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 소장
3월 8일에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열기가 과열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사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유력주자였던 나경원. 유승민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이 밀고 있는 후보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인 천하람 변호사가 당권에 뛰어들어 관심을 받고 있다.
전당대회가 2주도 안 남은 시점에서 판세를 짚어보고자 지난 24일 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 소장과 전화 연결해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함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대해 들어 보았다. 다음은 김 소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국힘 전당대회, 결선 투표 갈 가능성 아직 열려 있어”

- 지금 관심이 뜨거운 건 국민의힘 전당대회인 거 같은데 현재 상황 어떻게 보세요?
“원래 친윤들의 공포 정치에 의해 김기현 후보에 대한 일방적인 지지 선언으로 끝났어야 할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천하람이라는 메기의 출연으로 재미있어진 데다가 예상외의 황교안이라는 메기의 활약으로 그 재미를 더해가는 것 같습니다.”
- 만약 천하람 후보가 출마하지 않았다면 싱겁게 끝났을까요?
“지금 돌아가는 모습 보면 천하람 후보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황교안 후보가 그 몫을 메꿨을 것 같아요. 저는 천하람, 안철수 두 후보의 등장이 각각의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하고요. 특히 주목해 볼 부분은 국민의힘 정치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천하람 후보와 청년 정치인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것 같습니다. 최근 본인들을 ‘천아용인’ 네 글자로 부르면서 청년 정치 집단화하는 데 성공했잖아요. 이들은 윤석열 정부와의 건강한 긴장 관계도 마다하지 않는 태도를 취하고 있고요. 4·3 사건 등 여러 가지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문제에 대해 이념적이라기보다 실용적인 접근 하는 모습 보여줬죠. 중도층 유권자들에게 일부 어필 하게 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이들의 움직임이 매우 좋아 보입니다.”
- 컷오프 보면 친윤계 현역의원은 탈락했지만, 이준석 대표계 4명은 다 통과했어요.
“친윤 장제원 의원이 칩거하는 동안 윤핵관 말 들을 최고위원들 세심하게 선정한다는 이야기가 파다했어요. 그렇게 고른 사람이 이용 의원과 이만희 의원이었죠. 하지만 예선전에서 처절하게 무너졌습니다. 윤핵관이 사람 고르는 눈도 없지만 실제로 세력으로도 별것 없다는 걸 방증해주는 사례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지금 윤핵관은 아니지만 충분히 협력해볼 수 있는 최고위원 후보군이 있었는데 그런 후보군과 연대를 하지 않고 자기 말을 잘 들을 사람들을 골라 놓았죠.”
- 말씀하셨지만 이번 전당대회에서 황교안 후보가 신스틸러로 떠올랐잖아요. 황 후보 활약은 어떻게 보세요?
“일부 인터뷰에서 여전히 부정선거에 대한 이야기 하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선거 시스템 부정하는 정치인이 정당 정치를 하는 것은 매우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황교안 후보가 선거 부정에 대한 이야기는 집중하지 않고 선거 과정에서 김기현 후보를 상대로 했던 울산 KTX 의혹 공방이나 안철수 후보를 상대로 했던 지금까지 어떤 정당도 성공시켜본 적이 없는 뻐꾸기 후보라는 신랄한 비판은 많은 유권자의 공감을 끌어냈고 결국 일부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 여론 지지를 확보하는 데 일조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황교안 후보 전략은 뭘까요?
“4등 후보답게 모든 후보를 때려서 순위를 바꿔보겠다고 생각하는 점이고요. 각 후보가 가진 아픈 점을 굉장히 솜씨 좋게 후벼파고 있기 때문에 선거운동 자체는 굉장히 잘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나온 이야기 중 하나가 김기현 후보와 황교안 후보의 단일화잖아요, 그러나 단일화는 물 건너간 걸까요?
“정치 세력의 단일화는 단일화가 이루어지기 전에 자기 세력을 최대한 넓히는 게 중요합니다. 즉 황교안 후보에게는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실제 당원 중에 몇 퍼센트의 지지를 받는지 입증하는 게 첫 번째 과제라고 생각하고요. 십몇 퍼센트든 결과가 나오면 그 결과를 바탕으로 김기현 후보와 단일화 협상 결승전에서 해볼 수 있겠죠. 지지율의 높고 낮음에 따라서 요구하는 의석수는 달라지겠지만 기본적으로 황교안 후보는 이번 당 대표 출마와 단일화 과정을 통해서 본인을 중심으로 한 태극기 부대, 전광훈 목사 파 유튜브 시청 부대 이런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의석 확보를 목표로 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지금 나오는 말이 결선 안 가고 1차에서 끝날 것 같다는 것인데.
“현재 국민의힘 당원 구성에 대해서는 평론가들이 알고 있는 바도 없고 한 번도 공개된 바가 없기 때문에 각 캠프가 하는 조사 결과에 대해 제가 논평하기는 어렵고요. 다만 당 내부 사정을 아는 사람들일수록 김기현 후보가 1차에서 끝낼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점은 주시해서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최근에 그 대안이었던 안철수 후보의 부진 등까지 생각하면 1차에서도 끝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반면에 김기현 후보를 지지해야 될 사람 중에 1차에서는 황교안 후보 밀어줘야지라고 생각하면서 황교안으로 결집하는 표도 그 비중이 만만치 않다는 점 그리고 원래는 투표할 생각이 없었지만, 천하람이라는 후보의 등장으로 투표하기로 마음을 바꾼 2, 30대들이 투표자 수가 분모를 넓힌다는 점 등을 생각하면 김기현 후보의 1차 50% 득표는 실패할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철수는 윤석열 대통령을 똑바로 쳐다보고 말 한마디 못 할 사람”
- 지금 여론조사를 보면 울산 KTX 의혹이 영향 크게 없는 것 같아요.
“‘마음을 비우고 머리를 비우고 윤석열 대통령이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는 김기현 후보의 도덕성에 대해 투표할 국민의힘 당원은 없기 때문에 울산 KTX 사건이 김기현 후보의 득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김기현 후보의 득표율이 변하는 건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이 지지를 철회하는 경우 혹은 김기현 후보 본인이 윤석열 대통령에 반기를 드는 경우에만 존재하죠.”
- 전당대회 컷오프 후 안철수 후보는 양자 대결이나 다자대결에서 1위로 나왔지만, 지금은 2위잖아요, 안철수 후보는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것 같은데.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이진복 정무수석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협박을 던졌을 때였습니다. 정상적인 후보와 캠프였다면 후보 본인이 아니더라도 선거본부장이라도 나서서 정무수석의 그와 같은 무례한 언동에 대해서 격렬하게 비판하고 저항했어야 하는데 안철수 후보의 당시의 답변은 ‘네, 알겠습니다.’ 류였고 실제로 그날 이후로 윤석열 대통령과 친하다는 말도 하지 않고 윤석열 정부에 대한 어떤 비판도 하지 않아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아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상황을 만들었죠. 그러니 나경원 의원을 탄압하는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은 원하지만, 윤핵관들의 전횡에는 정말 아니라고 생각했던 민심이 안철수 후보에게 옮겨 갔다가 안철수는 윤석열 대통령을 똑바로 쳐다보고 말 한마디 못 할 사람이라고 실망하면서 여론이 주저앉은 것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하고요.
또 다른 한편 안철수 후보는 본인이 왜 당 대표에 출마했는지에 대해서 설명하지 못했다고 봅니다. 안철수 후보가 당 대표 되어야 하는 이유는 안철수 후보가 당 대표가 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거 말곤 다른 이유 설명을 못 하는 거고 왜 당 대표가 되고 싶냐고 물어보면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대통령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거든요. 같은 정당 내에서의 그 다음번 대통령이 나오려면 현재 권력과 맞서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거든요.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마디도 못 하는 안철수라는 존재가 다음번 차기 대선에서 쓸모 있다고 국민의힘 당원들이 생각할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결국 이러한 안철수 후보에 대한 평가들이 모여서 지금의 지지율 하락을 불러왔다고 생각합니다.”
- 그럼, 안철수 후보가 반윤의 포지션 잡았으면 지금보단 나았겠네요?
“꼭 반윤일 필요는 없었지만, 최소한 할 말을 하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줬어야 하는데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하는데 진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죠.”
- 천하람 후보는 초반에 비해 기세가 꺾인 거 같아요.
“지금 국민의힘이 이준석 대표가 등장하던 위기의 야당이었다면 천하람 후보에게 좀 더 힘이 실렸을 텐데 지금 실질적인 위기는 국민의힘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거든요. 그러니까 국민의힘 당원들이 위기의 윤석열 대통령을 구하기 위해서는 지금 윤석열 대통령 말 들을 일사불란한 당 지도부가 필요하다고 하는 생각을 바꾸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천하람 후보가 초반의 돌풍에 비해서 약간 주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새로운 청년 정치인 그룹의 등장이라는 점에서 당원들이 기대하는 바는 여전히 크기 때문에 지지율이 완전히 내려가지 않고 신인으로서는 받기 어려운 지지율을 끌어내고 있지 않냐 평가하겠습니다.”
-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후보 중 몇 명이나 당선될 수 있을까요?
“청년 최고위원은 어렵겠지만 최고위원 2명 중에서 몇 명이 당선될까가 관전 포인트일 것으로 보고요. 안철수 후보 측에서 허은아 김용태 두 사람을 전부 최고위원회에 올려서 본인이 당 대표가 되더라도 그 자리를 지켜야 된다는 딜레마를 고려하면 두 사람의 동반 당선 가능성까지도 염두에 두고 지금 상황을 지켜보는 게 맞지 않을까 해요. 다만 조수진, 민영삼, 김재원 등 언론 노출 빈도가 높은 정치인들의 선전도 무시할 수는 없어서 매우 치열한 각축이 예상되네요.”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이 27일 예정되어 있어요. 현재 보면 부결일 것 같아요. 하지만 불체포 특권 폐지는 이재명 대표 대선 공약이기도 했죠. 자기부정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는데.
“불체포 특권이라고 불리는 입법부 구성원에 대한 보호는 헌법 제정할 당시부터 들어가 있던 조항이고 영국 의회로부터 시작해서 몇백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제도입니다. 그 제도를 정치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섣불리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던 이재명 대표의 그 당시 발언이 저는 유감이라고 생각해요. 수사와 권력을 한 손에 다지고 있는 권력기관인 행정부를 대상으로 한 입법부의 감사 활동에서 체포 동의안 가결한 자에 대해서만 체포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는 규정 정도는 당연히 갖고 있어야 되는 보호막이라고 생각해서요. 그걸 없애겠다고 공약했던 이재명 대표가 그 발언에 대한 정치적인 책임은 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에 와서 불체포 특권 포기하는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이재명 대표, 총선에서 이기면 그게 이재명 대표가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길”

- 그러나 체포동의안 통과 돼도 구속되는 게 아니고 영장 실질 심사받는 거잖아요. 죄가 없으면 기각될 건데 왜 안 받으려는 거죠?
“검찰이 다른 사람을 체포하는 건 법원의 영장을 통해서 할 수 있는데 국회만 체포동의안을 거치도록 해놓은 건 행정부에 대한 감사 기능을 가진 입법부에 대해서 검찰 등 국가 수사기관이 보복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검찰이 지금 이재명 대표에게 내비치고 있는 혐의와 내용 공소장 내용 보시면 알겠지만 지난 기간 언론들이 문제 제기했던 것에서 단 한 발도 더 나간 내용이 없고 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이재명 대표의 뇌물조차도 입증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조건 구속 수사 해야 한다는 건 검찰의 정치적 주장이기 때문에 검찰의 정치적 행태에 대해서는 정치적으로 배격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 검찰의 의도는 민주당이 부결시켜서 방탄 정당 이미지 주려는 것 아닌가요?
“부결시키는 것이 방탄이라는 건 ‘떳떳한 정치인이라면 불체포특권은 필요 없다’는 정치권의 주장에 국민들이 고개를 끄덕였기 때문이잖아요. 그런 점에서 체포동의안을 없애도록 하겠다고 말했던 이재명 대표가 짊어져야 할 업보라고 봅니다.”
-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 체포동의안 부결시키면 이재명 대표가 뭔가를 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던데.
“이번에 한 번 부결하고 모든 게 끝나는 것도 아니고 비명계나 반명계에선 끊임없이 이재명 대표의 지위를 흔들려고 하는 것인데 이번에 부결하고 나면 달라지는 일이 있냐고 말할 문제는 아닙니다. 이재명 대표가 앞으로 정치적 행보는 여러 가지로 하겠지만 그것을 이번 부결 시점에 맞춰서 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고요. 이재명 대표에게 가장 지금 중요한 것은 2024년 총선에서의 승리라고 생각합니다. 이재명 대표가 총선에서 이기면 그게 이재명 대표가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이고 무작정의 야권에 대한 수사와 탄압으로 정국을 호도하려는 윤석열 정부에게 가장 큰 패배를 안겨주는 길입니다.”
/이영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