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 소장

추석 전부터 대법원장과 여성가족부, 문화체육관광부, 국방부 등 3개 부처 개각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있었다. 대법원장은 국회 인준을 받아야 하는데 각종 논란으로 인준안이 35년 만에 부결됐다. 또한 3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의혹이 해소되지 못했고 특히 김행 후보자의 경우 청문회 도중 자리를 떠나 논란이 지금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인사청문회 정국과 함께 11일 실시되는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평론을 듣기 위해 지난 8일 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 소장과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김 소장과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대법원장 할 사람이 대통령 눈치 너무 본다는 생각...매우 부적절”

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 소장
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 소장

- 국정감사가 실시됐지만 지난주부터 실시된 국회 인사청문 정국이 가라앉지 않고 있어요. 현재 상황 어떻게 보세요?

“아무것도 협치할 생각이 전혀 없는 윤석열 정부의 독주를 보여주는 청문회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왜냐면 심지어 청문회장에서 뛰쳐나가기도 하고 청문 보고서가 채택되든 안 되든 대통령이 18명째 임명을 강행하고 있잖아요. 누가 봐도 정상으로는 안 보이는데 여론조차도 크게 반응을 안 하는 건 뭔가 말을 해봐야 소용없다는 생각들을 사람들이 많이 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네요.”

- 그러나 문재인 정부에서도 32명이 청문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했잖아요. 그에 비하면 적은 거 아닌가요?

“1년 반밖에 안 된 정부와 횟수를 비교할 수 없죠. 문재인 정부에서는 여론이 나빠지면 임명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고요. 임명 강행이 여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테고, 그렇게 해서 정권이 바뀐 것 아닌가요? 그러고 똑같이 (비교)하는 건 말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 6일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 표결이 부결됐어요.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국민의 권리 인질극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는데.

“청문회 과정 지켜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균용 후보자는 본인이 대법원장이나 대법관 후보로 올라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전혀 못 했던 사람인 것 같아요. 부인 쪽의 비상장 주식을 관리하는 모습이나 전반적인 상황이 본인조차도 예상 못 했던 자리에 올라갔다는 말은 다른 말로 하면 법원 내에서도 이균용 판사를 차기 대법관할 만한 인재라고 인정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것이 수치로 드러났고 가지고 있는 문제가 법도 잘 모르니 대법원장을 하기에 매우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민주당이 한 것이고요. 제가 그중에서도 중요하게 봤던 건 대한민국 건국 시점을 1948년이라고 말했던 부분 있잖아요. 그 말은 엄정하게 행정부와 분리되어서 사법부가 독자적인 판단을 해야 되는 대법원장 할 사람이 대통령의 눈치를 너무 보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매우 부적절했죠.”

- 국민의힘에서는 이것 또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방탄을 위해 부결시킨 거라고 하던데.

“법원 내에서조차도 인정 못 받는 사람인데 국민 중에 누가 그렇게 생각해 주겠습니까. 법원에서도 인정을 안 해주는 그런 인물에 대해서 민주당이 부결 처리한 것은 여론에서도 결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대법원장으로 그런 인물을 임명하는 걸 막았다고 해서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어떻게 해소된다는 건지 자체도 말이 안 되는 얘기죠.”

- 보통 인준 표결 앞두고 정무수석이나 여당이 야당 설득하는 작업이 있는데 이번엔 아예 없었죠. 그 영향도 있었을까요?

“정부로서 당연히 해야 되는 대화를 하지 않은 것도 문제가 됐겠지만 먼저 대화를 했다고 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전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봤고 그건 법조계에서도 같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엉터리로 청문회에 답변하고 자료 제출하지 않는 후보는 이 정부 들어서도 처음”

- 가장 뜨거운 건 김행 여가부 장관 후보자 같아요. 김행 후보자 청문회를 전체적으로 어떻게 보셨어요?

“청문회 당일에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말하고 실제로는 야당이 요구한 49건의 자료 중에 42건을 제출하지 않는 등 너무나도 잘못된 태도를 보였던 데다가 주식 보유 문제부터 시작해서 하나도 제대로 해명하고 해결한 것이 없지 않습니까? 하루만 때우고 넘어가겠다는 태도를 너무 명확히 보여준 것이고 도대체 김행 후보자를 임명한 뒷배가 누구길래 저렇게 유권자들 앞에서 당당한지, 저렇게 엉터리로 청문회에 답변하고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후보는 이 정부 들어서도 처음인 것 같네요.”

김 후보자가 중도에 자리를 이탈한 건 어떻게 보셨어요?

“국민의힘과 김행 후보자가 유권자들의 눈치를 보기보다는 대통령 한 사람 눈치만 보고 있다는 걸 그대로 보여주는 인상적인 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계획이 있었을지 아니면 우발적이었을까요?

“저는 우발적이었다고 생각하는데 나갔다가도 나중에라도 들어왔었어야죠. 아예 나간 상태에서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은 자기들끼리 조율이 됐다는 얘기고 그런 과정에서 원내 지도부하고 그 얘기를 안 했겠어요? 당연히 했을 거라고 보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은 야당이 하는 청문회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고 국민에게 선택받는 것보다는 대통령이 낙점한 사람이니까 당연히 임명해야 된다고 하는 입장에서 강행했다고 봐야겠죠.”

-국민의힘에서는 위원장이 너무 편파적이었다고 지적하는데.

“위원장의 회의가 미숙한 점이 있었으면 그 점에 대해서 이미 사과도 했고 회의를 재개했지 않습니까? 그건 정치적으로 해결할 문제지 후보들이 줄행랑쳐서 해결할 문제는 아니죠.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그런 부분에 대해서 시정하고 바로잡고 회의를 여는 게 맞지 그렇다는 이유로 청문회를 줄행랑친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 유인촌 문체부 장관 인사 청문회는 어떻게 보셨어요?

“전 3명 중에 가장 부적합인 사람은, 누구 하나 부적합이 아닌 사람이 없지만 그중에서도 부적합인 것은 유인촌 후보자라고 봤습니다. ”

“인사청문회, 대통령이 여론조사 아예 신경 쓰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무력화”

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 소장
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 소장

- 뭐가 제일 문제였다고 보세요?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문화체육특보를 맡게 됐을 때 조선일보하고 한 인터뷰에서 국가의 지원을 받으면서 국익에 반대되는 창작물을 만든다는 게 말이 되냐고 말했던 적도 있고, 국정원에서 여러 가지 증거로 봤을 때 소위 말하는 블랙리스트가 존재했던 것이 사실인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은 자기가 관여한 바 없다고 했지 아예 블랙리스트가 없었다고 부정하지 않았는데 유인촌 장관은 그걸 부정하잖아요. 국가가 지원하면 지원을 받은 문화예술가들은 국가 이익에 반하는 작품 만들어서 안 된다고 말하고 그 앞서서 예술을 정치적으로 쓰는 건 공산당밖에 없다면서 좌파 예술가들에 대한 비판을 하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표현 자체가 앞으로 문체부가 어떤 기조를 가지고 문화체육인들을 지원하려고 하는지 너무 명백하게 보여주는 거잖아요. 저는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부적절한 인식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유인촌 장관이 가장 부적격인 인물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 7일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유인촌 문체부 장관을 임명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청문회라는 게 청문회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여론에서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지고 그러면 정부가 유권자 눈치를 봐서 후보자에 대해 사퇴시키거나 사과하거나 그래왔던 것이 지난 청문회의 관례인데 이번 정부의 청문회는 대통령이 여론조사라는 걸 아예 신경 쓰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무력화돼 있다고 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문제가 있는 거죠.”

- 최근 국민의힘이 포털 '다음'을 공격하는 건 어떻게 보세요?

“포털 장악에 대한 환상과 시나리오가 현 정부에 있는 것 같아요. 포털 사이트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불리한 기사를 많이 내서 지금 인터넷 정부의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착각하죠. 그래서 이걸 해결하는 방법으로 포털 사이트가 우리 말을 듣게 하면 된다고 착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론을 좋아지게 하려면 민생 경제를 살리고 야당하고 협치해서 먹고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면 되거든요. 근데 포털 사이트를 겁박하는 방식으로 여론이 좋아지게 하는 길이라는 게 없다는 걸 이제라도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 국민의힘은 드루킹을 이야기하던데.

“순서가 틀렸죠. 중국에 대한 응원의 매크로 동원 문제가 있으면 그럼 어차피 수사 기관이 수사해야 할 거 아닙니까.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니까요. 그 다음이 자체 조사를 해본 결과 그러한 일을 벌인 두 개의 IP를 찾아냈다고 하잖아요. 경찰이 그 수사를 해보니 중국이나 북한 어디에 몇천 대의 컴퓨터를 동원해서 여론 조작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하는데, 그러면 이게 제2의 드루킹 사태라고 규정하고 정부가 대책을 세울 수 있겠죠. 우리나라 선거 여론에 다른 나라가 영향을 미치거나 하는 일을 막아야 되니까요. 근데 지금 그런 정도의 사실관계 파악이 됐나요? 그냥 2천만에 클릭이 일어났다는 이유로 지금, 이 범정부 TF까지 만들고 난리법석을 피우는 거잖아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살피지도 않고 이러는 건 가짜 뉴스와 포털 때문에 내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잘못된 세계관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7일 하태경 의원이 서울로 지역구 옮기겠다고 한 건 어떻게 보세요?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역에 있었던 다선 의원이 험지 도전을 선언한 건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이제 이 작은 파도가 예를 들어서 국민의힘의 TK와 PK 의원들이 수도권으로 도전하는 경우 마찬가지로 상대적으로 지방이 험지고 서울이 수도권에서 경쟁력 있는 민주당의 다선 후보들이 다선 의원들이 본인 지역구를 내려놓고 험지로 가서 새로운 선거를 하려고 하는 정치 혁신이 일어나게 되는 계기가 될지 좀 주목해서 보고 있습니다.”

- 7일 서울 강서구청장 사전 투표가 끝났는데, 역대 최고 투표율입니다. 이건 어떻게 보세요?

“사전 투표율이 높았던 것은 재판 중에 유죄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았던 후보를 공천했던 국민의힘이 반성하지 않고 대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아서 재보궐 선거가 확정된 지 세 달 만에 사면하고 그 당사자를 다시 출마를 시켰잖아요. 이로 인해서 윤석열 대통령은 강서구 유권자들의 뜻도 거슬렀고 대법원의 법원 유죄 판결조차도 거스른 사람이 된 거 아닙니까. 그렇다고 한다면 거기에 대해서 분노한 강서구 유권자들이 자신들의 민심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윤석열 정부에 대한 정권 심판의 여론이 들고 일어난 사건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태우 후보, 강서구청장 지더라도 다음 총선에도 공천 시도할 것”

- 결과는 어떻게 예측하세요? 지금 어느 당이 이기는지보다 격차가 얼마나 벌어질지 여부잖아요? 

“선거에서는 그렇게 함부로 얘기할 수 없기 때문에 큰 표 차를 낼 거라고 예상하고 자만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서울시 여론이 민주당에 마냥 유리한 편은 아니기 때문에 작게라도 이길 수만 있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국민의힘이 진다면 책임론이 나올 거 같은데 누가 책임져야 할까요?

“시작부터 끝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인 거죠.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책임지지 않을 테니까 그 책임을 누구한테 뒤집어 씌워야 되는지에 대해서 상당한 논의가 있을 거고요.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에게 책임을 지우지 않고는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지우기 어려우니까 아무에게도 책임을 안 지고 끝내겠죠. 심지어 김태우 후보는 지더라도 다음번 총선에도 공천을 시도할 겁니다.”

- 비대위 얘기 나오는데 비대위 가능성은 어떻게 보세요?

“수도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낮은 지지율 때문에 총선 지도부라도 비대위를 만들고 싶어 하는 수도권 원외 지역위원장들의 생각은 있겠지만 실제로 비대위를 윤석열 대통령이 별로 허락할 것 같지 않은데요. 비대위도 윤석열 대통령이 필요하면 만들 거고, 필요 없으면 안 만들 겁니다.”

- 민주당 얘기해 볼게요. 민주당은 지난달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서 내홍에 빠졌는데 지금은 어떤가요?

“지금은 강서구 선거에 전력을 다하고 있고, 청문회도 잘 치르고 있고 당이 안정화돼 가고 있는 과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강성 지지층에서는 가결파를 색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화 제안을 하면서 협치 제안을 했잖아요. 민생을 돌볼 때라고요. 그것이 민주당의 방침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정부가 잘못한 부분도 지적하고, 그 길로 전선에 힘을 모아야 될 때고, 그렇게 힘이 모이는 상태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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