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2023년 10월 6일(금)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및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야가 팽팽하게 격돌한 가운데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후보자가 위원장의 허락 없이 여당 의원들을 따라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면서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5일 국회에서 열린 두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후보자 모두에 대해 임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고 여당은 국정운영에 발목을 잡으려는 거대 야당의 정치공세라며 맞서는 등 청문회 내내 고성이 오가며 지루한 정쟁이 이어졌다.

‘주식 파킹’ 의혹 등 해명·규명 없이 여야 거센 공방만

KBS 9월 6일 뉴스 화면 캡처
KBS 9월 6일 뉴스 화면 캡처

특히 청문회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던 김행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는 그동안 제기된 여러 의혹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자료 제출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내내 받는 등 명료한 해명이 없는 가운데 적격성 여부를 두고 공방이 오갔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이른바 ‘주식 파킹’(우호적 제3자에게 주식을 맡겨둠)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지난 2013년 청와대 대변인으로 재직할 당시 자신과 배우자의 주식을 백지신탁 하지 않고 시누이에게 매각했다”며 “공직자 윤리에도 맞지 않고 자본시장법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당시 회사의 경영 상황이 좋지 않아 주식 매각이 불가피했다”며 “다시 그 상황이 돼도 시누이에게 매각하는 것 말고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미술품 재산공개 누락, 김 후보자가 사주로 있는 인터넷 언론사인 위키트리의 성범죄 관련 보도준칙 위반, 성범죄로 인한 임신도 출산을 강제해야 한다는 취지의 과거 발언 등을 집중적으로 공격했지만 여당의 비호와 당자사의 부인 등 명확한 해명 부족 속에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김행, 국민의힘 의원 '신호'에 청문회 중간 일어나···야당 "청문회 하루 더" 의결

이런 가운데 김 후보자는 이날 밤 국회 인사청문회 진행 중 위원장의 허락 없이 여당 의원을 따라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면서 청문회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거센 항의를 이어가던 중 “갑시다”라는 말이 나오자 벌어진 일이다.

민주당 소속 권인숙 여성가족위원장은 공방이 길어지자 이날 밤 10시 45분쯤 청문회를 잠시 정회했다. 이후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와 국민의힘 의원들을 기다렸지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권 위원장은 이날 밤 11시 42분쯤 청문회를 속개한 뒤 “지금 후보자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이건 인사청문회를 무시하는 것이며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는 있을 수 없는 행태이자 사상 초유의 사태”라고 말했다.

이날 야당인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도 “김현숙 여가부 장관에 이어 김 후보자가 두 번째로 이곳 국회에서 도망을 간 것에 대해 상당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결국 권 위원장은 추가 질의와 청문회 진행이 필요하다는 야당 의원들의 요청에 차수 변경을 통해 6일 청문회 2일차 일정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하루 더 실시하도록 하는 안건이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상태에서 상정돼 재석 11인, 찬성 10인으로 의결된 것이어서 인사청문회 재개 여부에 다시 관심이 쏠리게 됐다.

유인촌, ‘임명 반대’ 문화예술인에 “행동가들”…갈라치기 발언 '논란' 

KBS 9월 5일 뉴스 화면 캡처
KBS 9월 5일 뉴스 화면 캡처

한편 이날 이명박 정부 당시 문화계 블랙리스트 운영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블랙리스트 존재를 전면 부인했다.

이날 유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가 2019년 펴낸 백서에 유 후보자 이름이 104차례 언급됐다는 사실을 놓고 공방이 오갔다. 야당 의원들은 사퇴 및 사과를 요구했지만 유 후보자는 “(블랙리스트 관련자들이) 전부 구속되고 징계받았는데, 제 얘기를 104번씩 거론하면서 왜 저를 구속 안 시켰는지 지금도 궁금하다”고 맞받았다.

유 후보자는 또 이날 자신에 대한 찬반 여부로 예술인들에 대한 ‘갈라치기’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유 후보자는 자신의 임명을 반대하는 예술인들을 두고 “문화예술인이라 말하고 싶지 않다. 그들은 문화행동가들”이라고 말해 야당 의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또한 이날 야당 의원들은 유 후보자 자녀가 수억원을 증여받아 아파트를 구입한 것과 관련해 증여세 납부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유 후보자는 “독립생계”를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다. 유 후보자 아들 2명은 후보자로부터 증여받은 자금으로 서울 아파트를 각각 17억원, 7억원대에 구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유 후보자 두 자녀의 주택 구입 과정에 대해 임오경 민주당 의원(경기 광명시갑)은 “2015년 당시 31세, 27세였던 유 후보자 아들이 유 후보자의 자금을 보태 성동구 옥수동 아파트를 담보 대출 없이 구입했다”며 “‘아빠 찬스’를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유 후보자는 “자녀는 이미 다 장성해 독립된 생계를 다 갖고 있다”며 “본인들도 공개를 거부하고 있어 지침대로 고지 거부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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