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종의 역사칼럼

고 백기완 선생(자료사진)
고 백기완 선생(자료사진)

민주시민이라면 누구나 <임을 위한 행진곡>이란 노래를 압니다. 노랫말을 지은 분이 백기완 선생님이십니다. 선생님의 장편시 〈묏비나리 -젊은 남녘의 춤꾼에게 띄우는〉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보입니다.

"...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 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싸움은 용감했어도 깃발은 찢어져

세월은 흘러가도

구비치는 강물은 안다

벗이여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라

갈대마저 일어나 소리치는 끝없는 함성

일어나라 일어나라

소리치는 피맺힌 함성

앞서서 가나니

산 자여 따르라 산 자여 따르라..."

백 선생님이 2년 전 오늘 아침 새벽에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뜨셨습니다. 평생 동안 한 번도 흐트러지지 않고, 올곧게 한 길을 가신 선생님을 존경합니다. 선생님의 길은 노동자를 위한 발걸음이었고, 시민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몸부림이었습니다. 님이 성큼성큼 걸어가신 그 걸음이 이어져, 이 땅에 민주주의가 서고, 통일의 대업으로 완결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러나 이 땅에는 동서남북을 분별하지 못하는, 어두운 이들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이들의 투표권을 악용한 선거가 되풀이되어 강도 집단이 권력을 쥐기도 합니다. 양의 탈을 쓴 늑대가 어슬렁거리는 현실 앞에서도, 그러나 좌절은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백승종 객원논설위원(역사학자, 전 서강대 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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