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치권 이슈

내년 4월 10일 실시될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전북 정치권이 벌써부터 요동을 치고 있다. '선거구 획정'이 계속 미뤄지면서 지역의 선거구 10곳 중 인구 하한선에 미달되는 3곳이 불안한 가운데 이용호 국민의힘(남원·임실·순창) 의원에 이어 오랜 방송인 생활을 접고 정치인으로 변신해 '전주을' 출마를 준비해 온 이정헌 씨가 서울로 방향을 선회함으로써 지역 정치권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월 정년을 10년 남겨둔 JTBC에 사표를 내고 정치에 뛰어든 이정헌 씨는 제20대 대선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선대위 미디어센터장 겸 대변인으로, 또 지난해 6·1 지방선거 과정에서는 김관영 전북도지사 인수위원회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전주을 출마 준비를 해오다 갑자기 서울 광진갑으로 방향을 선회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정헌 “22대 총선, 대한민국 명운 걸린 중차대한 선거...수도권 승리 중요”

이정헌 전 대변인 페이스북 캡처 
이정헌 전 대변인 페이스북 캡처 

이 전 대변인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해 왔다. 고향의 꿈과 희망이 되고 싶었지만 무도한 윤석열 검사독재정권, 야만과 폭력의 시대를 극복하고 진정 국민이 주인되는 자랑스러운 나라를 다시 만들지 않으면 우리 미래 세대는 물론이고 제가 사랑하는 고향 전주, 전라북도에도 희망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내년 4월 22대 총선은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려있는 중차대한 선거”라며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두지 못하면 4년 뒤 정권 탈환도 어렵다. 그래서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의 승리가 그만큼 중요하고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서울 한강 벨트의 최대 격전지가 될 광진갑 선거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이 전 대변인은 “준 강남지역으로 급격히 보수화 되고 있는 지역이며,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광진구청장 자리도 국민의힘에 넘어갔다”며 “선당후사의 심정으로 역사와 국민만을 믿고 나아간다”고 밝혔다.

“더 큰 정치로 고향 위해 더 큰 역할 할 것”

이정헌 전 대변인
이정헌 전 대변인

아울러 그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도전하려고 한다”며 “전주의 네 번째, 전라북도의 열한 번째 국회의원이 되겠다. 더 큰 정치로, 고향을 위해 더 큰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관련 이 전 대변인은 6일 서울시의회에서 광진갑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 전 대변인은 1994년 광주MBC 기자를 시작으로 1997년부터 2011년 JTV전주방송 창간 멤버로 기자와 앵커, 시사정보팀장, 보도팀장을 두루 거친 중견 언론인 출신이란 점에서 그의 정치 행보에 찬반 양론이 갈리기도 했다. 그는 2011년부터 JTBC 기자로 자리를 옮겨 사회1부 차장과 주말 저녁 뉴스 및 평일 이브닝 뉴스 앵커를 맡아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런 그가 더불어민주당 사고 지역인 '전주을' 재선거에 후보자로 나설 것이란 얘기가 이미 2년 전부터 지역에 나돌았다. 전북 언론계와 정치권에서는 그의 정치 입문설이 이상직 전 국회의원(무소속)의 탈당과 구속 과정에서부터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 후 이 전 대변인은 지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선대위 대변인과 미디어센터장으로 활약했고, 지난해 6·1 지방선거 이후에는 김관영 전북도지사 인수위원회 대변인으로 일했다. 

내년 총선 '전주을' 최대 접전지 부상 

이 전 대변인이 서울 광진갑 출마로 정치 행보를 바꾸면서 내년 총선을 겨냥한 더불어민주당 전주을 후보 경선 구도도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제22대 총선에서 전주을은 그야말로 '전쟁'이 될 것이란 전망이 오래 전부터 나왔다. 

지난 4월 5일 치러진 전주을 재선거에서 당초 유력 주자로 꼽혔던 임정엽 후보(무소속)가 진보당 강성희 후보(현 전주을 국회의원)에게 패함으로써 내년 총선에서 전주을은 진보당과 민주당, 국민의힘 등 3파전이 형성됐다. 민주당에서는 이정헌 전 대변인 외에 그동안 고종윤·이덕춘 변호사와 양경숙 국회의원(비례대표), 최형재 노무현재단 전북지역위원회 고문 등이 출마를 준비해 왔으나 이 전 대변인이 서울로 방향을 틀면서 경쟁력은 다소 줄게 됐지만 더욱 치열한 물밑 경쟁이 예상된다.

더욱이 이들 외에도 국민의힘 정운천(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원의 출마 여부가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게다가 현역인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다크호스로 작용함으로써 전주을은 내년 총선이 그야말로 최대 접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호 의원 서울행...갈수록 불안해지는 '전북 선거구' 

이용호 국회의원
이용호 국회의원

한편 앞서 이용호 국회의원도 지난달 22일 국민의힘 남원·임실·순창 당협위원장직을 사퇴하고 서울 마포갑 지역위원장에 신청하면서 서울로 정치권역을 옮겼다. 

이처럼 전북을 떠나 서울에서 출마를 준비하는 지역 정치인들이 늘고 있는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아직 선거구 획정이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전북 국회의원 의석수 10석 유지가 불안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높다. 

현재 전북지역의 국회의원 선거구는 전주갑·을·병(3석), 익산갑·을(2석), 군산(1석), 완주·진안·무주·장수(1석), 남원·임실·순창(1석), 김제·부안(1석), 정읍·고창(1석) 등 10석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서 내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입지자들은 마냥 불안하기만 하다.

특히 전북에서 인구 하한선에 미달되는 지역은 남원·임실·순창 외에도 익산갑과 김제·부안 3곳의 지역구다. 따라서 현재 10석인 전북지역 국회의원 의석수가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는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국민의힘에서는 김기현 대표가 내놓은 '국회의원 정수 10%(30명) 감축' 당론 추진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분위기여서 전북에서 현재의 국회 의석수와 선거구를 유지하기란 갈수록 험난할 전망이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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