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기획] '패트롤전북jj' 2024년 2월 29일
KBS전주방송총국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패트롤 전북-전북언론 돋보기jj' 2월 29일 방송에서는 <검찰, 서거석 교육감·이귀재 교수 변호인 사무실 압수수색...왜?>, <'익산갑'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예비후보 경선 승리, 특이한 언론 분석 보도>, <한국국토정보공사노조 “임금동결 철회, 지사 통폐합 중단, 사장 독선 경영 중단 불수용시 파업권 행사”...배경은?>, <아파트만 '3,400세대?', 석연치 않은 세대수 상향...전주시 ‘옛 대한방직 터’ 협상대상지 선정, 실현 가능성 논란> 등의 이슈를 놓고 진단했다.
이날 방송은 김로연 작가의 기획·섭외와 함윤호 앵커(언론학 박사)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손주화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전북민언련) 사무처장과 박주현 전북의소리 대표(언론학 박사)가 패널로 출연해 토론을 펼쳤다. 다음은 이날 방송에서 다뤄진 토론의 주요 질의 내용과 답변 요지 등을 유튜브 동영상과 함께 소개한다.

#검찰, 서거석 교육감·이귀재 교수 변호인 사무실 압수수색...왜?
함윤호 앵커: 검찰이 최근 서거석 전북교육감 변호인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놀라게 했다. 어떻게 된 내용인가?
박주현 대표: 지난 2022년 지방선거 기간 중 전북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서거석 교육감(당시 후보)의 동료 교수 폭행 의혹 진실공방이 지금까지 수사와 재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검찰은 지난달 서 교육감 변론을 맡은 변호사 A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서 교육감 재판장에서 허위 증언을 한 혐의로 구속된 이귀재 전북대 교수의 법률 대리인인 B씨의 사무실도 함께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A씨가 B씨를 통해 이귀재 교수가 법정에서 서 교육감에게 유리하게 진술해줄 것을 부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A씨와 B씨는 고교 선후배 사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달 5일 이 교수를 위증 혐의로 구속기소했고, 서 교육감의 처남 또한 이 교수에게 위증을 부탁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서 교육감의 항소심 재판은 오는 3월 27일 열릴 예정이어서 더욱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함윤호 앵커: 서 교육감의 대처, 발언, 또 재판 상황 등 언론 보도의 흐름을 살펴보면 지난 지방선거 직후에는 이 사안을 언론들이 소극적으로 다뤘다는 지적이다. 당시 지역 언론들은 어떻게 보도했는지?
손주화 처장: 지방선거 기간에 천호성 전북교육감 후보는 동료 교수 폭행 의혹을 제기하면서 서거석 교육감에게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당시 선거 보도를 돌이켜보면 지역 언론들은 후보자 양측의 발언을 받아 쓴 경향이 강했고, 양측의 토론회 공방으로 몰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선거가 끝난 후에는 지역 언론들이 이와 관련한 보도를 잘 다루지 않은 점도 특징을 이루었다.
그러나 선거 후인 지난 2022년 8월 18일 전주MBC가 관련 내용을 다시 보도했다. 당시 방송은 “TV토론회에서 한 쪽은 폭행을 부인했고, 한 쪽은 폭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둘 중 한 명은 진실을, 다른 한 명은 허위사실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말한 것”이라며 “둘 중 한 명은 형사처벌을 피하기 어려워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 후 8월 24일 KBS전주총국은 “경찰이 실제 폭행이 있었다는 피해 교수의 진술을 확보했다”는 보도를 이어가면서 양측의 입장과는 상황이 달라졌다. 이밖에 “도민들이 사안에 대해 이해하기 쉽도록 향후 전망을 다시 짚어주는 지역 언론들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는 모니터 결과도 있었다.
함윤호 앵커: 당시 토론회 진행자가 저였는데 천호성 후보자가 6~7번을 똑같은 질문을 하고 똑같은 답변을 하는 과정을 직접 지켜보았다. 과거 허위사실을 선거 토론회에서 얘기했던 기억들도 나게 했다. 허위사실이 상당히 중요한 형량이 될 수 있는데 자주 발생하는 상황을 알 수 있다. 지금은 총선을 앞두고 있는데 후보 검증 과정 등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끼게 된다. 어떻게 보는지?
박주현 대표: 그 당시 언론의 토론회가 아니었더라면 의혹이 제기되고 지금까지 진실공방이 이어졌겠느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과거에는 후보들이 발로 직접 뛰어 다니며 유권자들에게 접근하는 주로 유세 방식의 선거운동이었다면, 이제는 미디어 선거전으로 이어지면서 비슷한 상황(허위사실 공방)들이 자주 나타난다. 그럼에도 토론회를 기피하려는 후보자들이 많은데 언론의 토론회와 진실 검증 보도의 중요성을 역설적으로 증명해 보인 사건으로 볼 수 있다.
함윤호 앵커: 서 교육감 관련 사건과 재판 등을 지금은 언론들이 주시하면서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눈에 띄는 내용들이 있다면?
손주화 처장: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언론 보도가 많아졌다. 뉴스1은 1월 28일 ‘학생들이 모두 보고 있는데…전북교육 '사법리스크' 무슨 일?’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위증의 이귀재 전북대 교수가 구속 기소됐던 점, 전북교육청 등이 압수수색 당했던 점, 서 교육감 처남이 입건됐다는 소식 등을 보도해 시선을 끌었다. 전북의소리에서도 서 교육감 처남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면서 전북교육청으로 불똥이 번지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또한 지역에 미칠 파장, 사법 리스크와 위증 파장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는 지역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함윤호 앵커: 서 교육감 재판과 관련해서 교육단체 등 성명을 내기도 했다. 전교조 전북지부 등 12개 교육관련 단체가 모인 전북교육연대는 “서거석 교육감의 사퇴와 위증을 사주한 주범이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서 교육감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재판 결과를 지켜봐 달라. 진실의 힘을 굳게 믿는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재판 과정과 최종 판결까지 잘 지켜봐야겠다.
#'익산갑'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예비후보 경선 승리, 특이한 언론 분석 보도
함윤호 앵커: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오면서 민주당 경선 후보 구도가 나오고 있다. 이 내용을 전하는 지역 언론들의 보도 내용을 주목해 볼 부분이 있다면?
손주화 처장: 얼마 전 익산갑 지역구의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이춘석 예비후보가 현역인 김수흥 예비후보를 이기고 공천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현역을 이기고 다선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했다는 점이 많이 언론에 부각됐다. 지역 언론들은 “고상진 예비후보의 이춘석 예비후보 지지와 현역 교체 여론이 결정적이었다”며 다른 지역구에도 미칠 영향을 분석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의원 개인의 태도를 중심으로 분석한 전북일보의 보도가 눈에 띄었다.
대부분 당시 고 예비후보의 지지율(10% 가량)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2월 22일 전북일보는 “이러한 요인 말고도 각 후보 개인들의 ‘태도’가 경선 결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보도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지난 21대 총선 때 승리를 자신하며 뻣뻣한 모습을 보였던 이춘석 후보가 4년의 공백기간 동안 몸에 베인 속칭 가오를 빼고 겸손해진 모습으로 유권자에게 다가온 것도 승리의 요인으로 꼽힌다”고 보도했다.
또 “이춘석 후보가 당시 3선을 하며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라는 평가를 받았었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현역인 김수흥 후보가 거만한 모습으로 유권자들을 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보도한 기사는 “반면 이춘석 후보는 지난 경선 패배 이후 겸손함과 친근함을 강조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주관적 판단의 영역인 후보 개인의 태도를 어떻게 분석했는지 예시나 방법 등 근거는 나타나 있지 않아 유권자들의 객관적 판단을 하게 하는 데는 의문이란 지적을 받았다.
함윤호 앵커: 그런가하면 균형과 조화를 중요시해야 하는 선거 기간에 소수 정당이나 무소속에 대해 놓치는 부분이 많다. 각종 선거 보도가 넘쳐나는데 우리지역 보도들은 주로 민주당 경선에 집중하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박주현 대표: 선거 보도에서 인물에 대한 분석과 정당, 후보의 정치적 철학·비전, 조직 등의 정보 전달이 중요한데 대부분 언론들은 정당 중심의 선거보도에 치중하고 있다. 민주당 일색인 호남지역에서는 민주당 이벤트가 많고, 국민의힘 일색인 영남지역에서는 해당 당 중심의 이벤트가 많다보니 언론들 보도 또한 특정당 위주의 선거보도로 치닫는 경향이 강하다.
총선 40여일을 앞두고 전북지역에서는 민주당 예비후보 등록이 많아서 공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다보니까 지역 언론들의 관심이 민주당에 지나치게 쏠리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들어가 보면 각 지역에는 민주당 외에도 국민의힘, 진보당, 새로운미래, 개혁신당, 자유통일당, 무소속 예비후보들이 상당히 많이 등록한 상태다. 그런데 이들에 관한 보도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유권자들은 이들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투표장으로 갈 수도 있다. 공천이 끝나면 본선에서 민주당 후보들과 맞붙을 상대란 점을 놓쳐서는 안 되겠다. 이런 점에서 언론의 다양한 선거 정보 제공과 유권자들의 알권리 충족을 위한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한국국토정보공사노조 “임금동결 철회, 지사 통폐합 중단, 사장 독선 경영 중단 불수용시 파업권 행사”...배경은?
함윤호 앵커: 얼마 전 공무원연금공단 전북지부의 광주 이전·통합 소식에 이어 최근에는 LX한국국토정보공사가 지사 통폐합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내용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인데, 어떤 내용인가?
손주화 처장: 전북혁신도시에 본사가 있는 한국국토정보공사의 노동자들은 지적측량 등을 수행하기 위하여 산간오지부터 도서지역까지 움직이며 일하고 있다. 그런데 노조는 지난해 11월 어명소 사장 취임 이후 임금동결과 일방적인 지사통폐합 및 조직개편, 사장의 독선적인 경영 등을 문제 삼으며 지난 19일부터 본사 천막농성 및 매일 확대간부 출퇴근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28일에는 2차 쟁의대책위원회를 통해 세부 투쟁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히기도 했다.
경영적자를 이유로 임금동결을 했지만 노조 측은 “8차 본교섭에서 사장이 임금 결렬을 선언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며 “2차례 열린 중앙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도 사측은 사장도 나오지 않는 성의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입장이다.
함윤호 앵커: 공공기관이 호남이라는 틀 안에서 광주·전남에 70%% 가량 위치해 있는 가운데 그동안 전북지역에는 좋지 않은 소식들이 전해졌다. 이 같은 상황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
박주현 대표: 전북에 본사가 있는 한국국토정보공사가 지난해부터 노사 간 갈등이 심하다. 과거 ‘지적공사’였던 국토정보공사는 중요한 지적 측량 업무 등을 수행하는데, 최근 입금동결 문제를 비롯해 지사 통폐합 등 조직개편과 사장의 독선 경영 문제 등을 문제 삼으며 노조가 파업권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어명소 LX공사 사장은 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비상경영 체제와 고강도 구조조정“ 등을 언급했다. 현재 전국에 흩어져있는 167개 지사 가운데 인구가 줄어 지적 측량수요가 감소한 지역의 지사는 통폐합해 137개 지사로 줄여나갈 방침이라고 하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이 때문에 전북지역에서도 민감하게 바라보며 촉각이 곤두선 상황이다.
#아파트만 '3,400세대?', 석연치 않은 세대수 상향...전주시 ‘옛 대한방직 터’ 협상대상지 선정, 실현 가능성 논란
함윤호 앵커: 전주시가 옛 대한방직 터를 도시계획변경 협상대상지로 최종 선정했다. 그런데 실현 가능성 여부, 또 석연치 않은 세대 수 상향 등 여러 가지 측면을 짚는 보도가 나왔다. 어떤 내용들인가?
손주화 처장: 27일 전주시가 옛 대한방직 부지를 도시계획변경 협상대상지로 최종 선정했다. 그리고 이 내용을 ㈜자광에 통보했다는 내용이 많이 보도됐다. 그런데 관련 보도가 엇갈리고 있다. 지역 일간신문들은 주로 그동안 개발 논의가 늦었는데 드디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보도들이 많이 나왔다. 전북일보의 경우 ”사전협상에 들어가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고, 전북도민보는 ”전주의 마지막 노른자 땅으로 불리는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 방향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고 보도했다. 전라일보도 ”개발 속도가 본격화될 전망이다“고 보도하는 등 대부분 순조로운 속도를 강조했다.
반면에 27일 전주MBC와 KBS전주총국에서는 주목할 만한 보도가 나왔다. 먼저 전주MBC는 ”3,400세대 규모의 아파트와 500여 세대의 오피스텔이 포함돼 논란“이라며 ”과거 2,600여 세대이던 아파트가 용적률 규제 완화로 대폭 늘어나면서 교통 혼잡 등은 물론 특혜 시비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KBS전주총국은 부동산PF 등 부실 문제 외에 ”470m 대형 타워를 비롯한 상업시설 조성 계획 등을 추진할 전망인데, 시민단체들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시세차익만 남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보도했다. 이 외에도 개발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눈 여겨 보아야 한다.
함윤호 앵커: 앞으로 남은 절차는 어떻게 되는 건지, 또 자광은 전주시민에게 무엇을 줄 것인지 등 여전히 남겨진 쟁점이 많은 것 같다. 어떻게 진행될까?
박주현 대표: 그동안 시민공론화위원회에서 많은 여론이 수렴됐으나 여전히 논란이 많다. 그럼에도 언론에 의해 부푼 개발의 꿈이 다시 부각되고 곧바로 개발이 이뤄질 것처럼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협상대상지 선정에 따라 자광은 앞으로 1년 이내에 지침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협상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 제출 이후에는 협상조정협의회를 통해 주요 쟁점 및 양측의 이견을 조정해야 한다. 아울러 ‘전주시 도시계획 변경 사전협상 운영지침’에 따라 도시기본계획 변경 및 도시관리계획 결정, 건축허가 등의 행정절차를 거쳐야 한다. 아직 남은 절차가 많다.
게다가 전주시민회 등 시민단체에서는 ㈜자광의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 계획의 실현 가능성 없다는 이유로 ”㈜자광의 대한방직부지 관련 브릿지론 등 부채 규모가 3,328억원, 자산 2,774억원, 순자산 마이너스 554억원 외에 2023년 발생한 이자를 포함하면 약 -1,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며 자본의 불확실성·불건성을 이유로 신중론을 내세우고 있는 입장이다.
KBS전주방송총국 '패트롤전북jj' 2월 29일 방송 다시 듣기(유튜브 동영상)
/정리=박경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