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직의 축구 이야기

전북 현대가 포항 스틸러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승점 3점을 따낸 홈팀 포항은 리그 4위, 원정팀 전북은 리그 7위의 순위를 유지했다. 포항은 2위 서울, 3위 제주와 27점으로 승점이 같아졌지만 골득실에서 뒤졌다.
경기는 연휴의 마지막 날인 29일 오후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렸다. 두 팀의 리그 15라운드 경기였다. 굵은 빗줄기가 퍼붓는데도 포항스틸야드에는 14,377명의 관중이 가득 들어찼다. 이날 경기는 포항 스틸러스 구단의 창단 50주년 기념 매치로 치러졌다.
창단 50주년 기념 매치에서 전북 현대에 승리한 포항 스틸러스...리그 4위
이회택 전 국가대표 감독과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포항 출신 ‘레전드’들이 구단의 초청을 받아 자리를 빛냈다. 포항은 그간 리그 우승 트로피를 다섯 차례 들어 올리는 등 K리그 전통의 강호로 자리매김해 왔다. 고인이 된 박태준 전 포항제철 회장의 축구 사랑이 배경에 있었다.
김기동 포항 감독은 4-2-3-1 포메이션으로 전반을 시작했다. 전북의 김두현 감독 대행은 4-1-4-1 전형을 꺼냈다. 이른 시간인 전반 10분 경 전북의 오른쪽 수비수 김문환이 근육 부상으로 경기장을 나가면서 전북의 흐름이 꼬이기 시작했다.

중앙 수비수 구자룡이 오른쪽 윙백으로, 수비형 미드필더 박진섭이 중앙 수비수로 내려섰다. 투입된 류재문은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에서 뛰었다. 포항이 시종 우세하게 경기를 풀어간 반면 전북은 답답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전반에 포항은 슈팅 7개에 유효 슈팅 4개를 기록했고 전북은 두 개의 슛을 날린 게 전부였다. 유효 슈팅은 없었다.
전북은 후반이 시작되면서 전반에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던 하파 실바를 빼고 포항에서 뛴 적이 있는 송민규를 투입했다. 하지만 선제 득점은 포항의 몫이었다. 21분, 중앙선 부근부터 전북의 왼쪽 측면을 돌파해낸 고영준이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을 만들었다. 고영준의 폭풍 질주와 개인 기량이 빛을 발했다.
두 팀의 선수 교체와 공방이 이어졌지만 골을 더 나오지 않았다. 포항은 구단 창단 50주년을 기념하는 경기에서 홈 관중들에게 짜릿한 승리를 선물했다. 전북은 연승 도전에 실패하면서 모처럼 살아나던 팀 분위기가 주춤하게 됐다.
전북의 다음 상대는 리그 선두를 질주하는 울산 현대다. 울산은 15경기를 치르는 동안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점 38점을 확보, 2위권 팀들과 격차를 벌리는 중이다. 두 팀의 16라운드 경기는 6월 3일 토요일 오후 4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김병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