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언론인 뉴스타파가 신년 기획으로 <4대강 해답, 미국에서 찾다>와 <녹조 해답, 미국에서 찾다>라는 다큐 2부작을 마련했다. 최승호 PD가 연출한 이번 다큐 2부작은 4대강으로 인한 녹조에서 나오는 독이 얼마나 위험한지 미국 전문가들을 통해 알아보는 취재 과정이 담겼다. 

취재 이야기가 궁금해 지난 26일 <4대강 해답, 미국에서 찾다>와 <녹조 해답, 미국에서 찾다>라는 다큐 2부작 연출한 최승호 PD를 서울 충무로역 근처 ‘뉴스타파 함께 센터’에서 만나 보았다. 다음은 최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4대강 보 해체 결정 없던 일로 만들려고 하는 걸 재고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는데...”

- 신년 기획으로 다큐멘터리 <4대강과 녹조 해답, 미국에서 찾다> 2부작을 연출하셨는데, 끝낸 소회가 어떠세요?

“지금 윤석열 정부의 감사원에서 문재인 정부의 보 해체 결정을 감사하고 있어요. 아마 곧 감사원이 ‘보 해체 결정이 잘못됐다’라는 방향으로 발표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 발표가 있으면 환경부가 문재인 정부의 보 해체 결정 뒤집으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그런데 만약에 그렇게 되면 문제 해결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거죠. 여기서 또 틀어지면 앞으로 몇십 년 동안 혹은 영원히 4대강 보로 막혀 있는 강을 그대로 떠안고 우리 미래 세대들이 살아가야 될지 모르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여 있어요.

그래서 저는 감사원의 보 해체 결정을 없던 일로 하는 결정이 굉장히 잘못된 결정이라는 것을 미국의 세계적인 전문가들을 통해서 얘기해보려고 했던 거예요. 그래서 윤석열 정부가 세계적인 전문가들의 견해를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보 해체 결정 없던 일로 만들려고 하는 걸 재고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는데 과연 그렇게 할지 모르겠어요.”

- 1부가 4대강 해법을 찾는 거고 2부는 녹조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으로 제목을 달았잖아요. 근데 어차피 4대강과 녹조는 연계된 거 아닌가요?

“연계된 거죠. 사실 1부는 감사원 감사에 초점이 맞춰진 거예요. 그리고 2부는 좀 더 구체적으로 녹조의 독이라는 것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미국에서 전문가들을 통해 본 거고요. 또 녹조의 독이 그렇게 심각하다는 걸 정부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하면서 어떤 구조적인 사기극을 펼쳐왔는지 보여준 게 2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 PD님은 4대강 취재만 해도 10년이 넘었잖아요. 왜 4대강을 계속 취재하시는 건가요?

“아마 대한민국 역사상 이 정도의 사기극은 없을 겁니다. 한 나라의 대한민국 대통령이 자기 속마음은 운하를 만들려고 하는 건데 겉으로는 강을 복원하겠고 또 기후 변화에 대비하겠다는 거짓말을 하면서 강을 수심 6m로 엄청나게 팠단 말이에요. 그러면서 자기하고 친한 언론들 한테 종편 주면서 자기편으로 끌어들여 거짓말 보도 계속하도록 만들고 비판 언론들은 탄압하고 언론인들 자르고 해서 완성 시킨 사업이거든요. 그 과정에 그 거짓말을 통해서 한국의 민주주의가 그만큼 많이 무너진 겁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우리나라의 가장 핵심적인 4개의 강을 저수지로 만들었어요. 아마 전 세계적으로 자기네 나라의 강, 거의 전체를 갖다가 한방에 다 저수지로 만들어 버린 일들은 세계적으로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이런 엄청난 환경적인 재앙을 계속 그냥 놔두면서 우리가 살 것이냐인데 그렇게 해선 안 된다는 거죠. 우리 미래 세대들이 강을 제대로 된 강으로 다시 복원하고 그 강을 즐기고 또 강의 생물들도 그 강 속에서 정말 제대로 사는 강으로 다시 만들어야 인간들도 행복해질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이건 너무 중요한 문제라서 최고의 우선순위로 언론들이 다뤄야 될 문제인데도 다루지 않아요. 언론들이 다 잊어버린 거죠. 뉴스타파는 이런 걸 할 수 있고 또 제가 오래전부터 이 문제를 잘 알기 때문에 제가 MBC에서 나오면서부터 4대강 사업 문제를 마저 취재해야겠다고 마음먹고 계속하는 거죠.”

“날씨 계속 뜨거워지면 '녹조·독' 더 심해져...과연 이 강물로 짓는 농산물을 먹어야 되느냐는 고민을 할 수밖에”

- 4대강 문제는 끝난 얘기 아닌가요?

“끝난 얘기가 아니죠. 왜냐하면 이게 점점 더 녹조 독소가 더 많아지고 우리 생태가 더 파괴되는 중이고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문제점들이 더 많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심해질 겁니다. 왜냐하면 날씨가 계속 뜨거워지잖아요. 날씨가 계속 뜨거워지면 녹조가 계속 더 심해져요. 그러면 독이 계속 심해지는 거죠. 그래서 앞으로 우리가 과연 이 강물로 짓는 농산물을 먹어야 되느냐는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거예요.”

- 4대강이 원래 운하 만들려고 한 거잖아요. 운하는 제가 알기로 독일이 발달한 것 같아요. 왜 독일 취재 안 하고 미국으로 가신 건가요?

“왜냐하면 녹조에 대한 문제가 미국이 심해요. 또 세계에서 미국이 녹조에 대한 연구를 깊게 해요. 국가적으로도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를 많이 쓰고 있고요. 최근에 댐 4개를 다 해체하려는 결정이 됐잖아요. 그게 세계 역사상 최대의 댐 해체 프로젝트인데 녹조 때문에 해체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런 걸 다 취재하려고 간 거죠.”

- 일반 댐과 4대강의 보가 같은 건가요?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 놓은 걸 보라고 하잖아요. 근데 그게 국제적인 기준에 따르면 댐입니다. 보는 예를 들어서 아주 작은 시냇물 앞에 조그맣게 콘크리트로 막고 거기서 물을 그 근처의 텃밭에다가 주는 용으로 쓰는 걸 말하는 건데요.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이명박 정권이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느낌을 줄이기 위해서 댐이라고 안 하고 보라고 한 거예요.”

- 미국 플로리다 포트마이어스 운하로 가셨잖아요. 거기도 녹조가 심한가 봅니다.

“거기도 녹조가 많아요. 운하는 배를 움직여야 되기 때문에 물이 흐르면 안 되잖아요. 그러니까 물이 정체된 곳이거든요. 거기도 상류에 보면 강이 있는데 주변에 농경지들이 있어서 그런 비료를 쓰고 나면 오염 물질들이 강으로 들어와서 이게 녹조를 일으키는 거죠. 물이 정체되니까요. 물이 정체되지만 않으면 녹조가 안 일어나요.”

- 그럼, 거기는 녹조가 얼마나 심해요?

“2018년에는 굉장히 심각했더라고요. 하지만 우리가 올해 갔을 때는 그렇게까지 심하진 않았어요. 낙동강보다 훨씬 깨끗하던데요.”

- 박석순 교수는 낙동강으로 논문 썼다던데 논문 내용이 녹조 관련한 건가요?

“그분이 말하는 낙동강 논문이 어떤 건지는 제가 잘 모르겠어요. 원래 이분이 수질에 대한 모델링 쪽 전공이에요. 그것과 관련해서 국제적인 학술지에 논문도 발표하셨던 걸로 압니다. 어쨌든 이 사람이 말하는 보가 녹조를 만들지 않는다고 하는 말은 완전히 잘못된 얘기고 학자로서 그런 말을 하면 그건 거짓말쟁이라는 얘기를 들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여름철에 가장 번성하는 마이크로시스티스, 90% 가까이 차지”

- 박석순 교수는 왜 녹조가 생긴다고 하나요?

“그분이 설명할 때는 질소와 인이라는 녹조의 원인 물질에다가 날씨가 뜨거워지면 발생하는 거라고 설명하죠. 그러니까 물이 정체되면 녹조가 훨씬 더 번성할 기회가 많아지고 보가 그러한 기회를 제공해 준다는 얘기를 쏙 빼고 나머지만으로 설명하는 거예요.”

- 모르는 건지 아니면 알고 외면하는 걸까요?

“모를 수가 없죠. 그분도 환경공학자고 우리나라에서 상당히 전문성 있는 학자예요. 그런데 아주 기초적인 상식을 모른다고 하면 말이 안 되는 거죠. 사전에 나와 있어요. 이번에 내가 찾은 건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OEHHA, 즉 환경 건강위험 평가국이라는 기관이 있거든요. 그 기관의 웹사이트에 녹조의 여러 가지 종류에 대해서 설명해 놓은 사전 같은 게 있어요. 우리나라 여름철에 가장 번성하는 종류가 뭐냐 하면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라는 겁니다.

이 종이 한 90% 가까이 차지한다고 해요. 그런데 마이크로시스티스를 사전에서 찾으면 ‘이 종은 정체된 물을 좋아한다’라고 딱 돼 있어요.. 마이크로시스티스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굉장히 독한 독소를 내뿜는 종류란 말이에요. 그게 굉장히 위험한 거예요. 그런데 박석순 교수가 녹조는 물 정체되는 것과는 관계없다고 얘기하면 그것은 과학자가 할 말이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 있죠.”

- 박석순 교수 말고도 그런 주장 하는 교수가 있나요?

“박석순 교수처럼 그렇게까지 노골적으로 주장하는 사람은 없어요.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녹조 전문가들은 대체로 지금까지 보를 만들면 녹조가 많아진다고 하는 기본적인 진실을 쏙 빼고 녹조는 질소와 인 때문에 생긴다는 식의 부족한 진실, 부족한 설명 들을 해왔죠. 그러니까 우리나라 녹조 전문가들은 엄청난 비판을 받아 마땅하죠.”

- 문재인 정부에서 일부 보를 해체하거나 개방했잖아요.

“해체하지 않았고 해체하는 결정을 했어요. 보가 16개인데 16개 중에서 3개를 해체한다는 결정을 했는데 그 해체라는 것도 해당 보가 있는 지역 주민들이 동의를 할 때 해체한다고 돼 있어요. 그 해당 지역 주민들이 동의를 안 하면 해체가 안 돼요.”

- 지금 해체된 보는 하나도 없나요?

“하나도 없고 앞으로 언제 해체될지도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어요. 사실 문재인 정부는 보를 개방 했어요. 그것도 다 개방한 게 아니고 일부 보를 개방했는데 보를 개방하게 되면 녹조도 없어지고 모래톱도 돌아오고 생태가 다시 좋아진다는 걸 입증했죠. 그게 문재인 정부가 잘한 점이죠. 그러나 보 해체 결정은 사실 거의 안 한 거나 마찬가지예요.

예를 들면 공주보 같은 데는 정진석 의원 지역인데 그 사람이 보 해체를 사실 아닌 논리로 그 지역 주민들을 설득해서 그 지역 주민 여론조사를 하면 보 해체에 반대가 더 높아요. 사실은 공주보가 그쪽 지역에 지금 무슨 물을 더 공급해 주고 있다든가 이런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오히려 보가 있으면 흉측하죠. 강에 왜 보가 있어야 돼요? 보가 있을 이유가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있는 그 지역 주민들은 막연히 보가 있으면 언제든지 물을 자기네가 필요할 때 쓸 수 있을 것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보를 계속 유지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결국은 지역 주민들한테 물어서 보를 해체하겠다는 거는 보 해체를 안 하겠다는 거하고 비슷한 거죠.”

- 보를 해체하는 거와 개방하는 거의 차이는 뭔가요?

“보를 개방만 하더라도 물론 생태는 많이 좋아지는 걸 우리가 확인했어요. 보 개방이라는 건 수문을 여는 건데, 수문을 열더라도 강폭의 한 3분의 2 내지 4분의 3 정도는 콘크리트 고정보가 강물을 막고 있어요. 때문에 이쪽으로 굉장히 오염 물질들이 쌓이게 되고 물 흐름이 부자연스러운 게 있어서 한계가 있다고 보는 겁니다.”

“전문가들이 좀 양심적으로 올바른 이야기를 앞으로 해줬으면...”

- 녹조 물로 농사지으면 농산물에도 녹조 영향이 있는 거죠?

“그럼요. 녹조 물로 농사지으면 예를 들면 상추 배추같이 물이 많은 것들 있잖아요? 그런 데는 독소가 더 많이 빠르게 흡수돼요. 그리고 쌀은 원래 수분이 별로 없잖아요. 그래서 독소가 여기까지 들어가는 건 힘들다고 했어요. 그런데도 낙동강 물로 지은 쌀 검사를 해보면 독이 나와요. 독이 다 나오는 건 아니고 일부가 나오는데 녹조가 심한 물로 지은 쌀이겠죠. 그러니까 이번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안전성을 입증한다고 쌀을 모아서 검사 해봤대요. 그런데 안 나온다는 걸 설 전에 발표했거든요. 하지만 식약처에서 하는 이야기를 아무도 안 믿어요.

왜냐하면 그 사람들이 설 전에 이런 걸 발표하는 의도가 너무 뻔하니까요. 환경단체에서 그동안 그렇게 많이 독이 나왔다고 발표했으면 최소한 자기네가 농산물을 130개를 조사했다나 그러는데 130개 중에서 한 개라도 독이 나와야 되는 거 아니에요. 한 개는 나왔다고 얘기 해도 믿을까 말까 한 건데 130개 조사를 했더니 하나도 안 나오더라고 이야기하면 그걸 누가 믿어요. ”

- 취재하며 느낀 점 있을까요?

“이 문제를 미국에까지 가고 거기 전문가들한테 이야기해서 한국 정부와 한국 전문가가 잘못됐다는 걸 입증해야 되는 게 선진국이 됐다고 하는 대한민국의 자부심에 비춰보면 너무 부끄러운 일이죠. 그래서 전문가들이 좀 양심적으로 올바른 이야기를 앞으로 해줬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최소한 감사원이 ‘4대강사업은 운하 사업이고 이 사업에는 경제성이 정말 없다, 낙동강 같은 경우에는 경제성을 0.08’이라고 감사원이 그랬어요.

경제성이 1이 넘어야 되는 거거든요. 그 정도 되는 거면 당연히 사업을 철회하고 우리 강을 후세대들에 강다운 강으로 제대로 물려줘야지 되는 거죠. 그런데 보 해체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사소한 흠결이 있었을지 모르지만 그러한 아주 사소한 문제를 빌미 삼아서 보 해체 결정이 잘못됐다고 감사원이 주장한다면 그건 정말 역사에 죄를 짓는 거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 앞으로도 계속 4대강 취재하실 생각이에요?

“취재를 계속할 수밖에 없죠. 왜냐하면 다른 언론인들이 취재를 잘 안 해요. 다른 언론들이 좀 취재를 많이 해주면 내가 빠지고 딴 취재도 하면 좋겠는데 다른 언론이 잘 안 해요. 그러니까 나까지 안 하게 되면 4대강 문제는 다 잊힐 수 있잖아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앞으로도 이 취재를 할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