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직의 축구 이야기

멀티골 터트리며 팀에 승리 안긴 조규성(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멀티골을 터트리며 팀에 승리 안긴 조규성(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의 자책골로 앞서간 강원...조규성 두 골로 역전 승리 견인

6월 11일 일요일 오후,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18라운드 강원FC 대 전북 현대의 경기가 열렸다. 원정팀 전북이 조규성의 멀티골에 힘입어 승리를 거두며 승점3을 따냈다. 선제 실점 후 역전에 성공한 전북은 시즌 첫 3연승을 달렸다.

최용수 감독의 홈팀 강원FC는 3-4-3 전형으로 시작했다. 김대원 이정협 양현준이 공격을 이끌었다. 김두현 감독 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원정팀 전북은 4-4-2 전형을 꺼냈다. 조규성과 하파 실바가 공격 1선에 위치하고 주로 중앙 수비를 보던 구자룡이 오른쪽 풀백으로 나왔다.

전반에 전북이 여러 차례 슛을 날리며 강원을 밀어부쳤다. 강원도 몇 차례 역습 기회가 있었지만 이렇다 할만한 장면을 만들지는 못했다. 후반 시작하면서 전북은 하파 실바와 한교원을 빼고 문선민과 정우재를 투입했다. 선제 득점은 강원의 몫이었다. 후반 1분 강원의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전북의 자책골이 나왔다. 구자룡의 몸에 맞고 들어간 것으로 기록됐지만 최종적으로 정태욱의 자책골로 확인됐다. 

13분, 전북이 조규성의 왼발 골로 따라붙었다. 시즌 초반 부상 탓에 어려움을 겪던 조규성이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전북의 선수 교체가 있었다. 이동준과 맹성웅이 나가고 문선민과 김건웅이 들어왔다. 16분 강원도 선수 교체를 가져갔다. 김대우와 김진호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31분 김진수와 조규성의 연이은 슛이 강원 골키퍼 이광연의 선방에 막혔다. 32분, 조규성이 헤더로 두 번째 골을 만들었다. 김진수의 왼발 크로스에 조규성이 머리를 갖다 댔고, 강원 수비수 머리 맞은 공이 굴절되며 골로 연결됐다. 35분 강원이 좋은 기회를 놓쳤다. 갈레고의 미사일 같은 왼발 슛이 전북 골대 맞고 튕겨 나왔다. 44분, 김두현 감독 대행은 조규성을 빼고 구스타보를 투입했다. 추가시간 4분이 주어졌지만 더 이상의 득점 없이 경기가 마무리됐다.

위기의 팀 잘 이끈 김두현 감독 대행과 작별...새 감독에 단 페트레스쿠 부임

전북 현대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하는 단 페트레스쿠(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 현대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하는 단 페트레스쿠(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 뒤 수훈 선수 인터뷰에 나선 조규성은 첫마디로 김두현 감독 대행을 언급했다. “감독님이 오늘 마지막 경기여서 경기 전에 선수들끼리 유종의 미를 거둬서 행복하게 떠나시게 하자는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또 “팬들이 먼 원정길인데도 꽉 채워주셔서 고맙고, 승리의 기쁨으로 가시게 돼 기쁘다”며 웃었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리그 5위로 뛰어오르며 상위권 그룹에 진입했다. 반면 강원은 강등권 위치인 11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18라운드를 마친 K리그1 팀들은 이제 A매치 휴식기에 들어간다. 초반에 부진했던 팀들이 휴식과 재정비를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할 때다. 전북 현대 구단은 9일 SNS를 통해 루마니아 출신 단 페트레스쿠 감독 선임을 알렸다. 구단의 7번째 감독이자 외국인 감독으로는 2019년부터 2년 동안 팀을 이끈 포르투갈 출신 조제 모라이스 감독에 이어 두 번째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이탈리아와 잉글랜드 등지에서 수비수로 선수 생활을 했고 루마니아 국가대표를 거쳤다. 2003년부터 지도자로 나서 러시아 중국 루마니아 클럽 감독을 거쳤다. 오는 14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팀의 목표와 운영 방안 등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루마니아 매체에 따르면 페트레스쿠는 “전북 현대의 기술 고문으로 있는 옛 동료 디 마테오가 전화로 전북의 감독직을 제안했다”며, “전북 현대가 2년 반 안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다시 우승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페트레스쿠 감독이 어떤 색깔의 축구를 펼쳐 보일지 팬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팀 떠나는 김두현 감독 대행...“선수들과 팬들께 고맙다” 인사

팬들의 응원 속에 팀을 떠나는 김두현 감독 대행(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팬들의 응원 속에 팀을 떠나는 김두현 감독 대행(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한편 새 감독이 부임함에 따라 그간 위기의 팀을 훌륭하게 이끈 김두현 감독 대행은 팀을 떠나게 됐다. 이운재 골키퍼 코치도 팀을 떠난다. 전북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박원재 코치는 팀에 남아 새 감독과 선수단의 가교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행은 팀의 지휘봉을 잡은 뒤 리그 8경기에서 5승2무1패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던 팀을 구해냈다. 특히 전주성에서 열린 16라운드 울산과의 ‘현대가 더비’ 2:0 승리는 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듯하다.

춘천송암스포츠타운의 원정석을 가득 채운 전북 팬들은 경기 뒤 김두현을 연호했다. 김두현 대행은 “전북의 힘을 보여준 것 같다. 팬들에게 기쁨을 드려서 좋고, 좋은 추억을 안고 가게 돼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날 춘천을 찾아 팀의 승리를 응원한 전북의 한 팬은 “김두현 대행의 지도자 역량이 활짝 피어나기를 기대하고 전북 현대와의 인연도 계속되기를 바란다”며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김병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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