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슈
“윤석열 대통령 대담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
“사과·수사 요구한 민의에 오만 불통으로 화답한 대통령 특별대담”
“명품가방이 파우치로 둔갑, 누구를 위한 대통령인가?”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밤 한국방송(KBS) TV를 통해 방송한 신년 특별대담에 대한 실망과 비판 여론이 거세다. 전북지역에서는 강성희 국회의원(진보당·전주을)과 정동영 민주당 전주병 총선 예비후보의 날선 비판이 주목을 끌었다.
강성희 “국민 분노하는 명품백 사과조차 없는 방송...오만과 독선 똑똑히 확인했다”

강 의원은 8일 논평을 통해 “설 연휴를 앞두고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의 대담은 김건희 씨의 명품백 수수와 관련해 대통령이 ‘정치공작, 몰카공작’이라며 책임을 전가했다”며 “KBS 녹화방송 자체가 국민을 무시한 것으로, 국민이 분노하는 명품백 사과조차 없는 방송에 국민과 함께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의 인식이 참으로 안이하고 국민의 인식과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 확인된 충격적인 대담이었다”고 혹평한 그는 “가족의 부정부패를 어떻게든 덮고 싶겠지만 대담은 오히려 불을 지폈고,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을 국민은 똑똑히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집권 후 1년도 되지 않아 지지율이 30%대로 하락하고 지금도 더욱 추락하는 것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잘못됐다는 국민의 경고로, 사과하고 국정기조의 변화를 선언했어야 마땅하다”는 강 의원은 “설날 모인 가족들은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자는 얘기꽃을 피우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동영 “사과 한 마디 없이 일방통행식 변명...역시나 검찰 독재정권 허상만 확인하고 말았다”

이날 정동영 민주당 전주병 예비후보는 더욱 강한 어조로 비판의 날을 세웠다. 정 예비후보는 ‘ 사과·수사 요구한 민의에 오만 불통으로 화답한 대통령 특별대담’이란 제목의 논평을 통해 “공영방송을 통해 중계된 대통령 특별대담은 진정성 있는 사과 한 마디 없이 일방통행식 변명 늘어 놓기에 불과했다”며 “혹시나 하고 지켜봤던 국민들은 역시나 검찰 독재정권의 허상만 확인하고 말았다”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명품백을 조그만 파우치로 둔갑시키고 ‘받았다’를 ‘놓고 갔다’고 변질시킨 것은 90분짜리 코미디를 본 것에 다름 아니었다”면서 “국민들은 겸허한 반성과 수사를 기대했지만 오만과 불통의 독선만 확인시켜 주고 말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영방송인 KBS에 대한 반성도 촉구했다. 정 예비후보는 “특별대담을 방송 골든타임대에 1시간 30분을 편성했지만 ‘부부싸움을 하지 않았느냐’는 식의 수준 이하 질문이 이어지는 등 방송의 공공기능을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땡윤 뉴스’의 주역인 KBS 박민 사장은 낙하산에서 착지하자마자 뜬금없이 9시 뉴스를 전두환 시절의 땡전 뉴스로 되돌리더니 이제는 대통령 특별대담이란 미명아래 독재정권에 충성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국민을 우롱한 KBS사장은 즉각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정 예비후보는 이밖에 “특별대담이 녹화에서 송출까지 사흘 걸렸다는 것은 방송계에서는 상식을 벗어난 제작 관행”이라고 지적하고 “이런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 사장을 낙하산으로 꽂은 것이라면 공영방송 사장 즉각적인 퇴진은 불가피하며 이를 외면한다면 갈수록 국민들의 저항은 거세질 것”이라고 질타했다.
<조중동>, 사설서 일제히 비판...“국민 입장에서는 대통령의 인식에 의문이 남을 수밖에”

한편 KBS는 지난 4일 촬영된 윤 대통령과의 신년 대담을 7일 밤 10시부터 100분 분량으로 방영했다. 그러나 관심을 모았던 이른바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등에 대해 윤 대통령은 사과 없이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좀 문제라면 문제고, 좀 아쉽지 않았나"라며 애매하게 입장을 밝혀 공분이 거세다.
이에 대해 보수언론들조차 비판을 쏟아냈다. <조선일보>는 8일 사설에서 "명품 백 수수 논란에 대해서는 사과보다는 해명 위주였다. 국민이 듣고 싶은 말보다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을 했다는 인상을 줬다"며 "국민 입장에서는 대통령의 인식에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도 이날 사설에서 “김 여사가 억울한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더라도 부정적 민심을 고려하면 사과와 반성을 앞세우는 편이 좋았을 것"이라며 "현재 논란의 백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설명도 없었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동아일보>도 이날 사설에서 "국가 최고지도자의 배우자가 보여준 공인의식 부재는 실망스러웠고, 대북 정책 등 국정에 관여하려는 듯한 발언 역시 대단히 부적절했다"고 힐난했다.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