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구의 '생각 줍기'

전북일보에 ‘전북고교총동창회연합회 정기총회 개최’라는 기사가 올라왔기에 보다가 생각나는 바 있어서 몇 자 적어봅니다. 전북에는 100여 개의 고등학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북지역 고등학교 동창회 회장들이 전북의 교육발전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는 기사를 보니 참석한 고교동창회가 13개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13개 학교 중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기존 전통 고교인 전주고와 전주여고, 익산의 남성고와 이리여고, 군산의 군산고와 군산여고 동창회 등은 빠져있어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고교에 시험을 보고 들어간 비평균화 세대라 그런지 연합회에 가입한 학교 중 신흥고와 해성고 그리고 전라고 등 제가 고교 입학 당시 후기였던 학교들이 주축이 되는 것 같은 느낌에 전라북도는 고교동창회연합회도 ‘전기 리그(League)’가 따로 있고 ‘후기 리그(League)’가 따로 있는지, 아니면 ‘1부 리그’가 있고, ‘2부 리그’가 별도로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당연히 그렇지 않겠지만 말입니다. 아니면 기존 전통 명문고들은 독자적인 동문회를 하더라도 참석하는 인원이 많아 연합회와는 섞이고 싶지 않아서 그런 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전주시의 경우 1979년도에 고교 평균화가 되었으니 올해가 고교 평균화 44년째가 되는 해입니다. 그러니 기존 전통 고교 동문 중에는 이제 평균화 세대가 훨씬 많기 때문에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연합회에 가입하여 다른 학교 동문들과 함께 전북의 교육 발전을 도모하는 게 맞는 건 아닐까요? 

2010년 2월에 서울에서도 비슷한 ‘재경전북고교동문협의회’가 출범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전라북도 도지사를 지냈던 강현욱 새만금위원회위원장(군산고 출신)을 초대 회장으로 추대하면서 기존 명문고인 군산고, 남성고, 전주고 동문들이 주축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초창기라 그런지 20개의 남자 고등학교 동문회로만 구성되었습니다. 당시 저도 기쁜 마음으로 해당 카페에 가입하여 글도 열심히 올리며 활동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아무런 공지도 없이 카페는 휴면 계좌가 되었고, ‘재경전북고교동문협의회’는 사라졌습니다. 

사정이야 있어서 협의회가 진행이 안 되었으면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활동을 잠시 중단한다든지 가타부타 말은 있어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당시 재경에서는 주류에 끼지 못한 일부 학교 동문회에서 우리가 협의회에 들어가 봐야 들러리나 서지 않겠느냐 하면서 참여에 적극적이지 않아서 그렇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당시 재경협의회의 출범 목적도 고향인 전북의 경제발전과 인재 양성 등을 모색하기 위한다는 명분이었는데 이를 포기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현재 전북에서 출범한 연합회의 목적도 전북의 경제발전 지원, 우수한 인재 발굴, 도내 고교 발전 지원방안 강구, 전북 문화예술 홍보 확산 등인데 기존 전통 고교들의 참여가 이렇게 부족하니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전북에는 과거 명문 고교 출신의 뛰어난 인재들은 많은데 전라북도의 도세는 왜 이렇게 예나 지금이나 항상 꼴찌의 불명예를 벗어나지 못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글·사진: 이화구(CPA 국제공인회계사·임실문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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