘하느냐에 따라 접전 양상이 벌어질 수도 있고 아니면 국민의힘이 150석 이상을 할 수 있는 차이를 벌리는 상황이 될 수도 있죠.”
- 국민의힘에서는 160석까지 가능할 것 같다고 하는 것 같던데.
“거기까지는 어려울 것 같아요. 국민의힘의 지금 아마 160석은 스스로 주장하는 목표고 국민의힘은 과반 하면서 1당만 해도 승리죠. 민주당 입장에서는 지금 국민의힘 과반을 저지할 수 있느냐가 지금 가장 큰 관건인 것 같아요.”
- 그러면 1당은 국민의힘 가능성이 높나요?
“지금으로 봐서는 국민의힘이 될 가능성이 훨씬 높아 보여요.”
- 투표율은 어떻게 전망하세요? 일각에서는 낮을 거란 전망이 많은데.
“제가 말씀드렸던 대로 지난 대선에 이어서 또 비호감 선거가 되니까 아마 제가 보기에는 투표율 자체가 높지는 않을 거예요.”
/이영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