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박정희 대통령께서 서거하셨습니다. 계엄령이 선포 되었고, 학교는 휴교를 하게 되었으니 학생 여러분들은 집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1979년 10월 27일 아침. 잠에서 깨어나기 전 기숙사 방에 있는 스피커에서 사감 선생님의 떨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그 후에 군인들이 12월 12일 밤, 탱크를 앞세우고 가서 쿠테타를 일으켰다는 소식이 들려욌습니다.
쿠데타 일으킨 장면 보면 분노가 절로...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총칼로
영화 '서울의 봄'을 보니 그간 '12·12'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 했던 것들을 소상히 알 수 있었습니다. 박정희가 5·16군사 쿠테타를 일으켰을 때 육사생들을 이끌고 지지 시위를 했던 전두광(전두환)이 10·26 이후 정권을 잡기 위해서 육사 출신들로 만들어진 하나회를 이용해 쿠테타를 일으킵니다.
정상호(정승화) 참모총장을 강제 연행하고 대통령을 압박해 재가를 받아내고, 반란을 일으키자 수도경비사령관인 이태신(장태완)은 이들을 진압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무능한 국방부 장관과 전두광의 반란에 함께 한 하나회 군 장성들, 통화 내용을 도청하고, 전두광은 군 곳곳에 있던 하나회를 움직여서 군 병력을 동원해서 서울로 오게 하여 쿠테타를 성공시킵니다.
양측에서 병력을 동원하고, 서울로 탱크를 몰고 진입하는 장면을 보니 기가 막히고, 북한군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사욕을 위하여 군 병력을 끌고와서 하마트면 시민들이 희생될 뻔한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에 분노가 일어납니다. 반란군으로 부터 특전사령관을 지키기 위해 싸우다 죽은 김오랑 소령, 반란군을 들여 보내지 않으려다가 사살된 정선엽 병장 등은 군인으로서 마땅히 할 일을 하고도 아군에 의해 희생을 당했습니다.
영화를 본 후 검색해 보니 반란군을 진압하려던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은 체포 되었고 이로 인해 부친과 아들이 세상을 떠났다니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었습니다. 이렇게 정권을 잡았으니 그 이듬 해인 1980년 국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총칼로 진압한 5·18 광주 학살도 저들에게는 가능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두환과 노태우는 대통령 퇴임 후인 1995년 구속 기소되어 1심에서 사형, 2심에서 무기징역을 받았는데 1997년 대통령선거 때 사면시켰다니 국민화합 차원에서 했다는 사면이 온당했는지 의문입니다.
잊지 말아야 할 '역사'와 '참된 군인'

어제 저녁에 작은 일에도 부글부글 성질이 났는데 '영화를 잘 보고 왔는데 왜 화가 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영화를 보며 속이 끓어 오른 탓이었네요. 이 영화 관람 후 심박수가 늘고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진 상태를 스마트워치로 측정해서 올리는 '서울의 봄 챌린지'를 한다는 뉴스가 있어요.
김성수 감독과 너무나 연기를 잘한 황정민, 정우성, 그리고 너무나 열심히 연기한 배우들 덕분에 잠시도 긴장을 놓지 못하고 보았습니다. 이 영화 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야욕에 사로잡힌 인간들이 권력을 잡기 위해서 법을 무시하고 군 병력 조차 맘대로 움직인 역사를 우리가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서울의 봄'을 보고 알게 된 사실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참된 군인은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 김오랑 중령, 정선엽 병장 입니다. 목숨을 바쳐서라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다가 희생된 분들입니다.
/문아경(전주시민·전북환경운동연합 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