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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혁명과 4·19혁명에 관한 주요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으로 최종 지정됐다. 

18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유네스코는 이날(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본부에서 열린 집행이사회에서 한국이 신청한 ‘동학농민혁명 기록물’과 ‘4·19혁명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최종 승인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 측은 앞서 두 기록물에 대해 등재를 권고한 바 있다. 이번 기록물 등재로 한국의 세계기록유산은 총 18건으로 늘었다.

민주주의 실험 가치, 국제적으로 인정...주목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동학농민군 임명장'(사진=문화재청 제공)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동학농민군 임명장'(사진=문화재청 제공)

특히 반봉건과 자주를 외친 민중들의 자생적 투쟁과, '집강소'로 상징되는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민주주의 실험 가치가 국제적으로 인정됐다는 점에서 주목 받는다.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한국 사회의 근대적 전환기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았다.

동학농민혁명 당시 조선 정부와 동학농민군, 농민군의 진압에 참여한 민간인, 일본공사관 등이 생산한 자료를 아우르는 기록물은 총 185점이다. 이는 조선 백성이 주체가 돼 자유·평등·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지향한 ‘기억의 저장소’로서 세계사적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1894년 갑오년부터 이듬해인 1895년 사이에 이어진 동학농민혁명은 분투의 과정을 모은 당대 기록물들이 앞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권고를 받아 왔다. 앞서 문화재청 등은 동학농민군 임명장과 회고록, 녹두장군 전봉준의 재판기록들, 진압에 나선 조선 관아와 민간의 기록까지 전국 11개 기관에서 보존해 온 문서 185점, 1만 3,000여면 등의 기록물들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준비해 왔다.

동학농민혁명 정신, 4·19혁명과 함께 '세계적 공유' 토대 마련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중 전봉준공초(사진=문화재청 제공)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중 전봉준공초(사진=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 관계자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역사적 사건에 대한 기록물들”이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를 넘어 전 세계 인류가 배우고, 기억해야 하는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동학혁명기념재단과 문화재청은 4년 전 국가기념일 지정에 이은 유네스코 등재를 통해 혁명의 국제 위상을 높이고 세계인과 그 정신을 공유할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유네스코가 승인한 4·19혁명 기록물은 1960년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학생 주도의 민주화 운동 관련 자료 1,019점을 모은 것으로 국가기관과 국회·정당의 자료, 언론 기사, 개인의 기록, 수습조사서, 사진과 영상 등으로 구성된 이 기록유산은 4·19혁명의 원인과 전개 과정, 혁명 직후의 처리 과정을 보여준다.

4·19혁명 기록물은 무고한 학생과 시민 186명이 사망하고 6,000여명이 부상당하는 등 엄혹한 독재 치하에서도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시민들이 비폭력으로 끝까지 저항해 민주 정부의 열망을 실현한 역사를 기록한 의미가 있다. 특히 제3 세계에서 최초로 성공한 비폭력 시민혁명이자 유럽의 1968년 혁명, 미국의 반전 운동, 일본의 안보 투쟁 등 1960년대 세계 학생운동에 영향을 미친 시발점으로도 평가 받는다.

한국은 1997년 훈민정음 해례본과 조선왕조실록을 처음 세계기록유산에 등재시킨 뒤 승정원일기·직지심체요절(이상 2001년), 조선왕조 의궤·해인사 대장경판 및 제경판(이상 2007년), 조선왕실 어보와 어책·국채보상운동 기록물·조선통신사 기록물(2017년) 등을 목록에 올린 바 있다. 세계기록유산은 유네스코가 전 세계에 있는 서적(책), 고문서, 편지 등 귀중한 기록물을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해 1997년부터 2년마다 선정하고 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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