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지역, 다른 언론-볼만한 뉴스(40)
광주·전남을 중심으로 남부지역에 최악의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주요 상수원이 바닥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제한 급수가 현실화되고 상수원인 댐의 저수율이 역대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런데 최악의 가뭄 현상으로 지역민들이 고통을 감내하며 절수운동을 확산해 나가는 광주·전남지역과 조선일보가 가뭄 원인을 놓고 ‘가짜 뉴스’ 진위 공방을 벌이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한주를 달군 광주·전남의 가뭄 관련 주요 의제들을 톺아본다. /편집자 주
조선일보 “문재인 정부, 금강·영산강 5개 보 해체와 상시 개방 결정 내리면서 5,280만 톤 물 손실 발생” 주장

조선일보는 지난 3일 1면 머리기사로 ‘문 정부가 없앤 광주시민들 40일치 물’을 내보냈다. 신문은 이날 1면 외에도 3면에서 ‘임실 물안개길 '흙먼지길'로…호남 농가들 "보에 물만 뒀어도"’, ‘가뭄심한 15개 시군, 모두 호남에 몰려’, ‘4대강 사업서 빠진 섬진강…비오면 홍수, 안오면 가뭄’이라는 3꼭지의 기사로 가득 채웠다.
이날 신문은 1면에서 “문재인 정부의 4대강 보(洑) 해체 결정 등 비상식적 물 정책이 호남권을 덮친 가뭄 피해를 더 키웠다는 분석이 2일 나왔다”며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이 한국수자원공사(수공)에서 받은 자료를 인용해 “문재인 정부가 금강·영산강 5개 보에 대한 해체와 상시 개방 결정을 내리면서 총 5,280만t(톤)의 물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기사는 “작년 2월 기상청은 ‘5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을 발표하며 물 부족 사태를 경고했다”며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보 수문 개방을 강행한 것이다”고 밝히는 등 극심한 가뭄 탓을 전 정부 탓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행각에서 잔뜩 묻어났다.
3면에선 3월 30일 찍은 사진이라며 “전북 임실군 옥정호 출렁다리 인근이 계속되는 가뭄에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이곳은 국내 최대 평야인 호남평야의 물줄기인 섬진강 상류 수원지다”고 의제를 전북지역에까지 확산시켜 보도했다.
“조선일보 보도는 가짜 뉴스...호남민 마음을 더욱 메마르게 한다”

조선일보 보도 이후 광주·전남지역 언론들이 일제히 반발하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 이목을 끌었다. 광주MBC는 이날 ‘강기정 “‘광주가뭄 문재인 탓’ 조선일보의 가짜뉴스 유감”‘이란 기사에서 “강기정 광주시장은 오늘(3일) 문재인 정부의 물 정책이 호남권 가뭄 피해를 키웠다는 조선일보 1면 보도에 대해 ’진단도, 해법도 모두 틀린 가짜 뉴스‘라고 지적했다“고 즉각 반박 보도를 했다.
기사는 ”강 시장은 이날 출입기자단과의 차담회에서 ’지역의 물 부족 원인은 극심한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 가뭄에 있다‘며 ’이를 4대강 보 수문 개방과 연결하는 것은 무리인데다 기사에 언급된 영산강은 광주 식수원의 식수원이 아니고, 영산강 취수 작업 역시 4대강과 무관하다‘고 잘라 말했다“고 강조하면서 “물 부족 대응을 위해 대대적인 물 절약 운동과 시설 개선, 인근 지역과의 동맹을 통한 대체수원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조선일보 보도는 호남민의 마음을 메마르게 한다고 꼬집었다”고 덧붙였다.
광주드림도 다음날인 4일 ’광주 가뭄이 영산강 보 개방 때문이라고?‘의 특집 기사에서 “광주지역의 가뭄 피해가 문재인 정부의 4대강 보 해체·개방 결정 때문이라는 일부 매체의 보도와 관련, 광주시와 환경단체 등이 일제히 반박에 나서 ’가짜 뉴스‘라고 지적했다”면서 “’광주시의 식수원은 영산강이 아닌 섬진강 수계여서 4대강과 관계가 없다‘는 점과 ’영산강 수계 수자원은 96%가 농업용수이고, 생활·공업용수로는 4%밖에 되지 않는 현실을 오도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산강 하천수 식수 사용...4대강 보 해체 결정과 관련 없다”

그러면서 기사는 “앞서 ‘조선일보’는 3일 자 보도에서 ‘문재인 정부가 금강 영산강 5개 보에 대한 해체와 상시 개방 결정을 내리면서 총 5280만 톤의 물 손실이 발생했다’면서 ‘광주 시민 146만 명의 식수를 공급하는 영산강에서만 1560만 톤의 물이 손실됐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강 시장은 이날 광주광역시청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영산강 승촌보 상시 개방 결정을 내리면서 총 1560만 톤을 손실했다’고 하는데 가정치를 계산법으로 넣은 것”이라면서 “영산강 승촌보의 최대 수위가 7.5m, 최저 수위가 2.5m인데 작년 수위 6m를 넘을 때 41번에 걸쳐 개방했고, 단순히 7.5m 수위에서 2.5m 수위를 뺀 1560만 톤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해명했다.
기사는 이어서 “‘영산강 하천수의 식수 사용’은 광주시 긴급 가뭄대책의 하나로 지난 3월 2일부터 시행됐다”며 “이와 관련 광주시는 ‘영산강 취수 장소도 승촌보가 아닌 승촌보로부터 약 14㎞ 거슬러 올라가는 영산강 상류로, 문재인 정부 4대강 보 해체 결정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고 강조했다.
기사는 “이 때문에 조선일보가 주장한 ‘영산강서만 물 1560만 톤 손실’은 승촌보와 죽산보의 최고수위에서 최저수위를 뺀 단순 계산방식이며, 특히 죽산보는 나주시에 위치하고 있어 광주시와 연계해 승촌보와 묶는 것은 억지”라는 반박 내용도 덧붙여 전했다.
환경단체 “조선일보 보도는 사실 관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왜곡 보도”
이날 광주환경운동연합도 관련 논평을 내고 “가뭄대책으로 영산강 4대강 보 운운은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는 신기루”라면서 “조선일보의 보도는 사실 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왜곡 보도”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성명에서 “광주시민 146만 명의 식수를 공급하는 영산강에서만 40일간 쓸 수 있는 1560만 톤의 물이 손실됐다"며 "승촌보·죽산보의 보 개방 운영이 가뭄 피해를 키웠다고 하는 보도는 무지를 넘어 사실을 왜곡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현재 광주·전남지역의 가뭄은 생활용수의 문제, 시민들이 씻고 마시는 수돗물의 문제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남탓 공방에 더욱 말라가는 광주·전남...국토 물 관리 효율화 논의는 지지부진”

전남일보는 5일 <취재수첩> ‘남탓 공방에 더욱 말라가는 광주·전남’의 기사에서 “2년째 비가 내리지 않는 최악의 가뭄 상황을 견디고 있는 광주·전남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캠페인 문구이지만 지역의 물 부족 상황을 먼 나라 이야기 듣듯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외지인들이 많다”며 “21세기에 물 절약 실천 운동이 무슨 세기말 캠페인이냐는 듯 선뜻 이해하지 못한다. 재난 상황을 지역 탓으로 돌리는 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 영산강 보 해체로 광주 시민들의 식수가 바닥났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항변했다.
이어 “영산강의 물은 3~4급수로 원래부터 식수로 부적합해 농업용수로만 사용했던 물이다”는 기사는 “가뭄으로 식수량이 줄자 지난달부터 광주시가 영산강의 물을 일부 취수·정수해 사용하고 있다”며 “광주·전남의 치수 대책이 후진적이라는 사실에도 공감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기사는 “현재는 국토의 물을 통합해서 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부재하고, 국토의 물 관리를 효율화할 수 있는 워터그리드 논의도 지지부진하다”고 꼬집었다. 이날 신문은 사설 ‘정부 “4대강 보 물그릇 활용” 논란 재점화’에서도 이 문제를 다뤘다.
사설은 “4대강 보를 물그릇으로 쓴다는 건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추진할 때 내세웠던 논리로, 사실상 문 정부에서 개방했던 보의 수문을 다시 막겠다는 것”이라며 “이처럼 정부와 지자체, 환경단체가 가뭄 원인과 대책에 대한 입장이 다른 상황에서 환경부가 이달 내 가뭄대책을 확정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영산강 보 존치와 해제를 둘러싼 갈등과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여운을 남겼다.
/박주현 기자

호남의 가뭄은 호남인들이 당면한 호남 지역의 문제다.
호남의 언론이라면 당연히 적극적으로 나서서 분석과 대응을 내놔야 할 문제인 것이다.
그런데 전북의 소리는 조선일보의 보도를 그대로 옮겨적으며 전달자 구실만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욕설도 아닌 비판댓글을 삭제하는 너희들의 대응은 실로 형편없구나.
전북의 소리가 아픈 곳을 찔렸다는 증거이며 비판에 귀막는 집단이라는 증거다.
집단지성의 힘을 존중한다는 좌측 상단의 배너는 폼으로 달아놨는가?
삭제할 때마다 같은 내용의 댓글을 더 강경하고 공격적인 수위로 재작성해 주마.
전북의 소리가 무엇을 하고자 하는 단체인지를 얼추 알아냈으니 어디 끝까지 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