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직의 축구 이야기

전북 현대가 24일 저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올해 FA컴 대회 첫 경기를 치렀다. ‘2023 하나원큐 FA CUP’ 16강전에서 파주시민축구단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구스타보가 무려 네 번이나 골 폭죽을 터트렸다. 5:2로 전북이 승리했지만 연장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이었다.

잉글랜드에서 유래한 FA컵 대회는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성인 축구의 최강 팀을 가리는 대회다. 우승팀에게는 상금 3억 원과 다음 해 열리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할 자격이 주어진다.

연장까지 가는 접전...‘해결사’ 구스타보 네 골로 8강 진출 이끌어

구스타보는 발과 머리로 무려 네 골을 넣었다(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구스타보는 발과 머리로 무려 네 골을 넣었다(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초기에는 동호인, 직장, 대학 팀도 참가했으나 2020년부터 대한축구협회에 등록한 K리그1부터 5부 리그까지의 팀만 참가하는 것으로 규정이 바뀌었다. 현재 K리그1은 12팀, K리그2는 13팀, K3리그는 15팀, K4리그는 10팀, K5리그는 8팀이 리그를 운영하고 있다.

총 58개 팀이 참가해 단판 토너먼트로 승부를 가린다. 결승전만큼은 홈과 어웨이 경기를 치러 최종 우승팀을 정한다. K리그1에서 10개 팀, K리그2는 5개 팀, K3리그는 1개 팀이 16강전에 참가했다. 이날 ‘거함’ 전북을 상대로 끈끈한 축구를 보여준 파주시민축구단이 K3리그에 속한 유일한 팀이다.

전북은 FA컵과 인연이 깊다. 2005년 첫 우승을 차지했고 이듬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며 ‘전북 왕조’의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도 우승컵을 들어 올렸으며 수원 삼성과 함께 5회로 FA컵 최다 우승팀이기도 하다.

파주는 객관적인 전력 차이를 감안해 수비를 두텁게 하며 신중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하지만 마냥 내려서기만 한 것이 아니라 간간이 역습을 시도하며 만만찮은 실력을 보여줬다. 29분 류재문의 패스를 받은 구스타보가 첫 골을 성공시켰다. 33분 파주가 동점골을 만들었다.

프리킥 상황에서 우석대 출신 곽래승 선수가 머리로 전북의 골망을 갈랐다. 4분 뒤 구스타보가 두 번째 골을 만들었다. 전북이 2:1로 앞선 채 전반전이 끝났다.

후반 들어서도 전북이 경기를 주도했지만 파주도 끈끈하게 버티며 역습을 시도했다. 12분에 파주가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성정윤이 다이빙 헤더로 골을 넣었다. 김두현 감독 대행은 곧바로 교체 카드를 꺼냈다. 한교원이 나가고 문선민이 들어왔고 뒤이어 박진섭과 조규성도 그라운드를 밟았다.

전북 FA컵 8강전 상대 '광주FC'

전북 현대의 에이스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송민규(사진=전북현대모터스 제공)
전북 현대의 에이스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송민규(사진=전북현대모터스 제공)

2:2 동점으로 90분이 지나가고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연장 전반 12분 송민규의 크로스를 구스타보가 머리로 받아 넣었다. 구스타보의 해트트릭이었다. 연장 후반 5분에 수비수 박진섭이 역시 헤더로 팀의 네 번째 골을 만들었다. 김진수의 크로스가 정확했다. 4분 뒤에는 조규성의 패스를 받은 구스타보가 왼발로 네 번째 골을 작렬했다.

‘포트트릭’을 완성한 구스타보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파주는 실점이 적고 조직력이 좋은 팀이라고 들었다. 어려운 경기였지만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승리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연장 혈투를 치른 전북은 주말 리그 경기를 위해 빠르게 체력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한편 전북의 FA컵 8강전 상대는 광주FC로 정해졌다.

/김병직 기자

저작권자 © 전북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