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슈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첫 수필집 '디케의 눈물'을 들고 전주를 다시 찾았다. 지난 4월 '법고전 산책'이란 무거운 책과 함께 전주를 방문한지 7개월 만이다. 18일 오후 3시부터 두 번째 전주 북콘서트가 열린 전북대학교 국제컨벤션센터에는 약 300명이 넘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날 행사는 '전주시민이 묻고 조국이 답하다'라는 주제로 법치주의와 검찰 개혁 등 폭넓고 진솔한 이야기로 많은 참가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이날 특별 초대 손님으로 남원 출신인 최강욱 전 국회의원이 함께하며 문제인 전 정부시절 함께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에서 근무하며 경험했던 일들을 회고했다.
또한 검찰개혁 과정에서 못다 한 사례들도 이날 들려주어 많은 관심을 모았다. 또 이날 행사에는 황현선 민주당 전략기획위 부위원장이 역시 특별 초대 손님으로 자리를 함께했다. 황 부위원장은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임하던 당시 선임행정관과 보좌관으로 근무한 인연이 있다.

“감당할 수 없는 시련과 고통에 휩싸여 있을 때 책 쓰기에 집중”
신당 창당설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조 전 장관은 이날 저서 '디케의 눈물'과 관련 “자연인으로 돌아온 법학자로서 우리나라 법치주의의 위기에 대해 담담한 필체로 써내려간 에세이”라고 소개한 뒤 “공정과 상식이라는 모토로 대선에서 승리한 윤석열 검찰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밝혀낸 책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시련과 고통에 휩싸여 있을 때 공직 생활 중에 문제 의식을 갖고 있던 고민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 쓰기에 집중했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이 ‘디케의 눈물’을 쓸 때 딸은 평생을 받쳐 꿈을 이룬 의사 자격증을 빼앗겼을 뿐 아니라 고졸 신분이 되었고 부인은 영어의 몸이 되었으며 자신도 서울대 법대 교수 자리를 잃었을 뿐 아니라 각종 고소고발로 송사를 치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할말이 많아 보였다. 이날 그가 들고 온 책 '디케의 눈물'은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1장에서는 검찰이 어떻게 대한민국을 '대한검국'으로 만들었는지 그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군부독재와 권위주의 시절을 거치며 군인에서 국정원으로 또 다시 검찰로 국가 권력의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최강욱 ”‘디케의 눈물’ 핵심은 바로 2장...주의 깊게 꼭 읽어보길“

이어 이 책 제2장에서는 ‘윤석열 대한검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법을 이용한 지배와 법에 의한 지배의 차이를 설명했다. 가령 '윤석열의 법치주의'가 공공안녕과 사회질서에 반하는 내로남불의 법치주의임을 저자는 밝히고 있다. 또 제3장에서는 자본에 의한 재벌공화국으로 변한 실태를 보여주며 물신숭배가 가져온 폐해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제4장에서는 조 전 장관이 과거를 회상하고 세상을 잘 몰랐던 공부만 잘하는 서생원으로 성장해 온 스스로를 돌아보고 그 세대가 품고 있던 고민과 새로운 세대가 갖고 있는 고민들을 대비하며 요즘 젊은 세대에게 진정 우리 세대가 해주고 물려줘야 할 것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또 저자는 문재인 정부들어서 정치에 직접 뛰어든 폴리프로세서로 문 정부에 대한 책임감과 반성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이날 최강욱 전 의원은 “이 책의 핵심은 바로 2장”이라며 “꼭 이 부분을 주의 깊게 읽어 줄 것”을 강조했다. 조 전 장관도 이 대목에선 “대한민국이 '대한검국'으로 변하고 있고, 그 중심에는 '신검부'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5공 때 신군부의 권력 찬탈 이후 '하나회'라는 사조직이 권력의 핵심에 있었다면 윤석열 정부의 핵심 요직에는 검사와 검사 출신 등 이른바 '신검부'가 있다“며 검찰 중심의 국가 권력 구조와 사냥식 수사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조국 ”대통령의 노골적 당무개입, 형사처벌 대상“ 페이스북 글...주목

한편 이날 북콘서트에 앞서 조 전 장관은 그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당무개입은 형사처벌 대상이다“고 밝히기도 해 주목을 끌었다.
그는 ”예컨대, 박근혜 대통령은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친박 의원들이 공천을 받도록 당시 현기환 정무수석에게 지시한 혐의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후 유죄판결을 받았다“고 사례를 든 뒤 ”박 전 대통령을 기소한 책임자는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 한동훈 중앙지검 3차장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노골적인 당무개입을 계속하고 있다“며 ”반복되고 있기에 우연적 사건이나 실수가 아니다“고 강조한 뒤 언론에 보도된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대통령은 재임 중 기소되지 않지만, 공모자 등 관련자는 수사는 물론 기소도 가능하다“며 ”대통령의 지시나 공모가 확인되면, 기소는 임기 후 가능하지만 그 전이라도 탄핵사유가 된다“고 주장했다.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