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2023년 1월 19일
“농민은 빚잔치인데 농협은 400% 성과급 잔치”
“고금리·고물가에 고통받는 농민 외면하는 농협중앙회”
농민과 농민단체들이 전국 각 지역에서 일제히 기자회견을 열고 ‘빚더미에 나앉은 농민들의 현실을 외면하는 농협중앙회를 규탄’하고 나섰다. 이유가 모두 같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농민들은 "지난해 고금리·고물가에 쌀값 폭락까지 겹쳐 어느 해보다도 힘든 한 해를 보내야만 했다“며 "그런데 농협은행은 성과급을 기본급의 350%에서 400%로 올렸고 이 중에는 연봉 1억원이 넘는 고액 연봉자들도 8,000명 이상이나 돼 빚잔치로 목숨만 부지해가는 농민들의 부담은 아랑곳하지 않는다"고 중앙회를 질타했다.
또 농민들은 ”지난해 빚을 갚지 못한 농·축협 조합원 대상 강제집행 금액은 2017년 615억원 대비 1.8배 증가한 1100억 원을 돌파했다“면서 "그럼에도 농협중앙회는 수익을 농민조합원을 위해 쓰지 않고 성과급 잔치에 쓰고 있다"고 성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농 전북도연맹 ”농민은 빚잔치로 죽어나는데, 농협은 성과급 잔치"

최근 농협중앙회가 2022년 성과급으로 최대 400%까지 지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성난 농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은 18일 농협 전북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장기화와 고금리 정책이 시행되면서 농가의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며 “빚을 못 갚는 농민들이 속출하고 있고 농민들의 상황은 최악을 향해 치닫고 있는데 농협중앙회는 판매 마진율을 동결해 농민들을 상대로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북도연맹은 “농협중앙회는 농민 조합원들을 위한 지원대책을 전혀 내놓지 않고, 빚잔치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농민들을 뒤로한 채 직원들에게 400%의 특별성과금을 지급하며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며 “지난해 영업이익은 5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농민을 외면하는 무책임한 형태에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농협중앙회는 신용사업 및 경제사업으로 얻은 영업이익을 농민 조합원에게 환원하라”고 촉구한 전북도연맹은 “현재 농민들은 지난해 농사로 인한 경제적 이익은 없고 올해 농사를 포기할 것까지 고민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농협의 주인은 농민이고 농협은 농민의 이익과 지위를 향상하기 위한 것”이라며 “농가부채 이자 인상분을 전액 지원하고 농가 긴급안정자금 및 농업경영 회생 자금을 확충할 것”을 요구했다.
광주·전남 "3월 농협 조합장 선거 앞두고 선심성 성과급 잔치?"

광주·전남지역에서도 농협의 성과급 잔치를 성토하는 농민들의 목소리가 고조됐다. 3월에 있을 농협 조합장 선거와 결부지어 보도한 사례도 눈에 띈다.
KBC광주방송은 16일 ‘적자 이유로 37억 혈세 지원받고 '성과급 잔치'?’의 기사에서 “지난해 역대급 쌀값 폭락으로 37억원의 혈세 지원을 받았던 영광 지역 농협들이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면서 “올해 3월 치르는 농협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결정을 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는 이어 “영광 4개 지역 농협이 출자해 농민들의 쌀을 도정하고 수매하는 이 RPC는 쌀값이 수매한 6만 원에서 4만 원대로 추락해 53억 원 상당의 적자를 보게 됐다”며 “RPC가 파산하면 농민들에게도 피해를 끼칠 수 있는 상황에 이르자 영광군은 적립해둔 농업발전기금 37억 원을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혈세 37억 원을 받아 적자를 면한 농협들이 한 달 만에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나섰다”는 기사는 “농협 별로 많은 곳은 성과급 250%, 5억원이 넘는 돈을 150여 명의 직원들에게 주기로 의결했다가 비판이 잇따르자 일부 농협들은 성과급을 줄이거나 다시 반납 받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적자를 이유로 세금을 받아 가더니 그 돈으로 성과급 잔치를 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부산·경남 "농민은 파산 직전인데 농협은 성과급 잔치라니?"

부산·경남지역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경남도민일보는 17일 ‘"농민 파산 직전인데 농협은 성과급 잔치"의 기사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은 농협이 빚에 허덕이는 농민을 외면하고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며 규탄했다”면서 “이들은 농자잿값 폭등으로 얻은 영업익을 농민에게 환원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은 17일 오전 창원시 농협중앙회 경남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금리 고물가에 고통받는 농민 외면하는 농협중앙회 규탄한다'는 펼침막을 들고 목소리를 높였다”는 기사는 “조병옥 부산경남연맹 의장은 ’농협은 농민이 주인인데, 지금은 중앙회장이 주인인 것처럼 행세한다‘며 ’농민은 이자가 올라 힘든데 머슴들이 성과급을 챙기려 한다고 비판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이어 “연맹은 농협이 400% 수준의 특별성과급을 지급한다며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질타했다”는 기사는 “이들은 신용·경제 사업으로 얻은 영업익을 농민조합원에게 환원하라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며 “연맹은 △농가 부채(상호부금·일반대출) 이자 인상분 전액 지원 △대출금리 3% 인하 △농업정책자금 거치기간·대출만기 연장 △영농자재 계통구매 수수료 수익 전액 환원·정률 수수료 4%로 인하 △농가 당 긴급지원금 200만 원 지원·지원금 예산 확보 △농가긴급안정자금·농업경영회생자금 확충 등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제주 "농협 역대급 성과급 잔치에 농민 '부글부글'"

제주지역에서도 농민들의 성난 목소리가 거세다. 제민일보는 17일 ‘농협 역대급 성과급 잔치에 제주 농민 '부글부글'’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필수 농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주지역 농민들이 농협중앙회가 역대급 규모의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며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며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은 17일 농협 제주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금리 시대에 농민은 죽어가는데 농협중앙회는 직원 성과급 400%를 지급하는 등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는 내용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또한 기사는 “비료 가격부터 농자재가, 면세유가, 인건비에 더해 대출이자 또한 큰 폭으로 인상됐다"며 "이러한 현실 속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 가격은 오르기는커녕 바닥을 치고 있다"는 농민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어 "농자재 가격이 상승했음에도 농협중앙회는 2021년과 지난해 농자재 판매 마진율을 동결했다"며 "농민들은 이에 대해 ‘농민 조합원들을 우습게 보는 작태’라고 비판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농민들의 성난 목소리가 전국에 울려 퍼지고 있지만 농협중앙회와 해당 자치단체, 정부 관계 당국은 먼 남의 일처럼 바라만 보고 있는 현실이다. 무엇보다 어렵고 힘든 농민들을 자극하는 농협중앙회의 '성과급 돈잔치'는 신중히 판단하고 자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