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방역 당국이 지난 1월 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한 데 이어 20일부터는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 의무 착용을 해제했다. 이제 남은 건 병원과 약국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와 확진자 7일 격리뿐이다. 일상 회복이 거의 되어 간다.

2020년 1월 우리나라에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하고 3년이 지났다. 지난 3년을 되돌아보고 지금 방역해제 상황에 대해 들어보고자 지난 24일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이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고위험군들, 마스크 착용 안 하고 감염되면 지금도 중증으로 진행할 수도”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 지난 20일부터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어요. 현재의 방역 흐름 어떻게 보세요?

“지난 1월 말에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됐고 3월부터 대중교통도 풀리기 시작을 했는데 확진자 규모는 한 1만 명대에서 오가는 것 같아요. 중환자는 많이 줄어든 상태로 잘 유지가 되고 있어서 아직은 실내 마스크 해제에 의한 영향이 뚜렷하게 보이는 건 없다는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지금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했는데도 대부분이 마스크 착용하고 있기 때문인가요?

“대중교통에서 특히 아침이나 저녁처럼 사람이 많이 몰릴 때 거의 대부분 마스크 쓰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영향이 좀 덜한 것 같고요. 하지만 젊은 사람들 중심으로 사무실이라든지 식당 카페라든지 이런 데서는 거의 마스크 착용하는 분들이 줄고는 있어요.”

- 실내 마스크 착용하는 게 좋은지 아니면 안 해도 괜찮나요?

“많은 분도 감염됐고 접종도 했고 지금 유행 상황 자체가 심하지는 않으니까 건강한 사람이 마스크 착용 안 하는 건 그렇게 문제 될 것 같지 않아요. 문제는 아직도 유행이 완전히 잠잠해진 건 아니기 때문에 고위험군들 같은 경우에 마스크 착용 안 하고 감염되면 지금도 중증으로 진행할 수도 있고요. 고위험군을 돌보는 간병인이라든지 의료진 등이 있잖아요. 이런 분들은 본인이 감염되게 되면 본인의 직장에서 고위험군들의 감염을 시킬 수 있게 되잖아요. 그래서 고위험군과 고위험군을 돌보는 분들은 사람 많은 데 가실 때 마스크 착용을 계속 해주시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 교회 같은 종교시설은 어떤가요?

“교회들이 제일 먼저 마스크를 벗더라고요. 교회가 이런 방역 수칙 해제하면 빠르게 그러는 것 같아서 아쉽기도 합니다. 사실 교회에 어르신들이 많아서 고위험군들 많잖아요. 사실 교회는 좀 더 조심할 필요가 있기는 하거든요. 교회에서도 고령 어르신들 같은 경우에는 마스크 착용을 계속해 주셨으면 좋겠는데 그런 부분이 잘 안되는 것 같아요.”

- 코로나 초기엔 마스크 한번 쓰고 버리라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 요즘은 며칠씩 쓰는데 괜찮은가요?

“사실은 되도록 장시간 마스크 착용해서 벗으면 새 마스크 착용하라고 하고 있거든요. 특히 마스크가 젖을 정도로 되면 마스크를 반드시 갈아주는 게 좋습니다. 들고 다니고 마스크 여분을 몇 개씩 들고 다닐 수는 없는 상황이니까 적어도 하루에 한 번씩은 바꿔 주어야 되고요. 중간에라도 많이 젖는 상황이 되면 마스크는 바꿔 주어야 돼요.”

“병원·약국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는 좀 더 길게 가야”

-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가 예상보다 빨라진 것 같은데.

“마스크 법적 의무 해제와 관련해서는 2단계로 하기로 정부가 발표했었죠. 심각 단계가 경계 단계로 내려가는 정도면 하겠다고 했는데 전반적인 유행 상황 자체가 안정되다 보니 예상보다 한두 달 정도 빨라진 것 같아요.”

- 지금 남은 게 확진자 7일 격리 의무와 병원과 약국에서 마스크 착용인데 4월 말 WHO 결정 보고에서 마스크 해제를 검토하겠다는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아마 심각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낮추게 되면 본격적으로 얘기가 나올 것 같기는 한데요. 다만 확진자 7일 격리 문제는 정부가 준비를 해야 되거든요. 노동환경 자체를 빠른 기간 내 개선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코로나19로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 또는 확진된 경우는 병가를 받을 수 있게끔 상황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논의가 별로 없어서 문제고요.

그다음에 약국은 체류 시간이 길지 않으니까 문제는 안 될 것 같기는 해요. 하지만 약국도 어차피 환자들이 약 받으러 들르기 때문에 고위험군들이 많이 들리기도 하니 상당 기간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고요. 요양병원과 취약 시설인 장애인 보호시설 같은 곳 같은 경우 집단 발병 생기면 위험이 매우 크기 때문에 병원하고 약국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는 상당히 좀 더 길게 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 격리 의무 해제는 아직 아니라고 보세요?

“격리 의무는 준비해야 합니다,. 법적 의무가 해제되더라도 회사들이 자율적으로 병가를 줄 수 있는 형태로 가야 되거든요. 그런데 이 부분이 해결이 잘 안된다는 거예요. 자율적으로 병가를 줄 수 있을까요? 특히 중소기업 같은 경우나 영세기업, 소상공인 같은 경우 병가를 못 주고 자기 연가 쓰라는 상황이 될 수도 있고 노동 취약계층인 일용직 노동자나 플랫폼 노동자는 확진이 되어도 쉬지 못할 수도 있어서 피해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보완해서 진행해야 한다는 얘기죠.”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벗어났다 정도 선언...종료 의미는 아닌 것 같아”

"코로나19가 안정됐다는 정도이지 종식이나 종료를 얘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하는 이재갑 교수
"코로나19가 안정됐다는 정도이지 종식이나 종료를 얘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하는 이재갑 교수

- 지금 변이가 안 나오잖아요. 이대로 코로나가 끝날까요?

“코로나 변이는 사실 저희가 지금 눈에 띄게 생긴 게 없다는 거지 변이가 안 나오는 건 아니고 지금 상황을 완전히 뒤집을 만한 변이가 아직 안 나타난 것뿐이에요. 계속 변이 발생 여부는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재 오미크론을 뛰어넘을 수준 정도까지의 변이는 아직 안 나왔기 때문에 오미크론의 유행이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 WHO에서 올해 말 정도 코로나 종식 선언할 수 있겠다고 한 것 같은데.

“코로나19가 안정됐다는 정도이지 종식이나 종료를 얘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벗어났다 정도 선언할 수 있을 정도라고 WHO에서 얘기한 것 같습니다. 저도 그 부분은 동의합니다. 아주 심각한 상황으로 다시 가기는 어렵지 않을까 정도로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러나 종료의 의미는 아닌 것 같아요.”

- 코로나19의 종식은 아예 불가능한가요?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져야지 종식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데 그럴 만한 상황은 없을 것 같고 계절적인 유행 패턴으로 토착화되어서 계속 유행하지 않을까 생각하거든요. 2009년에 신종플루도 1년 크게 유행하고 그다음부터 계절성 인플루엔자로 토착화됐던 것처럼 코로나19도 토착화된 바이러스로 활동하기 시작을 하겠죠.”

-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는데 미세먼지가 또 문제되고 있잖아요. 마스크 계속 써야 하나요?

“지금 황사도 그렇고 미세먼지 때문에도 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꼭 필요한 상황이거든요. 특히 고령층, 영유아와 호흡기 질환이 있는 분들은 반드시 써야 하는 상황이라 어쨌든 미세먼지 때문에도 지금은 마스크 써야 되는 상황은 맞아요.”

- 미세먼지 마시면 어떤 게 안 좋은가요?

“일단 천식이라든지 만성 폐쇄성 폐 질환 같은 호흡기 질환이 있는 분들 같은 경우 미세먼지 자체가 그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하고 발작을 일으키기도 하는 상황들이 되기 때문에 그런 분들은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하고요. 또한 소아라든지 고령층 같은 경우 미세먼지 자체가 여러 가지 상황이어서 호흡기 감염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촉진할 수 있다는 얘기들이 계속 나오고 있거든요. 또 장기적으로는 암 발생과의 연관성에 대한 얘기도 사실 나오고 있어서 그 미세먼지가 계속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계속 잘해야죠.”

- 코로나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3년 2개월인데 되돌아보면 어떤가요?

“코로나19 같은 경우 우리가 이런 팬데믹 상황을 3년이나 겪어봤던 적이 없었잖아요. 처음에 매우 당황스러운 상황들도 발생했지만 그래도 정부하고 전문가들 또 국민들께서 함께 노력하면서 지금의 상황까지 올 수 있었거든요.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서 사망자라든지 경제적인 피해도 최소화하면서 잘 지냈기 때문에 이번 코로나19에 경험한 것들을 잘 기록하고 복기해서 추후 새로운 팬데믹이 올 경우 우리가 조금 더 낫게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을 준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언제가 가장 위기였다고 생각하세요?

“저는 위기가 두 번 정도로 생각하는데요. 첫 번째 위기는 백신 접종이 시작되지 않았던 2020년 겨울에서 2021년 1월까지 3차 유행 있었잖아요. 그때 유행은 커지는데 백신 접종이 매우 더디게 됐고 환자가 늘어나면서 중환자실이 부족해지고 의료 체계도 상당히 부담됐었던 그 시기였고요.

두 번째는 2021년 델타 변이가 유행하면서 오미크론 유행까지 이어졌잖아요. 델타 때는 중증 환자도 많이 발생해서 중증 병상은 상당히 부족한 상황도 생겼었고 오미크론 때는 너무 환자가 많이 발생하면서 우리 의료체계 자체가 많은 환자를 다 볼 수 있을 수 있나 할 정도로 힘들었던 적이 있어서 위기였다고 생각합니다.”

- 정부 대응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정부가 초반에 어수선하기는 했었지만, 질병관리청 중심으로 방향을 잘 잡았고 전문가들과 잘 협업하면서 큰 과오를 만들지는 않으면서 지금까지 잘 끌어왔다는 생각이 들고요. 재난 상황이 됐을 경우 취약계층이 더 어려워지고 힘들어지는 게 가장 큰 문제인데 취약계층에 대한 돌보는 부분들이 많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자영업자라든지 소상공인들 피해를 많이 본 분들에 대한 보상이 충분히 안 됐던 부분이나 요양원이나 요양병원 같은 곳에서 많은 사망자가 나왔던 부분이 아쉽습니다.”

“다음 팬데믹 위해 우리가 어떻게 준비해야 되는가에 대한 고민 해야”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 다음 팬데믹이 올 경우 고쳐야 할 부분이 있을까요?

“많죠. 사실 이번에 복기했었던 것 중에 많은 부분이 바뀌어야 합니다. 특히 의료 체계와 관련된 부분들은 중증 병상의 확보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할 수 있게끔 의료 체계를 상당히 준비시켜놓아야 합니다. 두 번째는 백신이라든지 치료제 개발과 관련돼 있어서 우리나라 내부의 역량을 키워야 되는 것은 아실 겁니다. 우리나라가 만든 백신이 있긴 하지만 만 대부분 주력으로 썼던 백신이나 치료제는 외국에서 들여온 거였잖아요. 백신과 치료제의 중요성도 이번에 깨달았으니까 내부 역량을 강화해서 만들 수 있도록 준비를 또 해야 될 것 같고요.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할 것 같아요. 초기에 정은경 청장님이 커뮤니케이션 잘해 주신 부분들 때문에 국민들도 안심하고 국민들도 잘했었던 것처럼 정부가 커뮤니케이션을 잘해서 위기 상황에서 국민들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알려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 지금 백신 접종 성황은 어떤가요?

“백신이라면 너무 안 맞으시니까 문제죠. 지금 너무 안 맞고 있어서 고위험군의 동절기 예방 접종률이 35%가 안 됐거든요. 상당히 우려돼요. 연례 접종화 될 건데 연례 접종화 됐었을 때 접종률을 올리는 부분이 큰 숙제가 될 것 같고요. 우리나라가 개발한 백신들 가지고 국내에서도 접종 가능하게 준비를 빨리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도 들고요.”

- 코로나가 감염병 위기 단계에서 하향 조정되면 백신 접종도 유료와 될 것 같아요. 그러면 지금보다 더 안 맞을 텐데.

“사실 그게 문제입니다. .그러나 어차피 코로나19도 앞으로 고위험군들에 대한 중증 예방이 가장 큰 목적이 될 거여서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 같기는 해요.”

-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해주세요.

“코로나19가 지역사회 내에서의 유행 부분이 많이 좋아져서 어느 정도 위기는 넘어섰다고 보고 있는데요. 병원이나 요양병원 취약 시설에서는 아직도 환자 발생하면 몇십 명씩 집단 발병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거든요. 취약 시설들 보호를 어떻게 잘할 건가에 대한 부분과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잘해야 합니다. 다음 팬데믹을 위해서 우리가 어떻게 준비해야 되는가에 대한 고민을 앞으로 잘해야 합니다.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고 오히려 더 열심히 준비해야 된다는 얘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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