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구의 '생각 줍기'

16일 서울 잠실에서 열린 재경 전북도민회에 참가했습니다. '면 향우회'에 나가다가 보니 '군 향우회'에도 나가게 되었고, 그게 인연이 넓혀지다 보니 오늘은 '도민회'에까지 참석하는 영광이 주어졌습니다. 

전북에는 159개 읍·면이 있는데 어느 곳이나 개별 면 단위의 향우회에 나가보면 나오시는 분들이 적어 행사를 하더라도 속된 말로 별로 폼이 나질 않았는데 올해는 각 도 단위로 많은 고향 분들이 자리를 함께하니 폼도 나고 멋진 것 같았습니다. 개별 학교별 동창회나 면 향우회가 각자의 이름을 벗어버리고 전북이라는 하나의 고향을 중심으로 단결하고 뭉치니 세력이 커진 겁니다.

행사장에서 보니 "600만 전북인 하나된 힘! 웅비하는 전북 천년!"이라는 구호가 눈에 띄어 생각해 보니 전북인들 중 전북에 180만명이 살고 계시고, 타향 객지에 사시는 전북 출신이 420만명이나 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 계곡물들이 흘러 강물에 이르면 계곡물은 각자의 이름을 버리고 하나의 강 물결을 이루고, 다시 여러 강물들이 흘러 흘러 바다에 이르면 개별 강들은 각자의 이름을 버리고 하나의 바다가 되어 한 가지 짠맛이라는 일미(一味)를 내듯이 말입니다.

이날 도민회 신년회 행사에는 약 2,000여명의 전북인들이 모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렸습니다. 김홍국 재경전북도민회장과 한덕수 국무총리, 김관영 도지사 그리고 22명의 국회의원 등 많은 분들이 참석하여 고향 전북의 도약과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는 행사인 셈입니다. 

전주 해성고가 낳은 세계적인 바리톤 고성현 성악가가 참석하여 애국가를 불러주었습니다. 재경동암고 동창회에서 많이 참석해주신 것 같습니다. 회장님께서는 인사말을 통해 "비록 갈수록 고향 전북의 도세가 어려워지고 있지만 도민회에서도 전북이 발전 할 수 있게 든든한 역할을 할 것이다"며 전북인들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하였습니다.

또한 총리님 그리고 도지사님 모두 "전북은 현재 10개 시·군이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활력을 잃어가고 있어 안타깝다"며 "다행이 전북특별자치도법이 제정돼 전북이 또 하나의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니 내부 역량을 키워 발전시키는 기회로 삼자"고 강조하였습니다.

금년 새해에는 전북을 세계에 알릴 아태마스터스대회와 새만금잼버리대회가 예정되어 있고, 두 국제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유관기관 간 협력 및 전북도민들의 많은 협조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참석한 인사들 중에 저와 동문(同門)의 인연을 가진 분이 계십니다. 바로 이리농고 출신인 김홍국 회장입니다. 과거 익산시 마동에 소재한 이리농고 캠퍼스 내에 이리남중이 함께 있어 우리는 이리농고 형님들과 같은 교문인 즉, 동문(同門)으로 등하교를 했으니 우리는 동문(同門)입니다. 

이제 나이 육십대 중반에 들어서 이 같은 행사에 참석해보니 저도 인간인지라 사람은 태어났으면 출세도 좀 해서 행사장에 오면 귀빈석에 자리해서 대접도 좀 받아야 하는데, 배움도 부족하고 출세를 못해 비록 관중석 스탠드에 앉아 관람하는 처지가 좀 그렇긴 하지만 고향 분들과 함께 하는 자리라는 것만으로 뿌듯하고 기뻤습니다. 

/글·사진: 이화구(CPA 국제공인회계사·임실문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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