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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단식 중인 국회 본청 앞에서 7일 전북지역 민주당 국회의원들과 당원 등 2,000여명이 모여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을 규탄하며 집단 삭발투쟁에 나섰다. 

지난달 31일 "무능 폭력 정권을 향해 국민항쟁을 시작하겠다"며 무기한 단식 농성을 시작한 이 대표의 단식 8일차를 맞는 이날 새만금사업 예산 삭감 등을 이유로 대정부 투쟁 수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민주당 전북 지역구 의원 8명 중 6명이 예산 삭감을 규탄하며 집단 삭발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민주당 당원 등 2천여명 참여...국회 앞 전북 현역 국회의원 6명 동시 삭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새만금사업 예산 삭감을 규탄하는 전북도민 궐기대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전북 출신 의원들이 삭발하고 있다.(사진=민주당 전북도당 제공)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새만금사업 예산 삭감을 규탄하는 전북도민 궐기대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전북 출신 의원들이 삭발하고 있다.(사진=민주당 전북도당 제공)

이날 민주당 김성주·김윤덕·신영대·안호영·윤준병·이원택 의원은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윤석열 정부 새만금 예산 삭감 규탄대회’를 연 뒤 일제히 삭발했다.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인 한병도 의원(익산을)은 오는 14일 세종시 기획재정부 건물 앞에서 삭발할 예정이며 김수흥 의원(익산시갑)은 코로나19에 걸려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참석자들 중에는 이미 삭발한 전북도의원 등 민주당 지역 당직자와 당원들이 대거 참여했다. 국회 본청 앞 광장 계단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은 “전북 홀대 중단하고 새만금을 살려내라”, “새만금은 죄가 없다”, “예산독재 규탄한다”는 등의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동시에 외쳤다. 

이들은 또 "무책임과 무능함으로 점철된 현 정권 폭정이 전북 미래를 가로막고 있다"면서 "윤석열 정권이 폭압 정치를 통해 정부 주도 아래 이뤄진 새만금잼버리의 파행을 전북에 떠넘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병도 민주당 도당위원장은 "180만 전북도민과 하나 된 마음으로 윤석열 정권의 예산 독재와 전북 홀대에 맞서 당당하고 굳건하게 싸워나갈 것"이라고 선포했다. 

”예산 무기로, 예산을 악용해 전북도민들에게 화풀이하고 길들이겠다는 것인가?“

국회 본청 앞에서 7일 전북지역 민주당 국회의원들과 당원 등 2,000여명이 모여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을 규탄하며 집단 삭발투쟁에 나섰다.(사진=민주당 전북도당 제공)
국회 본청 앞에서 7일 전북지역 민주당 국회의원들과 당원 등 2,000여명이 모여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을 규탄하며 집단 삭발투쟁에 나섰다.(사진=민주당 전북도당 제공)

김성주 의원(전주병)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고등학교 졸업 이후 처음으로 40년 만에 머리를 깎았다“며 ”야만의 시대, 폭정의 시대에 싸우는 방법으로 선택했다“고 삭발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요즘 매일 전쟁을 치른다“는 그는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방지를 위해 싸우고 독립영웅 홍범도 장군의 흉상 철거에 반대하고 친일반민족행위자 백선엽의 영웅화에 맞서 싸운다“며 ”이 전쟁의 와중에서 느닷없이 전북이 희생양이 되었다. 전북도민의 자존심을 위해 싸우고 윤석열 정부의 전체주의에 맞서 싸우는 것이다. 이 싸움은 길게 간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전북 출신 국회의원들 뿐만 아니라 박광온 원내대표와 최고위원들까지 참석해 당 차원의 총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이게 뭐하는 짓인가?”, “예산을 무기로 해서 예산을 악용해서 전라북도 도민들에게 화풀이하고 길들이겠다는 것인가"라며 정부를 규탄했다.

새만금잼버리 파행 책임지겠다는 정치인 한 사람도 없어...여전히 싸늘한 ‘시선’ 

국회 앞 전북 출신 국회의원들의 삭발식 모습.(사진=민주당 전북도당 제공)
국회 앞 전북 출신 국회의원들의 삭발식 모습.(사진=민주당 전북도당 제공)

새만금사업 예산 삭감에 반발하는 집회가 이처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대규모로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외에도 전북 14개 시·군의회 의원들은 릴레이 단식 등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어서 새만금잼버리 파행 이후 불거진 새만금사업 예산 삭감 후폭풍은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이러한 사태를 촉발시킨 새만금잼버리 파행에 대해선 지금까지 책임지겠다고 나선 정치인이 한 사람도 없다는 점에서 여전히 싸늘한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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