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18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유료회원은 파이팅 콘서트를 무료로 볼수 있으니 예약하라'는 문자가 왔습니다. 8월 4일은 라틴 음악을 연주하는 5인조 밴드 '효자동 그루브'의 연주, 어제 8월 10일은 클래식 앙상블 '무직회사'의 공연이었습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공연 안내문을 보니 무대 위에 좌석이 40석 있는데 비지정석이라고 써있어서, 연지홀 관람석에도 앉고 무대 위에도 40석은 앉을 수 있나 보다고 생각했습니다.
공연 날인 어제는 태풍 카눈이 엄청 세게 온다는 소식에 비바람을 뚫고 가기 힘들면 취소를 해야 할지 오전 내내 고민했는데요, 전주는 오후가 되니 비가 잦아들고 바람도 그다지 세게 불지 않아서 공연을 보러 갔습니다.

연지홀 로비에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같이 간 친구랑 "태풍 때문에 다들 안 오나보다. 그럼 공연하는 사람들 마음이 어떨까?"라고 걱정을 하며, 평소와 다른 쪽으로 들어가라는 안내에 따라 걸어 들어가보니 바로 무대 위였습니다. 뒷편 어둠 속에는 스태프들이 서있고 조명이 화려한 무대 건너편 2층 난간에 파이팅 콘서트 현수막이 크게 걸렸을 뿐 600석이 넘는 좌석은 텅 비어 있었습니다.
그제서야 '아! 오늘 우리가 보는 공연도 바로 그 파이팅 콘서트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파이팅 콘서트는 2020년 코로나19로 수많은 공연들이 취소 되고 거리두기로 공연장에 관객들도 적게 입장하고, 공연을 해야 하는 아티스트들이 설 무대가 없었을 때,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코로나19 장기화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도민들을 위로하고, 공연 취소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예술인들에게 무대에 설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공연료와 무대영상 제작 지원을 하는 온라인 콘서트 기획 프로그램이었습니다.
3년 간 파이팅 콘서트를 비대면으로 공연하고 제작했는데 이번에는 40여명의 관객들과 유튜브로 지켜 본 사람들이 같이 했네요. 무대 위에 앉아서 연주자들이 연주하는 모습을 가까이 보고 들으니 참 좋았습니다.
조예찬(테너), 최산하(클라리넷), 김나연(바이올린), 박수빈(피아노)의 멋진 공연 실황은 유튜브로 생중계 되었고요, 그것을 본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올린 댓글을 사회를 본 조예찬님이 공연 중간에 읽어주니 재미있었습니다. 생중계 영상을 제작하는 스태프들 앞에 앉아서 공연을 보니 스튜디오에서 생방하는 기분이었습니다.

머리 위로 크레인에 달린 카메라가 왔다갔다 내려왔다가 휙 올라가기도 했는데요, 지미집 촬영이라고 한답니다. 요즘에 접하는 참담한 소식들을 듣고 보면서 괴롭고 힘들었는데, 아름다운 연주와 노래를 들으며 위로를 받았습니다.제게는 선물 같은 파이팅 콘서트였네요. 어제 사회를 보고 노래를 한 테너 조예찬님이 중간에 파이팅 콘서트에 대해서 소개하면서, 리허설을 오후 1시부터 했는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스태프들과 영상촬영을 맡은 웨이브 스튜디오333 감독과 직원들께서 사랑으로 대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전북에 있어서 너무나 좋고, 전북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에게 훌륭한 무대를 제공해줘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이제 점차 코로나19는 시들해져가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늘 음악을 통해서 마음에 평화를 갖고 위로 받을 파이팅 콘서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듭니다.
/글·사진=문아경(전주시민·전북환경운동연합 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