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의 '세평'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조선일보의 흑색보도는 잔인헸다. 검찰 개혁을 주창한 조국과 그 일가를 파멸시키겠다는 윤석열 검찰의 한동훈 검사는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를 지휘했다.

한동훈의 별명이 '편집국장'이라고 불렸다니 그들과 일심동체가 되어 '조국 죽이기'에 나섰다.

그러나 이 미친 칼바람은 지금 재판을 통해서 하나하나 거짓으로 드러나고 있다.

'월간조선' 출신 유튜브가 먼저 법정 구속됐고, 어제는 조선일보가 언론중재위 결정으로 조국 전 장관에 대한 거짓 뉴스에 대해 정정 보도를 해야만 한다. 형사 민사로 끝까지 가야하는데, 조국, 사람 심성이 착해서 그런지 정정 보도로 끝낸다. 이는 조선일보 1차 건이다. 조선일보가 가짜뉴스로 조국을 모욕 주고 명예를 훼손한 건은 더 있다. 줄줄이 정정 보도와 민형사 처벌을 받아야 한다.

지금 한국 사회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의 한국사회 언론 참칭 권력 전횡(專橫)은 한국 사회에서 ‘언론사 사주는 무슨 짓을 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만들었다. 이들은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는 법 밖의 권력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모욕도 예사다. 거의 '물정권'으로 본다.

이명박근혜 시기 조중동은 엄청나게 세력을 키웠다. 자체 TV 방송국까지 소유하게 됐다. 문재인 정부 고위 공무원, 관료 어느 누구도, 법원의 판사들도 검찰의 검사들도 경찰도 국세청도 공정위원회도 방송통신위원회도 조중동 일탈을 애써서 못 본 체 한다. 심지어 조중동의 눈밖에 나지 않도록 -찍히지 않도록- 몸을 사린다. 국민의 대의 가구인 국회의 의원들은 어떤가? 소수 의원만이 조중동 문제를 제기할 뿐, 여야 구분 없다. 건드려봐야 언젠가는 보복을 당할 수 있다고 두려워한다.

검찰 개혁 소신을 말하는 현직 법무장관을 조중동은 검찰과 연합해 어마어마한 범죄자인양 몰고 가는데 불과 1개월이 안 걸렸다. 살아있는 권력도 무기력하게 보이면 의혹을 생산해 바로 죽일 수 있다, 사실이나 진실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일단 ‘의혹이 있다’라고 조중동 중에 하나가 쏘아 올리면, 여타 매체들은 ‘기레기 연대’로 따라온다, 검찰과의 공조는 ‘단독’이라는 쓰레받기로 받아내어 공중에 흩뿌린다. 거침이 없다.

단, 조중동이 조심하는 두 집단이 있다. 돈 줄 재벌 삼성과 민주주의 시민이다. 삼성은 보호하고 방호해야 광고비를 받는다. 조심한다. 그런데 두려워하는 대상이 있다. 민주주의 시민들이다. 이들을 어중이떠중이로 취급하던 긴 시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개돼지로 여겼다가는 반격을 당할 수 있다.

국회를 압박하고 헌법재판소도 움직여 대통령도 끌어내린다. 저것들은 건드리면 안 된다. 조심해야 한다. 그런데 전 법무장관 조국이나 정의기억연대나 윤미향을 범죄 의혹 인물로 띄우면서 새로 알아차린 것도 있다. 갈라 치기로 분열시키는 수법이다. 조중동을 싫어하고 반대한다면서도 도덕주의 선명성 선도(鮮度)에 흠집이 생겼다고 여겨지면 조중동 주장도 맹신한다.

자신의 삶의 내용이나 진정성에 있어서 스스로의 괴리는 별 문제가 안 된다. 타인에 대한 도덕주의는 맹렬하게 질타하며 불타올라 조중동과도 얼마든지 같이할 수 있다. 이쯤이면 착란은 보편화된다. 조선일보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미친놈의 유치하고 더럽고 비틀어진 글을 매일 열심히 퍼 나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조선일보도 모르겠나? 미친놈인걸, 안다, 미친 것들은 미친놈을 빨리 알아보고 실성한 글을 따옴표로 인용해 쓸모를 안배한다.

한국 사회 가장 부패 집단 기업인 조중동 신문사가 언필칭 언론을 표방 참칭 하고, 한국 사회 부패를 심판하겠다는 이 아이러니는 무엇을 말하나? “우리가 마음을 먹으면 권력도 창출하고 대통령도 만들 수 있다”라고 공공연하게 떠든다. 민주주의 체제를 얼마든지 왜곡시킬 수 있다는 엽기적(獵奇的)인 발언이다.

병든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의 문제를 직시하고 바로 잡겠다는 노력이 20년 전인 1999년과 2001년에 김대중 대통령에 의해 있었다.

재일한국인 강상중 전 도쿄대 교수는 2009년 4월 7일 김대중 전 대통령 동교동 자택에서 나눈 대담 내용을 그의 책 ‘반걸음만 앞서가라’에 실었다.

책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이렇게 말한다.

“역사와 승부한다'는 것이 내가 뭔가 결단을 할 때 하나의 기준이 되어 온 측면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큰 결단을 내릴 때 역사와 승부하지 않고 현재에 승부를 겁니다. 눈앞에 있는 현실의 이익을 중요시합니다. 하지만 나는 막다른 상황에서 결단을 강요당했을 때에도 현실의 이익보다 훗날 내가 역사에 어떻게 평가될까 하는 점을 더 생각했습니다."

"정치가의 화제를 들어보면 대개 '오늘 일'만이 화제입니다. 정치가는 '망원경'처럼 사물을 멀리 넓게 봐야 하고 동시에 '현미경'처럼 세밀하고 깊이 보기도 해야 합니다.”

김 대통령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의 부패 문제를 며칠 동안 고민한 끝에 “지금 여기서 타협하면 죽을 때까지 후회하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비슷한 국면을 만났을 때 그때까지의 정권은 미디어에 굴복하고 말려들었지만, 나는 양심이 명령하는 바에 따라 단호하게 싸우기로 결심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아니나 다를까 엄청난 반격을 받았고,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재판에 의해 그들의 죄는 폭로되고 유죄가 확정되었다”고 말했다.

/김상수(작가ㆍ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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