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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역에서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첫 기소된 건설회사 대표 업체가 윤방섭 전주상공회의소 회장(전 대한건설협회 전북도회 회장)이란 점에서 주목을 받았으나 석연치 않은 고용노동부 조사 및 검찰 수사가 다시 구설에 올랐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10월 17일 군산시 하수관로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 사고로, 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전북에서 여러 노동자 사망 사고가 일어났지만 기소는 한 건도 없었던 상황이어서 많은 이목을 끌었다. 

[해당 기사] 

'윤방섭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건설업체' 전북 첫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기소 '법정행'...결과 '주목' 

그런데 검찰과 고용노동부는 실질적인 경영 책임자는 윤방섭 회장의 아들인 윤장환 공동대표로 보고 윤 회장은 기소하지 않아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더구나 사건 발생 당시 해당 건설사 대표인 윤 회장은 대한건설협회 전북도회 회장이자 전북건설단체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비난이 거세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 추가로 10건 확인...현장 안전관리 부실 드러나” 

전주MBC 12월 6일 뉴스 화면(캡처)
전주MBC 12월 6일 뉴스 화면(캡처)

전주MBC는 지난해 발생한 군산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윤방섭 전주상공회의소 회장의 건설업체가 도내에서 처음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기소됐다는 내용을 지난달 21일 보도한데 이어 6일에는 검찰의 관련 사건 공소장 내용을 근거로 보도해 시선을 끌었다.

방송은 이날 ’"공사 편의 위해 흙막이 뽑아"...위반 사항만 '10건'‘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검찰의 공소장을 살펴보니 언제 사고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안전 관리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시공 순서도 무시하고 흙막이를 조기 철거해 사고를 유발했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도 추가로 10건이 확인돼 기소 내용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군산 금광동의 하수관로 공사 현장에서 공구를 챙기러 3m 깊이의 현장으로 내려간 60대 노동자는 무너진 흙더미에 깔려 숨졌다“는 기사는 ”사고 당시 흙을 다시 메운 뒤 흙막이를 뽑아야 한다는 공사시방서의 시공 순서도 무시한 채 편의를 위해 흙막이를 미리 제거해 버렸다“며 ”검찰의 공소 내용을 살펴보니 언제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현장 안전관리는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3.5m 높이에 위치한 작업 공간에 추락 방지를 위한 안전대 부착 설비도 설치되지 않았고, 질식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밀폐 공간의 산소와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해야 한다는 안전 수칙도 지켜지지 않았다”는 기사는 “작업을 감독할 감시인도 배치하지 않는 등 흙막이 설비 제거 외에도 10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이 쏟아진 공사의 원청인 삼화건설사는 대한건설협회 전라북도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한 윤방섭 전주상공회의소 회장이 대표인 회사”라고 강조했다.

“실질적인 경영 책임자, 공동대표인 아들로 보고 윤 회장 기소하지 않아?” 

전주MBC 12월 6일 뉴스 화면(캡처)
전주MBC 12월 6일 뉴스 화면(캡처)

기사는 “하지만 검찰과 고용노동부는 실질적인 경영 책임자는 아들인 윤장환 공동대표로 보고, 윤 회장은 기소하지 않았다”며 “건설사 측은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해 왔고 소명자료를 준비 중이라고만 밝혔을 뿐, 사고 책임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전주지검 군산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김창희)는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시공 업체와 이 회사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지난달 21일 밝혔다. 검찰은 또 공사장 근로자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를 전혀 이행하지 않은 현장소장 등 공사 관계자 5명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함께 기소했다. 중대법이 시행된 지난해 1월 27일 이후 전북지역 첫 처분 사례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17일 오후 1시 17분쯤 전북 군산시 금광동 하수관거 공사 현장에서 안전조치 없이 하수관로를 묻기 위해 도로 면 터파기 공사를 진행해 60대 근로자 1명이 토사에 매몰돼 숨지는 사고를 초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피해 근로자는 공구를 가지러 도로 중앙부 굴착 면으로 내려갔다가 갑자기 벽면이 붕괴되는 바람에 토사에 매몰돼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누구보다 건설현장 안전관리 준수해야 할 건설협회 도회장 회사인데"..."무거운 책임·사과 필요”

전북도민일보 2019년 7월 3일 인터넷판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전북도민일보 2019년 7월 3일 인터넷판 기사(홈페이지 갈무리)

그러나 누구보다 건설 현장의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며 현장 관리에 모범을 보여야 할 대한건설협회 전북도회장이 대표로 있던 회사란 점에서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고용노동부와 사법당국의 조사 및 수사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고,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윤 회장은 아무런 해명과 입장 표명이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와 시민들 사이에는 “더욱 철저한 수사와 더불어 당사자의 분명한 입장과 사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특히 윤 회장은 2019년 7월 3일 대한건설협회 전북도회 27대 회장으로 취임해 올 7월 5일 28대 소재철 회장에게 자리를 넘겨주기까지 4년 간 건설협회를 이끌어 왔으며 전북건설단체연합회 회장까지 맡아 온 인물이란 점에서 더욱 무겁게 책임을 져야 하며, 이와 관련한 해명과 사과 등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게 일고 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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