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직의 축구 이야기

5월 중순의 화창한 일요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구장. 홈팀 인천 유나이티드와 원정팀 전북 현대가 ‘하나원큐 K리그1 2023’ 13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올 시즌 두 번째 만남이었다. 전북의 홈에서 열린 첫 번째 맞대결에서는 전북이 2:0으로 승리한 바 있다.
시즌 전 예상과 다르게 12라운드를 마친 상태에서 양 팀의 성적은 좋지 못하다. 지난해 4위까지 올랐던 인천은 3승 3무 6패로 10위, 우승 후보 전북은 4승 2무 6패로 8위에 위치했다. 앞선 경기에서 3:0 승리를 거둔 전북보다 연패를 당한 인천이 더 절박한 심정으로 경기에 나섰다.
인천의 조성환 감독은 3-4-3 포메이션으로 전반을 시작했다. 김보섭 에르난데스 이명주가 최전방에 서고 신진호 문지환이 중원에, 강윤구 김준엽이 좌우 날개에 위치했다. 델브리지 권한진 김동민이 수비진에, 이태희가 골키퍼로 나섰다.
전북 현대 김두현 감독 대행은 4-1-4-1 전형으로 맞섰다. 하파 실바가 맨 앞에서 골을 노리고 문선민 이수빈 백승호 안드레 루이스가 공격 2선에 위치했다. 맹성웅 구자룡 정태욱 최철순이 수비하고 김정훈이 골문을 지켰다.
전반 1분 인천의 신진호가 첫 슈팅을 날렸다. 2분 뒤 전북의 맹성웅이 허벅지를 다쳤다. 맹성웅은 조금 더 뛰었지만 결국 부상에서 복귀한 김진수로 교체됐다. 김진수는 지난 3월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다쳐 경기에 나서지 못하다 오랜만에 경기장을 밟았다.
전북이 점유율과 슈팅에서 앞섰지만 골은 터지지 않았다. 전북 선수들의 연이은 슈팅을 이태희 골키퍼가 잘 막아냈다. 득점 없이 전반전이 끝났다.

후반 시작과 함께 전북의 에르난데스와 최철순이 빠지고 이동준과 류제문이 들어왔다. 인천도 선수를 교체하며 변화를 줬다. 20분 김보섭이 나가고 제르소가, 28분 강윤구와 신진호를 대신해 정동윤과 이동수가 들어왔다.
78분 하파 실바 빠지고 구스타보가 투입됐다. 후반 막바지 인천이 파상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선수들이 사력을 다했음에도 추가 시간 5분까지 끝내 골은 터지지 않았다. 두 팀은 결국 승점 1점씩을 나눠 가지며 경기를 마쳤다.
골이 나오지 않았을 뿐이지 혈투나 다름없는 경기였다. 이날 1만 5,738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올 시즌 인천 홈 경기 최다 관중이다. 원정 응원석을 가득 메운 전북의 팬들은 이날도 힘찬 응원가와 함성으로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김병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