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초점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다 눈물을 흘려 정치권은 물론 세간에 많은 말들을 풍성하게 남겨 주목을 받고 있다.
해병대 고 채 상병 사망 사고와 수사에 관해 이야기를 꺼내던 도중 이 전 대표가 갑자기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리더니 기자회견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자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갑론을박이 계속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준석 기자회견에 "눈물 쇼" ”이미지 정치 vs “진정성 보인 회견” "희생에 공감" 엇갈린 반응

정치권에선 ‘눈물 쇼’, ‘이미지 정치’란 비판론과 함께 ‘진정성 보인 회견’, ‘희생에 공감’ 등의 동정론이 엇갈린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향해 주로 비판적인 견해와 대안 등을 밝혔다.
이날 이 전 대표는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패배 이후 며칠 간의 고심 끝에 나온 목소리가 '당정 일체의 강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민심의 분노를 접하고 나서도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가 바뀌어야 된다는 이야기를, 당은 더는 대통령에게 종속된 조직이 아니라는 말을 하기가 두려운가"라고 화두를 던졌다.
그러다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에 대한 정부 여당의 대응을 지적하면서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다. 회견 도중 그리고 회견 뒤 취재진 질의응답 과정에서도 이 전 대표는 연신 눈물을 닦았다.
눈물의 의미를 기자들이 묻자 그는 "채 상병 사건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대통령 본인의 상징자산인데 왜 이렇게 허무하게 날려버렸나"라며 주로 대통령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우회적으로 드러내 보였다.
윤 대통령 국정 기조 전환 역설...“새만금 대선 공약 실현, 민주당보다 빠르게 예산 복구” 촉구

그러나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 중에는 전북지역 현안들이 포함돼 지역 언론들이 큼지막하게 인용 보도했다. 이날 이 전 대표는 해병대 고 채 상병 사고 외에 새만금 SOC 예산 삭감 등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의 국정 기조 전환을 촉구해 주목을 끌었다.
이 전 대표는 “새만금잼버리 파행에 대한 책임 떠넘기기를 반성하고, 새만금 관련 대선 공약이 실현될 수 있도록 민주당보다 빠르게 예산 복구를 위해 움직일 것”을 정부와 여당을 향해 촉구했다. 그는 이어 “잼버리 사태 이후 새만금은 역대 보수정권의 치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지난 잼버리에서의 책임 떠넘기기를 반성하고 민주당보다 더 빠르게 새만금과 관련된 대선 공약이 실현될 수 있도록 예산을 복구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해 펼쳐온 서진정책이 실패한 이유를 돌아보자고 제안했다. 특히 그는 이날 “80이 넘는 나이의 김종인 위원장이 무릎을 꿇으면서 시작한 전라도에 대한 진정성 있는 움직임이 우리당 의원 전원의 5·18 기념식 참여라는 파격을 넘어 왜 완전한 꽃을 피우지 못했는지 성찰하자”고 제언했다.
안철수 “탈당 명분 찾으려는 잔꾀“...홍준표 ”잘 수습 되었으면 좋으련만“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변화를 촉구하는 ‘눈물의 기자회견’이 과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정부와 여당 일각에서는 진정성과 다소 동떨어진 분위기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이 화제가 되자 당내에선 각종 평론과 해석이 분분했다. 특히 최근 이 전 대표와 강하게 대립하고 있는 같은 당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눈물 쇼를 보여주고 제명당하면 탈당할 명분을 찾으려는 잔꾀"라고 힐난해 시선을 모았다.
김종혁 전 비대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대안을 제시할 때는 냉정하고 차분한 것으로 해야 하는데 정치적 수사 같은 것들이 많이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갸우뚱했다"며 "나름의 정치적 목표를 갖고 하는 건가 (싶었다)"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준석 전 대표 기자회견문을 보니 시의적절하긴 하지만 우리 당에는 옳은 말을 호응해주는 풍토보다는 우리끼리라는 잘못된 기득권 카르텔이 너무 강하다”며 “줄서기를 잘하면 정치 생명이 길다는 잘못된 정치 문화가 심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잘 수습 되었으면 좋으련만"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