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종의 서평

조성민 교수의 '정의는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처럼' 책 표지(좋은땅, 2021)
조성민 교수의 '정의는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처럼' 책 표지(좋은땅, 2021)

몇 달 전 서울 시청 앞에서 조성민 교수님을 처음 만났어요. '윤석열 퇴진'을 외치는 촛불 집회였습니다. 조용하고 사려 깊은 표정에서 조 교수님의 맑은 인품과 학문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어요. 조성민 교수님은 한국교원대에서 윤리를 연구하고 가르치시다 퇴임하신 분이었어요.

학창시절에는 서울대와 미국 뉴욕주립대(버팔로)에서 공부를 하셨더군요. 《권리의 근거》 등 여러 권의 책을 저술하셨고, 중학교 ‘도덕’과 고등학교 ‘도덕’ 및 ‘생활과 윤리’ 등 여러 권의 교과서를 대표로 집필하셨습니다.

조성민 교수님의 책, <<정의는 도도하게...>>는 노학자의 인생을 담은 책이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바르고 따뜻한 눈길을 느끼게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화두도 있는데요. 인권과 정의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인권과 정의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라는 점을 확신하게 됩니다. 교수님의 깊은 성찰 덕분이지요.

책의 앞부분은 조 교수님의 인생이야기입니다. 그 안에 학문의 여정에서 겪은 역경도 있고 고난의 흔적도 역력합니다. 저 역시 평생 공부만 하고 살아서 그런지 조 교수님의 경험담이 남의 일로만 보이지 않았어요. 조 교수님은 어린 시절부터 대단히 비판적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았던 것 같아요. 역시 크게 될 나무는 떡잎부터 달랐던 것 같습니다.

조성민 교수의 '정의는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처럼' 책 표지(좋은땅, 2021)
조성민 교수의 '정의는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처럼' 책 표지(좋은땅, 2021)

책의 후반부에 접어들면, 조 교수님은 현대 한국 사회의 이슈를 날카롭게 그려냅니다. 우리를 괴롭히는 많은 문제는 결국에 인권과 정의의 문제라는 관점입니다. 사안마다 교수님의 통찰과 헤안이 빛나고 있어요. 문제점만 신랄하게 파헤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일일이 대안을 고민하고 제시한 점에서 돋보이는, 참으로 대단한 노작(勞作)입니다!

평생 윤리와 도덕을 고민한 노 교수님이 이제는 길거리로 나와 “목소리”를 내고 계신다는 점이 참 인상적입니다. 정말 숩지 않은 일이거든요. 조 교수님은 제게도 이 책을 통해 말을 거십니다. “어서 나와 함께 인권의 목소리를 내자!” 예, 교수님!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지금 진행 중인 귀찮은 일만 좀 마무리하면 꼭 뵈러 나갈게요.

“정의는 강물처럼 도도하게 흘러가기 마련”이라는 조성민 교수님의 말씀, 곧 현실이 되리라 믿습니다. 세상 전체가 그렇게 바뀌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지만 나의 마음, 우리의 각오도 엄연한 현실인 것이니까요. 

/백승종 객원논설위원(역사학자, 전 서강대 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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