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컷 '민심'

추석 연휴 첫날인 28일 전주시내 거리 모습.
추석 연휴 첫날인 28일 전주시내 거리 모습.

'윤석열 정권의 전북 무시,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추석명절 연휴기간 동안 전주시내 한 아파트 단지 주변에 내걸린 현수막 문구가 강렬한 메시지와 단호한 의지를 내비쳐 시선을 끌었다. 연휴 첫날, 들뜬 명절 분위기와는 달리 한 손엔 무거운  가방을, 다른 한 손엔  우산을 들고 그 현수막 밑을 쓸쓸히 걸어가는 한 할머니 모습이 왠지 더욱 힘들고 외로워 보였다. 

돌이켜 보면 지나해 대선 결과, 전북에서 국민의힘은 보수정당으로는 역대 최고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14.42%로 역대 보수당 대선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를 보인 전북이었건만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별로 달라진 건 없다. 되레 실망과 좌절이 여느 정부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아 보인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  공약' 무시를 비롯, 내년도 전북 예산 대폭 삭감, 거기에 새만금잼버리 파행 책임론 전가 이후 새만금사업 기본계획 전면 재검토 등으로 전북을 배척하는 양태에 지역 정치권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삭발, 단식 등의 투쟁이 계속 이어지는 형국이다.

뒤숭숭한 민심을 대변이라도 하듯 지역 정치인이 내건 강렬한 현수막  문구가 시선을 끌지만 과연 끝까지 싸울 지는 두고 볼 일이다. 내년 총선을 겨냥한 반짝 선거용이라면 당장 거두는 게 좋겠다.

가뜩이나 30년 이상 정치적 표밭으로 이용해 온 새만금과 하필 그곳에 유치했다가 전 세계적으로 망신을 당하며 실패와 좌절을 안겨 준 잼버리 야영장을 바라보는 전북도민들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아프고 시리고 착잡하기만 하다. 차제에 도민들도 더 이상 새만금의 '정치노름'에 속거나 현혹되지 말아야 하겠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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