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 소장

두 개의 녹취록이 한 주간 정차권을 뜨겁게 달궜다. 먼저 지난 대선 당시 뉴스타파가 보도한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뉴스타파 전문위원의 녹취록을 둘러싼 논란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입당 전 지인과 나눈 녹취다. 특히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뉴스타파 전문위원의 녹취록을 두고는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융단폭격을 가하고 있다.

현재 돌아가는 정치권 상황에 대해 조언을 들어보고자 지난 8일 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 소장과 전화로 연결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김 소장과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윤 대통령 녹취록, 언행 충격...민주적 훈련 안 됐던 것 같다“

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 소장
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 소장

- 현재 두 종류의 녹취록이 공개되어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데 현재 상황 어떻게 보세요?

“이제 바야흐로 만인에 의한 만인의 녹음 시대가 열렸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의 육성이 여과 없이 공개됐던 건 정말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생각이 되거든요. 이번 건은 후보 시절의 이야기였다라고 하지만 이런 식으로 간다면 대통령 현직에 있을 때의 통화 내용이 공개될 가능성도 비춰지기 때문에 좀 더 대통령의 언행에 신중을 기하셔야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 윤 대통령 녹취록에서 제일 충격적인 건 뭐였어요?

“대통령의 녹취록에서 딱히 충격적일 것은 대통령의 언행이 너무 천박한 것이 아닌가라는 점에서 좀 깜짝 놀랐습니다.”

- 대통령의 사적인 대화를 공개하는 게 맞냐는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모든 것이 다 기록되고 저장되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은 다 공적인 일로밖에 볼 수 없는 거죠. 대통령은 사적인 대화를 안 해야 합니다. 미국 같은 경우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사적인 이메일 주고받은 것으로 굉장히 큰 문제가 됐었잖아요. 대통령의 모든 행동은 당연히 공개될 수 있다는 전제를 두고 가야 되기 때문에 저는 그런 생각으로 대통령이 움직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가 평소에 알지 못했던 내용에 대해 언론사가 확보했다고 한다면 그건 보도하는 게 맞죠.”

- 그런데 지금 공개된 건 대통령일 때가 아니고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이잖아요.

“이준석 대표에 대한 적개심 그리고 윤석열이라는 인물이 정치적으로 어떤 판단을 해가면서 입장을 정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이기 때문에 보도의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그럼, 윤 대통령은 이준석 전 대표를 왜 안 좋아할까요?

“대통령 연배의 사람들은 모든 것을 나이로 판단하는 것이 아무래도 있지 않겠어요. 아직 어리고 뭘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런데 선출직의 엄중함이란 게 있거든요. 이준석 대표는 그냥 된 사람이 아니고 당원들의 투표에 의해서 선출된 사람이잖아요. 그럼, 그 권위를 당연히 인정해 줘야 하는데 그런 민주적 훈련이 안 됐던 것 같습니다.”

- 그러면 윤 대통령에게 국민의힘은 어떤 건가요?

“본인의 분풀이 수단이었던 것 같아요. 아직 정확히 이유는 모르겠지만 지금 보면 문재인 정부에 대한 여러 가지 억하심정과 악감정이 있었던 거 아닙니까. 근데 그 문제를 해결해 줄 수단으로서 국민의힘을 사용하겠다고 생각한 거죠.”

“신학림, 뉴스타파로 하여금 제대로 된 검증의 시간 갖기 어려운 상황에서 준 건 문제”

- 또 하나가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뉴스타파 전문위원 녹취록이죠. 이건 어떻게 보세요?

“일단 신학림 씨가 인터뷰인지 몰래 녹음인지 모르겠지만 녹음했고 사흘 뒤에 1억 6,500만 원을 본인이 노동의 대가라고 하더라도 받았잖아요. 저는 이해 안 되지만 그 책을 그 돈 주고 샀고 신학림이 인터뷰를 안 했다면 그건 당사자들끼리 알아서 할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문제는 그러고 나서 신학림 씨가 그 내용에서 본인이 인터뷰한 다음 돈 받았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고 뉴스타파에 해당 녹취를 넘긴 거잖아요. 뉴스타파로 하여금 제대로 된 검증의 시간을 갖기 어려운 상황에서 준 건 문제가 있죠.”

- 왜 지금 문제가 될까요?

“1억 6,500만 원 받은 게 지금 공개됐으니까요.”

- 뭔가 흘린 게 아닐까요?

“그건 너무 당연하게 검찰의 여론전이겠죠. 지난 6일 김만배 씨가 석방됐잖아요. 김만배 씨를 계속 구속시켜두고 싶었던 검찰이 법원을 여론으로 압박할 목적으로 ‘김만배가 이런 식으로 대선판을 흔드는 사람이었다’는 인상 강하게 심어주기 위해서 확보하고 있던 수사 자료를 구속영장 재청구하는 시점에 맞춰 언론에 배포했다고 봐야겠죠. 그런데 그것에 대한 위중함을 법원은 그렇게 판단하지 않았잖아요. 법원은 그 내용 자체가 다 거짓말이라고 보지 않는다는 점을 우리가 알 수 있는 거고요. 검찰이 정치적으로 논란 일으켜서 장사하려다가 법원으로부터 철퇴 맞은 상황으로 가야겠죠.”

- 이게 인터뷰일지 아니면 사적인 대화일까요?

“그럼, 김만배 씨는 녹음하는지 몰랐다고 말하고 신학림 씨는 입장이긴 하지만 어쨌든 신학림 씨는 언론인이잖아요. 그리고 그 일이 있었던 당시에는 김만배 씨가 언론으로부터 주목받던 때였고 그럼 상대방이 녹음할 수 있다고 전제하고 대화에 임했을 거로 생각합니다.”

- 근데 그 당시 신학림 씨가 현역 기자도 아니고 자문위원일 뿐인데 의미 있었을까요?

“그래도 전직이든 현직이든 기자였던 사람하고 본인이 혐의를 받는 사건에 대한 공적인 대화를 나눈 건데 녹음을 당할 거라고 짐작은 할 수 있었겠죠. 그걸 김만배가 신학림에게 녹음을 부탁했느냐면 나는 그건 잘 모르겠는데 녹취를 할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대화했겠죠. 근데 문제는 김만배가 신학림에게 이런 내용을 녹음해서 보도해 줄 것을 부탁하고 1억 6,500만 원을 준 것이냐 아니면 그냥 얘기는 하는 정도로 알았지 이게 보도할 줄 모르는 상태였던 것이냐는 따져 물어야 될 것인데요. 김만배 씨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은 지점은 그 녹취가 있었던 사흘 뒤에 1억 6,500만 원을 주고 15년 만에 만났던 선배의 책을 찾았다는 점이죠. 그건 누가 봐도 이상하잖아요. 그 부분에 대한 설득력 있는 해명이 필요하겠죠.”

“신학림 씨 새 책 1억 6,500만원 주고 산 과정이나 윤 대통령 부친의 집 17억에 사는 과정이나 정치적 계산 있지 않았겠나?”

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 소장
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 소장

- 국민의힘에서는 녹취가 연기라고 보는 것 같아요? 

“국민의힘은 김만배 씨가 의미 없이 돈을 썼을 리 없다고 보는 거잖아요. 그런 차원에서 전 거꾸로 묻고 싶어요. 그러면 김남배 씨의 누나는 왜 윤석열 대통령 아버지의 집을 연희동 가서 샀을까요? 국민의힘 주장대로라면 그가 신학림 씨의 새 책을 1억 6,500만 원 주고 사는 과정이나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의 집을 17억에 사는 과정이나 김만배 씨는 정치적 계산이 있지 않았겠습니까. 근데 신학림 씨 책만 정치적 계산으로 사고 윤석열 대통령 부친 집은 정말 모르고 개 키우려고 부동산 가서 샀다 믿을 수 없는 얘기가 되는 거죠.”

- 국민의힘이 뉴스타파가 녹취를 보도한 다음 날 방송 뉴스를 통해 이를 인용 보도한 MBC 기자 4명과 KBS 기자 1명, 비슷한 내용의 주변 인물 인터뷰를 독자적으로 취재해 보도한 JTBC 전 기자 1명도 함께 고발하기로 했어요. 인용보도한 걸 고발하는 건 어떻게 보시나요?

“동아일보가 ‘그분’이라는 보도를 들고나와서 종편과 보수언론이 이재명 대표를 엄청나게 괴롭히지 않았습니까? 그것도 수많은 언론에 의해서 인용 보도가 됐고요. 대선에 영향을 준 거로 치면 그것도 만만치 않은데 국민의힘이나 이동관 위원장이 그런 것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하지 않지 않습니까? 편파적인 주장으로 봐야 될 것이고요.

다른 언론사의 보도를 베껴 쓰는 문화는 언론인들이 창피해야 할 일임에는 틀림없지만 보도가 된 내용을 베껴 쓰는 것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에서 그걸 법적으로 처벌해 달라고 요청한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검사 10명을 동원해서 수사팀 구성한다? 명백한 언론 탄압이죠.”

“한 번 잘못하면 언론사 폐쇄하겠다고 말하는 건 독재자의 하수인이나 할 수 있는 발언”

- 이동관 방송통신 위원장은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해야 한다고 하는데.

“전제주의 정치를 만들어서 국민들과 언론들에 대해 자기 발아래 무릎 꿇게 만들려는 이명박식 언론통제를 다시 한번 해보겠다는 야욕 드러낸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사가 잘못된 보도를 하면 정정 보도 요청하고, 사과하고, 언론중재위원회에 신청해서 해당 내용을 바로잡는 것으로 지금까지 언론의 질서를 유지해 왔는데 한 번 잘못하면 신문사(언론사) 폐쇄하겠다고 말하는 건 독재자의 하수인이나 할 수 있는 발언이죠.”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김만배 신학림 녹취 보도에 대해 국가 반역적 행위로 사형시켜야 한다고 했는데.

“대통령이 민주당을 반국가 세력으로 규정한 셈이잖아요. 대통령이 민주당과 싸우겠다는 입장을 보이니까 김기현 대표 입장에서는 ‘대통령님 저도 반북 세력과 싸우고 있습니다’라고 큰소리치는 한심한 모양새죠.”

- 최근 윤 대통령이 이념을 강조해요. 지지층 결집용이라고 볼 수도 있죠. 그러나 지지층은 많아야 30%이고 이념을 강조하면 할수록 중도층이 떨어져 나갈 거거든요. 윤 대통령이 정치 초보라 이걸 모를까요?

“박근혜 정부의 탄핵을 보면서 했던 하나의 반성이라고 한다면 30% 콘크리트 지지층이 무너지는 일은 절대 해선 안 된다고 윤 대통령이 입력됐을 거예요. 그래서 그 30%가 확고하게 버티고 있으면 나머지는 본인이 갖고 있는 수사기관의 권력과 행정력을 통해서 메꿀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고요. 그래서 이념을 전면에 걸고 자기 진영 사람 35% 지키는 데 전력 다하고 있는 것이 지금 대통령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 근데 선거는 30%만 가지고 이길 순 없지 않나요?

“상대방과 중도층이 투표 안 하도록 정치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방법도 있고 말씀드렸던 검찰의 수사 권력 그 다음에 감사원의 감사 등 민주당을 옥죌 수 있는 수많은 수단을 갖고 있잖아요. 그런 것들 통해서 힘의 균형을 만들어 보려고 하겠죠.”

- 지금 윤 대통령 생각은 공산 전체주의 세력이 대한민국에 퍼져 있다는 거잖아요.

“망상이죠. 체제 경쟁이 끝난 지가 언제입니까. 한국 사회 내에 북한식의 사회주의 주장하거나 공산주의를 해야 된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없진 않겠죠. 근데 정당 안에서 그런 논의가 이루어지나요? 아니잖아요. 이미 자유민주주의는 확고하게 자리 잡았죠. 체제 경쟁은 그 상태에서 끝난 건데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이 우리나라를 정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자체가 공산주의를 찬양하는 발언이라고 봅니다. 무슨 근거로 대한민국 국민들 중에 2,500만 이상을 공산주의 지지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서 선거를 공산주의자들이 가져갈 거로 생각합니까? 말도 안 되는 소리죠.”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는 무너지지 않아...그런 정도 확고한 신념 갖지 않고 정치한다는 건 부끄러운 일”

- 진짜 그렇게 생각 하는지, 아니면 정치적 레토릭일까요?

“보수주의자들의 북한에 대한 공포는 꽤 오랜 기간 동안 지속돼 왔던 것이고 노무현 대통령의 청와대가 북한 주석궁이랑 터널이 뚫려 있다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는 자들이잖아요. 그 보수 유튜버들이요. 대통령의 공포는 현실일 거라고 봐요. 하지만 그게 망상이라는 것을 깨달으셔야죠.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는 무너지지 않습니다. 그런 정도 확고한 신념을 갖지 않고 정치를 한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고요.”

- 이재명 대표 단식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윤석열 대통령이 연찬회 통해서 민주당에 대한 적대감을 가감 없이 드러냈습니다. 협치라는 것이 사라지고 국회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대통령에게 야당의 당 대표가 할 수 있는 저항의 수단이 뭐가 있을까요? 수사를 안 받으려고 한다? 수사받으러 가죠. 민주당을 단합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분열하고 있습니까? 그건 언론이 민주당 169명 의원 중에서 2~3명의 인터뷰를 반복적으로 보도할 뿐이지 민주당 내에 큰 내분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이재명 대표가 무슨 쿠데타로 집권한 것도 아니고 당원들의 투표로 당 대표가 된 상태였는데 이재명 본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단식했다는 주장은 모든 것이 다 논파 당하지 않았습니까? 그렇다고 한다면 보통 정상적인 정보면 지금쯤 되면 여당의 원내대표나 아니면 대통령실 정무수석이라도 단식 현장에 와서 그만 단식을 푸시라고 무슨 말씀을 주실 건지라고 들어보기라도 해야 되잖아요. 이 정부 안 하지 않습니까? 그럼 이게 윤석열 대통령의 문제인 거지 왜 이재명 대표의 문제인 건가요?”

- 거대 야당 대표가 단식하는 것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모든 법안에 대해서 거부권 행사하고 국회 내에서 어떠한 논의도 할 생각이 없고 세수는 지금 50조가 넘게 펑크가 나게 생겼는데 추경조차도 편성 안 하는 이 정부가 국회 안에서 싸울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나요? 국회 안에서 싸우는 것은 정부가 국회를 존중하는 전제하에서 이루어지는 일인데 윤석열 정부는 국회를 단 1도 존중할 생각이 없고 야당은 적으로 여당은 부하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요.”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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