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4일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주재로 점검 회의를 열고 방역 상황과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제공)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4일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주재로 점검 회의를 열고 방역 상황과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전 세계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 조류독감)가 기승을 부리며 캄보디아에서 조류독감 감염에 의한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전북지역에서 최근 조류독감 항원이 잇따라 검출돼 방역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25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는 정읍시 소재 토종닭 농장(약 36,500마리 사육) 및 산란계 농장(약 83,000마리 사육)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진(H5N1형)되었다고 밝혔다.

정읍지역 22일, 24일 잇따라 조류독감 발생...인근 지역 확산 우려

중수본은 “전날 해당 농장에서 H5형 항원이 확인돼 초동대응팀을 현장에 투입해 해당 농장 출입 통제, 살처분, 역학조사, 일시 이동중지 명령 등 선제적 방역조치를 했다”며 “철새 북상 시기가 지난해에 비해 늦어져 작년 2월 대비 겨울철새 개체 수가 많고, 과거 2월 가금농장에서 다수 발생한 사례와 야생조류에서 항원이 지속 검출되는 상황임을 고려하여 가금농가는 경각심을 가지고 농장에 대한 방역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중수본은 22일에도 정읍시 소재 토종닭 농장(약 42,500마리 사육), 경기 연천군 소재 산란계 농장(약 43,000마리 사육), 충남 서산시 소재 메추리 농장(약 110,000마리 사육)에서 조류인플루엔자 H5형 항원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11일 경기 평택 육계 농장에서 확진 사례가 보고된 뒤 41일 만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가금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모두 66건으로 확인됐다.

중수본은 야생조류 폐사체에서 지속적으로 고병원성 AI 항원이 검출되고, 철새 북상이 이어지는 만큼 AI 확산을 안심할 수 없다고 평가하고 철새가 완전히 북상할 때까지 고병원성 AI 확산 위험이 있어 철저한 대응을 위해 전국 일제 집중소독 기간을 3월 말까지 한 달 연장하기로 했다. 

특히 정읍지역에서는 소성면 토종닭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진된 지 하루 만에 정우면의 토종닭 농장에서 또 조류인플루엔자 H5형 항원이 검출돼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방역대 내의 농가에 대한 전수검사 결과 10km 떨어진 다른 토종닭 농가에서도 바이러스가 확인돼 정읍 전역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소독 매일 실시...5대 차단 방역수칙 철저히 준수” 당부

이와 관련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주재로 농림축산식품부·행정안전부·환경부·농림축산검역본부 등 관련 기관과 지자체가 참석한 중수본은 24일 점검 회의를 열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방역 조치 상황과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중수본은 이날 “철새 개체 수가 많은 서식지 주변과 과거 2월 발생이 많은 경기, 충남북, 전북지역 중심으로 철새가 완전히 북상할 때까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위험이 있다”며 “41일간 비발생 이후 다시 발생하고 있는 만큼 경각심을 가지고 다음 사항에 대해 철저히 대응해 달라”고 강조했다.

정읍·부안·김제·고창...집중관리지역 확대

"첫째, 경기, 충남, 세종의 산란계 집중관리지역을 충북, 전북까지 확대하여 통제초소 운영, 소독 전담 차량 배치, 방역실태 점검 등을 강화한다. 3개 시도(경기, 충남, 세종), 10개 시군(경기 포천·평택·안성·화성·용인·여주·이천, 충남 천안·아산, 세종) → 5개 시도(충북, 전북 추가), 12개 시군(충북 음성, 전북 김제 추가)

둘째, 최근 토종닭 농장에서 연달아 2건이 발생하였으므로 전국 토종닭 농장(199호)을 대상으로 일제 점검을 실시하고, 출하 전 정밀검사와 계열사를 통한 일일점검 등 관리를 강화한다.

셋째, 최근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되는 정읍, 부안, 김제, 고창 등 동진강 유역 4개 시군의 하천 주변 3㎞ 내 가금농장(81호)을 대상으로 정밀검사를 실시하고, 인근 육용 오리농장 조기출하를 유도한다.

넷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감염 여부를 조기에 확인하기 위해 강화된 정밀검사 체계를 3월 말까지 지속하여 실시한다.  전체 가금 출하 전 검사, 축종별 정밀검사 주기 단축(산란 가금 2주 간격 검사"

이날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농가에서는 야생동물(쥐, 고양이 등)의 축사 출입 때문에 발생할 수 있으므로 환기창에 차단망 설치, 주기적인 구서 작업 등 관리를 강화하면서, 농장 내 소독을 매일 실시하는 등 차단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중수본은 "조기 신고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차단의 핵심이므로 농장에서 폐사 증가, 산란율 저하 등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을 확인하는 경우 즉시 방역 당국에 신고해 달라"고 덧붙여 당부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순창, 고창, 남원 등에서 조류독감 항원 발생

이와 관련 전북도는 해당 농장에 초동대응팀을 보내 출입 통제, 예방적 살처분 등을 실시하고 추가로 반경 10㎞ 내 방역지역 가금농장 52곳에 대해 이동 제한과 정밀검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정읍시와 김제시, 부안군 3개 시군에 'AI 위험주의보'를 발령하고 이 지역에 대해 중점적으로 소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앞서 전북지역에서는 지난해 10월과 11월 사이에 순창의 산란계 농장을 시작으로 고창 육용오리 농가, 남원 육용오리 농가 등에서 산발적으로 AI가 발생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방역대 내에서 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져가는 양상이어서 피해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전북도와 방역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외신들 “캄보디아 11세 소녀 조류독감 사망” 주목 

한편 전 세계에서 조류 인플루엔자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캄보디아에서 조류독감에 감염된 11세 소녀가 사망하는 사례가 나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조류독감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23일 AFP 통신 등 외신들은 캄보디아 남동부의 한 농촌에 거주해 온 11세 소녀가 조류독감으로 22일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6일부터 발열 등의 증상을 보여 수도 프놈펜의 병원으로 이송된 소녀는 병원에 도착한 후에도 열이 39도까지 오르고, 기침과 인후통 등의 증상을 보이다 사망했다. 외신들은 “의료진이 22일에서야 이 소녀가 조류독감에 감염됐다고 진단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녀가 사망했다”고 전했다. 검사 결과, 숨진 소녀는 고병원성 H5N1형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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