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 소장

윤석열 대통령이 조선일보와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중대선거구제로의 개편을 언급했다. 그러자 야권에서는 정치개혁 어젠다를 빼앗겼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실 중대선거구제 개편은 이번에 처음 나온 말은 아니지만 거대 양당 기득권을 넘지 못했다. 이번엔 넘을 수 있을까?

선거구제 개편 문제와 함께 국민의힘 전당대회 등 정치권 이슈에 대해 듣기 위해 지난 6일 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 소장과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김 소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윤석열 대통령, 선거구제만 고치면 진영 간 갈등 사라질 것처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 

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장(사진=김성회 제공)
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장(사진=김성회 제공)

- 새해 윤석열 대통령이 조선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중대선거구제를 얘기하며 정치 개혁 논의가 진행되고 있죠. 더불어민주당 안에서는 정치개혁 이슈를 빼앗겼다는 지적도 있던데.

“대선 기간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먼저 시작해 의총까지 거치면서 정치개혁에 대한 의제들 처리할 것을 결의한 바 있지 않습니까. 대선 끝나고 이재명 후보가 당 대표 됐으면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정치개혁 주장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치개혁이라는 건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의원들에게 당연히 반발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이거든요. 당내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당의 결속을 바랐던 이재명 대표가 그 부분에 대해서 목소리를 못 냈던 것 같습니다.”

- 중대선거구제로 바꾸는 게 정치개혁은 맞나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지금 논의에서 중선거구제가 맞는지 대선거구제가 맞는지의 논쟁 있는데 그건 본질에서 벗어난 일이라고 생각해요. 1987년 대선에서 직선제와 함께 소선거구제라는 제도가 함께 도입됐거든요. 소선거구제를 개혁하려고 하는 건 대통령제 포함해 지난 35년 동안 유지되어 와서 이제 낡아버린 1987년의 정치 체제를 바꾸는 일 중에 선거제도 개편도 들어있는 것이지 선거제도 개편이 곧 정치개혁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치의 진영 간의 대립이 극심하다 극심하기 때문에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주장은 전혀 진정성이 없는 게, 본인은 야당 대표하고 대화도 한 차례 안 하면서 진영 간의 대결을 격화시키는 주인공의 역할을 하고 있잖아요. 본인이 대통령제 중심에서 가장 격심한 갈등을 만들어내고 있는 장본인이 선거구제만 고치면 마치 진영 간에 갈등이 사라질 것처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선거제도 개혁을 포함해서 전반적인 정치개혁의 주제 개헌까지 저는 논의를 키워서 이야기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 중대선거구제 논의해 볼 수 있을까요?

“대통령이 강한 의지로 추진하니 논의해볼 수 있겠지만 말씀드린 대로 단순히 몇 명으로 하냐를 논의할 문제가 아니라 정치개혁 전반 개헌을 포함한 논의 해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요.”

“언론이 국민들 대신 물어보는 질문을 들을 줄 알아야 정치인으로 자격 있다고 생각”

-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 안 하고 특정 언론과 인터뷰한 건 어떻게 보세요? 

“소통은 하고 싶지 않고 자기가 하는 얘기를 국민들과 언론, 정치권이 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거죠. 윤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소통이 대화가 아니라 방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곤란한 질문도 듣고 싶지 않고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만 가장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찾아 몰두하다가 지금의 포맷을 만들어낸 것 같은데 언론이 국민들 대신 물어보는 질문을 들을 줄 알아야 정치인으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윤석열 대통령은 새해 노동 개혁, 연금 개혁, 교육개혁을 밀고 나갈 것 같은데.

“본인 당선되면서부터 했던 얘기인데 그 이후 아무런 진전이 없지 않습니까. 거기에 대한 얘기를 하나도 못 하는 것 자체가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크게 발전될 상황은 아닐 것 같아요.”

- 플랜 없이 들은 게 그거니까 그냥 얘기하는 걸까요?

“여기저기서 들은 얘기 중에서 몇 가지 골라낸 것 같은데 이번 신년 인터뷰에서의 특징은 연금 교육개혁 노동 개혁을 하자고 하면서 기득권 타파하자고 하잖아요. 기득권 타파의 방법으로 노조 개혁 얘기했는데 그러면 노동 개혁은 노조를 때려잡아서 한다고 치고 교육 개혁은 누구를 때려잡아서 할 건지 교육의 기득권은 누군지 그다음에 특히나 연금 개혁에 있어서 연금의 기득권은 누구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어요.

즉 교육개혁은 이런 방향으로 하겠고 노동 개혁은 저런 방향으로 하겠다는 본인 계획을 하나도 얘기 안 했잖아요. 그런 상태라고 한다면 뭘 하겠다는 건지 모르는데 국민들이 뭘 따라갈 수 있겠어요. 실질적으로는 당분간 본인 잘하는 수사를 노조와 시민단체에 집중해서 진행하는 거 말고는 딱히 성과를 낼 게 없어 보이는데요.”

- 화물연대 파업 이후 지지율이 올랐잖아요. 그런 것 때문에 ‘노조 때려잡으면 지지율 오른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거기서 한 발 더 나가서 노조를 때려잡으면 경제 성장도 할 수 있다고 얘기하기 시작했잖아요. 허풍이 더 심해진 상황이죠. 경제 성장과 노조와의 존재 가치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하지 못하다면서 최근에 했던 일 중에 유일하게 사람들한테 칭찬을 받는 노조 때려잡는 일만 딱 지금 알고 있는 상태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요.”

-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40%대로 올라와서 유지되고 있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중도층이라는 것이 여러 그룹으로 나뉘어서 활동하는 사람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중에서 노조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이제 일을 좀 하는구나’라고 일부 지지 보여주는 모습으로 이런 정도 지지율이 나오는 것 같은데요. 중도층들은 경제 성장을 바라기도 하고 어떤 진영이 아니라 국민의 대통령으로 활동해 주길 바라는데 대통령은 그럴 마음이 전혀 없어서 제가 보기에 최고점을 찍을 수 있는 데가 45%일 것이고요, 그 중간에 여러가지 트러블 때문에 결국은 45%를 지키기는 어려울 거라고 봅니다.”

- 연초 개각이 있을 거란 전망이 많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개각에 선을 그었는데.

“현재 상황을 위기로 보고 있지 않고 잘되고 있는 상황으로 인식하는 게 첫 번째죠. 두 번째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란 배를 항해하는 선장이 아니고 민주당과 전쟁을 벌이는 국민의힘의 총사령관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관총 사격수인 이상민 장관 그다음에 포병을 지휘하고 있는 한동훈 장관 같은 사람 중에서 한 사람도 놓칠 수가 없는 거예요. 왜냐하면 전쟁하고 있기 때문에 전쟁을 이기는 게 우선이잖아요.”

“유승민 의원 살린 것은 다름 아닌 윤석열 대통령”

"이번 총선에서 진두지휘하려고 하는 윤석열 대통령 입장에서는 무조건 내 말을 100% 들어줄 예스맨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김성회 소장.(사진=김성회 제공)
"이번 총선에서 진두지휘하려고 하는 윤석열 대통령 입장에서는 무조건 내 말을 100% 들어줄 예스맨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김성회 소장.(사진=김성회 제공)

- 윤석열 대통령은 관저로 국민의힘 대표 후보를 불러서 면접 보는 것 같은데.

“시사저널에서도 보도했지만, 이번 총선은 자기가 책임지고 치러야 되는 선거 아니냐고 말했던 대로 정치의 초보이다 보니까 본인이 일국의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잘 못하고 현재 권력 다툼에서 국민의힘 내에서의 자기 지분을 어떻게 만들어 갈까에 골몰하고 있는 초라한 모습을 보여주는 거죠.”

- 국민의힘 전당대회 레이스가 시작되었어요. 출마 선언이 잇따르는데 어떻게 보세요?

“대통령이 ‘이 당은 내가 지휘한다’라고 마음 먹고 있잖아요. 그렇다 보니 자기의 머리로 생각하고 국민의힘이 이렇게 운영되어야 된다라고 자기 색깔을 내는 사람들은 배제당하고 있고요. 눈치 보는 후보들은 자기가 윤석열 대통령과 얼마나 가까운지, 대구 경북과 어떤 사이인지 이런 거만 설명을 하고 있어요. 희한한 선거인 것 같습니다. 대통령의 절대적인 지배력이 완전히 당을 장악한 상태로 보여지고요.

사실 대통령이 내가 이번 총선을 진두지휘하겠다는 건 당 대표가 자기 머리로 생각한 사람이 아니면 싫다는 말이기도 하잖아요. 대통령의 의중을 잘 반영하는 사람 뽑는 선거가 돼버려서 정책 간의 대결 그리고 보수 내에서의 노선 투쟁 등을 지켜보는 재미가 예전 당 대표 선거에 있었다고 한다면 이번 당 대표 선거는 그냥 무조건 윤석열 대통령하고 친한 사람 중 누가 유승민과 안철수를 안정적으로 꺾을 수 있을 것이냐만 사람들이 쳐다보게 될 것 같네요.”

-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주목받는 게 유승민 전 의원인 거 같은데 어떻게 할까요?

“저는 유승민 의원 지난번 경기도지사 선거 패배로 재기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다고 봤는데 유승민 의원 살린 것은 다름 아닌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지지율이 정말로 김기현 의원이 이길 수 있겠구나라고 할 만한 지지율인가?”

- 왜요?

“돌이켜보면 당원들 사이에서도 유승민 의원의 지지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7대 3이라는 현재 룰로도 유승민 의원이 당 대표 될 가능성은 거의 없었어요. 게다가 결승전까지 치르잖아요. 결선투표 제도만 집어넣고 했으면 됐는데 100대 0이라는 제도를 대통령이 직접 이끌면서 유승민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탄압당하는 그림이 그려졌죠.

다른 말로 하면 윤석열이라는 정치인의 대척점에 유승민이 서게 되면서 유승민이 잃었던 힘을 되찾은 거거든요. 그런데 막상 선거 때가 되니까 선거를 나갈지 말지는 지금 고민을 하는 것 같은데 저는 당 대표 선거에 나가 ‘윤석열 정부의 성공 위해서 수도권의 민심 잡으려면 나를 선택해줘야 한다’라고 말하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뛰다가 장렬하게 쓰러지면 앞으로 유승민 의원에게 다음 기회가 올 거로 생각합니다.”

- 대표적인 윤핵관 중 한 명인 권성동 의원이 불출마했어요. 이게 교통정리라는 의견이 많던데.

“저는 권성동 의원이 불출마 당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권성동 의원이 불출마 당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우리가 알아야 되는데 아무리 윤석열 대통령이 도와준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정치인이 자기의 힘이라는 게 있어야 되거든요. 그런 점을 놓고 봤을 때 권성동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도와준다고 해결될 수준이 아닌 상태로 본인이 지금 정치적 위상을 가진 게 제일 큰 문제였던 거죠.”

- 지금 김장연대가 뜨고 있잖아요. 김장연대가 뜨는 건 김기현 의원과 장제원 의원 중 누구의 힘일까요?

”알 만한 사람들은 알지만, 장제원 의원이 윤심을 싣고 김기현 후보를 밀어줬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장제원 의원이 나름대로 배팅했다고 보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자기가 김기현을 도와서 만들겠다고 한 것이지 윤석열 대통령이 가서 김기현 의원 도와라라고 말했을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이거든요. 그렇다고 한다면 김기현 의원과 장제원 의원이 힘을 모아서 지지율을 올리고 있는 게 맞긴 한데 지금 지지율이 정말로 김기현 의원이 이길 수 있겠구나라고 할 만한 지지율인가요? 저는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데요,“

- 나경원 의원은 출마할까요?

”본인은 계속 즐기는 상태라고 보여요. 즐기고 있는데 딱히 나가지 말라고 낙마시킬 명분은 없는 상태에서 지지율이 생각보다 높게 나오니까 본인은 그냥 그 무대 자체를 즐기고 있지 않겠냐 그렇게 보여요.“ 

”이재명 대표 리스크를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 것은 성급한 얘기“

- 윤석열 대통령은 왜 안철수 의원에 부정적이죠?

”그것은 김무성 의원이 처음에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될 때만 해도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서 정말 열심히 일을 했었거든요. 그렇지만 2016년 총선 과정에서 결국 박근혜 대통령하고 틀어져서 ‘옥새 들고 나르샤’ 등 이런 논쟁이 벌어지지 않았습니까. 이번 총선에서 진두지휘하려고 하는 윤석열 대통령 입장에서는 무조건 내 말을 100% 들어줄 예스맨이 필요한 거지 자기의 정치적 판단을 하는 사람이 필요한 건 아니거든요. 그런 점을 놓고 봤을 때 안철수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선호하는 예스맨은 아니죠.“

-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화두인 거 같아요. 이재명 대표는 10일 오전 10반 검찰 출석한다고 했는데.

”성남 FC 관련돼서 해결해야 될 과제가 있어서 해결한 것 아닙니까. 해결해야 될 과제가 있어서 찾아가는 것이고 그래서 필요한 이야기들을 해명하고 하는 거니까 저는 너무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보입니다. 이게 대장동에 비위 관련돼서 수사받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가서 해야 될 일을 하는 거라서 저는 가서 필요한 조사를 받으면 될 것 같은데요.“

-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교토삼굴을 말해서 이재명 대표 다음을 얘기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던데.

”이재명 대표가 지금 드러나 있는 사실로는 무슨 성남 FC 광고 관련돼서 두산이 광고를 집행해서 성남 시민을 기쁘게 한 것이 제3자 뇌물죄라는 검찰의 주장 외에는 다른 얘기가 없죠. 아직 닥치지도 않은 대장동 뇌물 건과 관련해서 이재명 대표가 뇌물을 받았다는 어떠한 이야기나 증거도 안 나오는 상태잖아요. 그래도 교토삼굴이 됐든 뭐가 됐든 제가 보기에 지금 이재명 대표의 리스크를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 것은 성급한 얘기라고 생각해요.“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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