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김혜정 지속가능발전연구센터 공동대표

지난 12일 일본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위한 시운전에 들어갔다. 우리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공개적인 찬성 입장을 나타내진 않지만, 일본을 두둔하는 것처럼 보여 국민들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그로 인해 소금 등 사재기가 이어지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물음은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일본산은 말할 것도 없이 우리 바다에서 잡힌 해산물을 먹어도 되는지 의문이다. 이에 대한 답을 듣기 위해 지난 14일 서울 용산역에서 김혜정 지속가능발전연구센터 공동대표를 만났다. 다음은 김 공동대표와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지금 상황 매우 '위중'...일본 어민들과 주변국 반대 상관하지 않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초읽기 들어가”

"방사선을 방출하는 동안 생태계와 생물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김혜정 지속가능발전연구센터 공동대표.
"방사선을 방출하는 동안 생태계와 생물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김혜정 지속가능발전연구센터 공동대표.

- 일본이 12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위한 시운전을 시작했어요. 곧 오염수를 방류할 것 같은데 지금 상황 어떻게 보세요?

“지금 상황은 되게 위중하죠. 왜냐하면 일본에서는 일본 어민들과 주변국이 반대하고 있지만, 반대에 상관하지 않고 오염수를 예정대로 방류하겠다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라서요.”

- 왜 방류하려는 거예요?

“오염수 해양 방류가 가장 값싸고 쉬운 방법이니까 투기하는 건데요.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의 부흥과 원전 폐로를 위해 오염수를 방류할 수밖에 없다고 이유를 설명합니다. 그러나 저는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의 본질에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흔적을 없애고, 사고가 수습됐다는 걸 대내외적으로 보여주려고 하는 의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원전 사고가 지금 끝났나요?

“현재 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죠. 왜냐하면 2011년에 후쿠시마 원전이 수소 폭발하고 당시 3기의 원자로에 있는 핵연료가 다 녹아내렸거든요. 그런데 그 녹아내린 핵연료가 지금도 어떤 상태인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서 냉각수를 퍼붓고 있고, 핵연료와 접촉한 지하수와 빗물이 냉각수와 섞여서 방사능 오염수가 발생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실제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끝났다고 할 수가 없는 거죠.”

- 일본에서는 정수해서 내보내니 크게 문제없다는 입장인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요. 왜냐하면 일본 정부가 계속 삼중수소는 희석해서 내보내니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삼중수소는 오염수에 포함된 64개 핵종 중 하나에 불과해요. ALPS라는 다핵종 제거 설비는 삼중수소뿐만 아니라 반감기 5,730년인 탄소14도 원천적으로 제거하지 못하고 지금 오염수 탱크 안에 있는 72%의 오염수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걸로 확인되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실제로 희석해서 내보내면 문제가 없다는 일본 주장은 사실 바다로 나오는 방사능 총량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염수 안에 있는 다른 핵종들의 문제점은 드러내지 않고 삼중수소만 강조하는 거라고 볼 수가 있는데 사실 삼중수소도 아무리 희석해서 내보내더라도 총량에는 변함이 없을 뿐만 아니라 방사성 물질이라서 100년간 이상은 방사선을 뛰어요. 그러니까 당연히 방사선을 방출하는 동안 생태계와 생물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죠.”

“일본 정부가 계속 삼중수소는 희석해서 내보내니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삼중수소는 오염수에 포함된 64개 핵종 중 하나에 불과”

김혜정 지속가능발전연구센터 공동대표
김혜정 지속가능발전연구센터 공동대표

- 왜 삼중수소를 강조할까요?

“맨 처음에 일본 정부가 ALPS 시설을 가동하기 전에는 ALPS를 통해서 정화하면 삼중수소 말고 나머지 63개 핵종은 불검출 수준으로 다 제거할 수 있다고 발표했어요. 그런데 막상 ALPS 기계를 돌려보니까 삼중수소뿐만 아니라 다른 핵종도 제대로 걸러지지 않는 것이 확인됐어요. 그러니까 나중에는 말을 바꿔서 삼중수소 외의 핵종은 기준치 이내로 내보내겠다고 얘기를 했는데 실제로 2018년 8월에 도쿄전력이 인정한 바에 따르면 이 ALPS를 처리하더라도 탄소14, 스트론튬 90 그리고 요오드 129 같은 핵종이 기준치를 초과한 상태라는 것이 드러났어요. 그리고 그걸 통해서 ALPS 처리수가 한 번 돌려서 방사능 핵종을 기준치 이내로 제거할 수 없다는 게 확인이 됐잖아요. 그러니까 제가 볼 때 의도적으로 일본 정부가 삼중수소만 희석하면 되는 것처럼 반복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그걸 통해 나머지 핵종은 사람들이 생각을 못 하게 삼중수소만 마치 이 오염수 안에 있는 것처럼 그런 전략을 쓰는 거죠. 그래서 계속 삼중수소 처리수라고 하는 거예요.”

- 국민의힘 말은 중국도 원전 폐기물 방류하는데 왜 그건 말 안 하면서 일본만 문제라고 하느냐고 하는데.

“원자력발전소는 아무리 안전하게 가동하더라도 방사성물질을 방출합니다. 핵물질의 외부 유출에 대한 관리와 통제를 하는 상황이지만, 일본은 핵연료 용융으로 방사성물질의 발생과 방출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언제 끝날지 예측도 쉽지 않습니다. 정상 원전과 사고 원전의 차이는 방사성 핵종 방출에 대한 통제 여부인데, 단순히 삼중수소 발생만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오염수 안에는 삼중수소만 있는 게 아니고 나머지 63개 핵종도 같이 들어 있어요. 그리고 심지어 그중에 70% 이상은 기준치를 초과했습니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이 기준치 초과한 오염수를 앞으로 어떻게 해서 내보낼 거냐고 물어보면 그냥 ALPS로 재처리할 거라고만 얘기해요. 구체적인 계획이나 대안 제시를 못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정상적인 원전에서 나오는 거 하고 비교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 ALPS 처리는 안전한가요?

“지금 그 ALPS 성능이 문제 있다는 게 확인됐죠. 왜냐하면 원래 일본 정부는 ALPS 처리 시설 가동하기 전에는 ALPS 통해서 오염수 정화하면 삼중수소를 제외한 다른 핵종은 불검출 수준으로 핵종 제거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삼중수소 말고 탄소14도 원천적으로 제거 못 합니다. 나머지 핵종들도 지금 72%가 기준치를 초과했기 때문에요. 원래 일본 정부가 약속했던 ALPS 성능이 확인되지 못하고, 고장도 많이 났잖아요. 그리고 스트론튬 90은 기준치를 2만 배 가까이 초과했는데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보기 힘든 거죠. 그리고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서 냉각수를 주입하고 지하수와 빗물이 오염수하고 섞이고 이렇게 해서 오염수가 계속 발생한단 말이에요. 그럼, 앞으로 원전을 폐로할 때 나오는 오염수 포함해서 수십 년이 될지 백 년 이상이 될텐데 ALPS가 제 기능을 할지는 검증하기 어려운 상황인 거죠.”

- 일각에서는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돌아서 오니 우리는 직접적인 타격이 없을 거라는 주장도 있던데.

“우리나라 한국 원자력 연구원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올해 2월경 그런 발표를 했는데 그 발표는 전적으로 일본 정부 자료에 의존한 거예요. 삼중수소 외에는 문제가 없다는 일본 정부 자료를 근거로 했기 때문에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봅니다.

반면에 독일의 헬름홀츠 해양연구소 같은 경우에는 후쿠시마 오염수가 해양 방류되면 7개월 안에 제주도 근해에 도착하고 18개월 정도 지나면 동해 대부분에 닿을 거라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고 또 2018년에도 일본의 가나자와, 후쿠시마, 히로사키 3개 대학 연구진이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후쿠시마 오염수가 해양으로 방류되면 1년 안에 한반도 해역에 도착할 것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발표한 적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타격이 없다는 건 일본 정부의 주장이라고 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어류 가운데도 회유성 어종이 있어요. 회유성 어종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는 해역까지도 왔다 갔다 해요. 어류에 국경이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오염수가 방류되면 우리 해안에서 잡히는 어종 중에 후쿠시마 오염수에 영향을 받는 지역으로 이동하다가 와서 잡힐 수도 있는 상황이 될 수 있어요.”

“IAEA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기구가 아니라 편향적이고 정치적인 기구일 뿐”

-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우리 정부 태도는 어떻게 보세요?

“진짜 심각하죠. 지금 정부 여당이 나서서 후쿠시마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홍보하고 있잖아요. 특히 국무총리가 국회에서 기준치를 충족하면 오염수를 마실 수 있다고 한 발언 할 말을 잃게 했습니다. 정말 일본 총리도 그렇게는 얘기 안 해요. 그런데 한국의 총리가 나서서 오염수 마실 수 있다고 하고 또 여당이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려를 괴담이라고 공격합니다. 총리는 심지어 괴담을 퍼뜨리면 사법처리까지 할 수 있다고 겁박합니다. 정부의 이러한 태도는 국민 여론을 잠재우면서 안전성 홍보를 통해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강행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수순을 밟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 정부는 IAEA 검증 결과가 나오면 그걸 따르겠다는 입장인 것 같은데.

“그게 지금 일본이 쓰는 전략이거든요. IAEA 사무총장은 일본 정부가 21년 4월에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하겠다.‘라고 결정 발표하자마자 이 해양 방류 결정은 국제 관행에 부합한다는 논평을 냈어요. 그해 7월에 IAEA와 일본 정부가 협약을 맺고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안전성 검토 TF를 꾸렸는데 지금까지 6차 보고서까지 나왔어요.

분명한 것은 IAEA 검토팀의 목적은 오염수 해양 방류의 기술적 지원을 위해 만들어졌어요. 오염수 안전성 검토팀은 애초부터 중립성과 객관성을 상실한 것입니다. 업무의 범위도 일본 정부가 위임한 내용에 한해 안전성 검토를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는 녹아내린 핵연료 잔해가 완전히 차폐되거나 처리된 이후 종료되지만, IAEA는 원전의 종합 폐로 활동을 오염수 해양 방류 안전성 검토 범위에서 제외했습니다. 원전폐로가 100년이 더 걸릴 수도 있는데, 오염수 해양 방출 기간을 30년으로 전제하고 안전성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의 ALPS 처리 오염수 방출 결정은 IAEA 검토범위에서 벗어난다고 전제하면서도 해양 방출의 정당을 옹호하고 있습니다. IAEA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기구가 아니라 편향적이고 정치적인 기구일 뿐입니다.”

- 현 정부 입장은 문재인 정부 입장 이어받아 한다는 건데.

“시민의 입장에서 전 정부하고 지금 정부와 입장이 다르다거나 맞다는 건 의미 없어요. 오염수 방류는 어떤 정부와 관계없이 막아야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문재인 정부 말기쯤에 이게 해양 방류하겠다고 결정했는데 그때는 어쨌든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하는 것을 검토하라는 지시도 했었고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어요. 전 정부하고 현 정부가 입장이 다르다 맞다는 건 정치권의 논쟁이고 국민들에게 중요한 것은 오염수가 해양으로 방류되는 걸 정부가 나서서 막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측정 실태에 대한 정보 공개, 정확하고 신속하게 해서 국민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정부와 지자체가 국민이 즐겨 먹는 수산물과 우려하는 식품에 대한 방사능 측정을 촘촘하게 집중적으로 해서 국민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김혜정 지속가능발전연구센터 공동대표.
"정부와 지자체가 국민이 즐겨 먹는 수산물과 우려하는 식품에 대한 방사능 측정을 촘촘하게 집중적으로 해서 국민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김혜정 지속가능발전연구센터 공동대표.

- 정부가 15일부터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매일 브리핑하는 건 어떻게 보세요?

“한국 정부가 나서서 후쿠시마 오염수 안전성 홍보하려는 것이잖아요. 정말 하다 하다 정부가 나서서 일본 정부도 하지 않는 이런 것도 하네요. 일본 정부는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지난 3월 대통령이 일본 방문 중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전 한일의원연맹 회장이 오염수 방류에 대한 한국 정부의 이해와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 철폐 요청과 관련하여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해 나가겠다‘고 했는데, 그 답변을 실천하는 거네요. 실제 1, 2차 브리핑에서 오염수 안전성 관련 설명을 주로 했는데, 정부가 일본 정부를 대변해서 과학적 팩트라며 기술적 수치로 설명한다고 오염수에 대한 불안이 해소되는 것이 아닙니다.”

- 가장 관심은 일본 원전 오염수가 방류됐을 때 해산물 먹어도 되느냐인 것 같은데.

“지금 우리나라는 2013년 9월부터 방사능에 오염된 일본산 식품은 수입을 규제하고 있잖아요. 현재는 방사능에 오염된 일본산 식품이 식탁에는 못 올라오는 상황이에요. 하지만 만약 오염수 방류를 한국 정부가 용인하게 되면 방사능오염 수산물이 식탁에 올라올 수 있는 상황이 초래됩니다.

2015년에 일본이 수산물 수입 규제가 부당하다고 한국 정부를 상대로 WTO에 제소했잖아요. 1심에서는 우리나라가 패소했고 2019년 4월 상소심에서 우리가 승소했단 말이에요. WTO가 승소 판결할 때 ’수산물을 둘러싼 생태 환경도 포괄적으로 고려해야 된다. 오염수 방류라는 특수한 조건에서 한국 수산물의 수입 규제는 정당하다‘고 했습니다. 만약에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용인하게 되면 후쿠시마 주변 수산물 수입 금지나 방사능오염 식품 수입 규제 근거가 상실될 수 있습니다.

또 지금 당장 오염수가 방류될 거라는 것만으로도 소금이나 김, 멸치 사재기하잖아요. 그래서 가장 직접적으로 어민들, 수산업계가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거 같아요. 그리고 수산물 기피 현상, 수산물 불신, 일본 수입 규제 이전처럼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아예 수산물을 먹이지 않는 일들이 벌어질 수 있겠죠.”

- 그러니까 오염수 방류됐을 때 일본산 말고 우리 수산물은 먹어도 될까요?

“오염수 방류로 인해서 미치는 영향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어요. 오염수가 방류됐다고 당장 우리나라 근해의 해산물을 못 먹는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벌써 일본산 유무를 떠나서 수산물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염수 방류가 계속되면, 우리나라 근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생물축적을 통한 오염, 회유성 어종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 이전에 방사능 조사를 해보면, 상대적으로 방사성물질 검출률이 높은 수산물이 나왔어요. 저희가 유통 중인 식품 방사능 조사를 통해 방사성물질이 자주 검출되는 식품은 어린이 급식 재료 선택할 때 참고해야 한다는 보고서도 내기도 했는데요. 지금으로선 정부와 지자체가 국민이 즐겨 먹는 수산물과 우려하는 식품에 대한 방사능 측정을 촘촘하게 집중적으로 하도록 하고, 측정 실태에 대한 정보 공개도 정확하고 신속하게 하도록 해서, 국민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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