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하 최승범 시인의 생전 모습(사진=이강록)
고하 최승범 시인의 생전 모습(사진=이강록)

전북 문단의 큰 별이자 참스승이었던 고하(古河·고인의 평소 아호) 최승범(崔勝範) 시인이 13일 오후 6시 15분께 전주 아중요양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남원시 사매면 서도리에서 태어난 고인은 남원농업학교, 전주 명륜대학(1952년 전북대로 통합) 국문과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많은 제자들을 올곧게 지도하고 많은 작품을 남긴 선생은 정년퇴직 후에도 전주 한옥마을에 위치한 '고하문예관'의 관장을 맡으며 최근까지 작품활동을 이어왔다. 

고하 선생은 1958년 <현대문학>에 시조시 ‘설경’, ‘소낙비’로 문단에 등단해 시집으로 ‘후조의 노래’, ‘설청’, ‘호접부’, ‘여리시오신 당신’, ‘이 한 점 아쉬움을’ 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 

구순이 넘도록 창작에 몰두한 고하 선생의 모습(사진=이강록)
구순이 넘도록 창작에 몰두한 고하 선생의 모습(사진=이강록)

최근까지도 창작에 몰두한 선생은 2021년 12월 스물두 번째 시집 ‘자투리’를 내기도 했다. 

"구순(九旬)이 넘도록 필생의 시업(詩業)을 이어온 선생은 이 시집에 남다르게 정을 쏟아 부었다. 노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시작에 전념해온 시인은 어느 시집에도 포함되지 않았던 미발표 시를 모아서 엮었다. 

선생은 토·일요일에도 빠짐없이 고하문학관에 출근할 만큼 바지런한 고하의 겸사다. 아흔한 살의 연치에도 게으름을 떨쳐내고 문학관에 나와 자료를 정리하고 책도 읽고 시도 짓는다. 쇠경(衰境)이라 자탄하지 않고 끊임없이 연찬하고 궁리하는 시인은 노사(老師)의 풍모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강록 전 <사림과언론> 편집고문은 <전북의소리> 2021년 12월 20일 '구순(九旬)넘은 연치에 스물두 번째 시집 펴낸 고하(古河) 최승범 시인' 등의 글에서 선생의 끊임없는 창작 노력과 작품 활동 등을 소개했다.

[해당 기사]

구순(九旬)넘은 연치에 스물두 번째 시집 펴낸 고하(古河) 최승범 시인

스승의 필적을 보니 간절한 그리움이

고하 최승범 선생(사진=이강록)
고하 최승범 선생(사진=이강록)

선생은 시조문학상, 가람시조문학상, 한국시조대상, 김현승문학상, 만해문예상 대상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자녀 최강섭, 최가산, 최영섭 씨가 있다. 빈소는 전주 뉴타운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5일 오전 9시다. 장지는 전남 구례군 섬진강로60 선영(연락처: 063-278-4444)이며, 발인에 앞서 전북문인장이 14일 오전 11시에 열렸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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