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정대진 원주한라대 교수
9월 국정원에서는 중국 당대회가 끝나는 10월 중순 이후 미국 중간 선거가 열리는 11월 초 사이에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 중간 선거가 일주일 지났는데 7차 핵실험을 하지 않고 있다.
사실 북한이 7차 핵실험은 올 초부터 꾸준히 나왔지만 하지 않고 있다. 올해 안에 북한은 핵실험 할까? 한반도 정세를 비롯해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들어보고자 지난 12일 정대진 원주한라대 교수와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정 교수와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북한, 7차 핵실험이 미국 중간선거에 영향 줄 만한 상황 아닌 것으로 본 듯”
- 9월 하순 국정원은 북한의 7차 핵실험에 대해 중국 당 대회 후 미국 중간 선거 전인 10월 말부터 11월 초로 전망했었어요. 하지만 하지 않았는데 국정원의 전망이 틀린 이유는 뭘까요?
“국정원 정확한 워딩은 봐야 되겠지만 그때 아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을 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때가 지나간 거죠. 보면 북한 내부에 다른 변화나 다른 의도가 있다고 봐야 되겠죠. 핵실험이라고 하는 게 정치적 목적과 기술적 목적 두 가지가 있는데 정치적 목적 차원에서 지금 미국 중간선거에 과거처럼 영향을 줄 만한 상황이 아닌 것 같아요.”
- 근데 북한 문제가 미국에서 큰 쟁점이 아니라 이전에도 영향 없었다는 주장도 있던데?
“북한 문제가 단독으로 미국 중간선거에 영향을 주지는 않아요. 근데 대외 정책 평가가 이번 중간선거만큼 주요 변수가 안 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지난 한 20년 동안 봤을 때 이런 상황은 북한도 뻔히 알고 있는 거기 때문에 굳이 미국이 변화가 없을 건데 7차 핵실험을 해서 자신들이 비난을 뒤집어쓸 이유는 특별히 없었을 거예요.”
- 그럼 원래 북한은 7차 핵실험 계획이 없었을지 아니면 있었는데 바뀐 걸까요?
“지금 정부 당국 판단 보면 상반기에 이미 준비를 마쳐놨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김정은 위원장이 결심하면 핵실험 하는 건데 이게 가져올 정치적 효과가 명확하지 않으니까 계속 미루고 있다고 판단하죠. 또 새로운 기술적인 수요가 생겼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기술적인 목적을 이루는 게 핵실험에서도 중요한데 뭐냐면 지금까지 1차부터 6차까지 핵실험은 전략핵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핵실험이었어요. 그런데 올해 7차 핵실험이 있으면 작고 정교하게 터뜨리는 방향으로 데이터를 구하기 위한 실험할 거라고 하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었어요. 지금 북한이 다음 단계에 필요한 기술이 전술핵 기술이기 때문에 그렇게 전망하고 있어요.
근데 그걸 한다고 했을 때 미국의 관심을 예전만큼 다시 끌어올 수 있을까라는 판단도 아마 북한이 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미국 본토를 더욱더 강하게 때릴 수 있는 전략핵 능력을 더 크게 보여주는 실험도 지금 아마 해서 미국의 관심을 새롭게 끌자는 판단했다면 거기에 대한 기술적 준비가 추가로 아마 필요할 거예요. 그래서 기술적인 준비 같은 것들도 아마 한 가지 변수가 되지 않았을까 추정은 해볼 수 있죠.”
- 지금 7차 핵실험을 할 경우 추가 제재 이야기가 나오는데 유엔에서 추가 제재할 게 있나요?
“추가 제재할 건 더 있죠. 지금도 북한에 들어가고 있는 원유량 같은 것들을 완전히 제로로 만들어버린다거나 아예 추가 여행 금지 조치 그리고 또 외환거래 같은 것들을 완전히 다 끊어버리는 것들은 아직 남아 있는 게 있거든요.”
“중국의 묵인이나 방조 같은 것들이 있지 않으면 7차 핵실험 쉽지 않은 일”
- 근데 추가 제재하려면 중국과 러시아의 동의가 필요하잖아요.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기 동의 안하면 추가 제재 못하잖아요.
“그렇죠. 그러니까 북한한테는 지금이 일종의 기회의 창 같은 기간이죠.”
- 북한의 핵실험 여부는 중국과 연결되어 있다는 견해도 있던데.
“맞아요. 중국이 묵인하지 않으면 사실 북한도 감행하긴 힘들어요. 뭐냐면 일단 유엔에서 추가 대북 제재 논의가 나오고 할 때 중국이 2016년에는 찬성했죠. 그런데 지금은 찬성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마냥 또 북한을 편들고 감싸줄 수도 애매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거든요. 그건 중국한테는 외교적 부담이 되는 거죠. 그리고 만약 북한의 핵실험이 10K톤 미만의 폭발력의 전술핵 실험이 아니라 6차 핵실험 때 50K톤에서 60K톤 정도 폭발력이었는데 그거 이상의 전략 핵실험을 만약 북한이 하려고 한다면 물리적으로 중국의 동북 삼성 지역에도 지진이나 방사능 등의 피해가 있을 수 있는 일이거든요. 이거까지 감행할 때 중국의 묵인이나 방조 같은 것들이 있지 않으면 사실은 이 7차 핵실험을 하는 거는 쉽지 않은 일이죠.”
- 지금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북핵 문제에 영향이 없을까요?
“김정은 위원장의 판단에 영향은 줄 수가 있겠죠. 제가 김정은이라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일으켜서 국제적 비난을 거의 혼자 감수하고 있는데 거기에 7차 핵실험을 감행해 이 비난의 화살을 나눠 갖는 거나 혹은 관심의 대상을 부정적인 쪽으로 쏠리게 하려는 시도를 할까라는 생각도 들어요. 그러니까 적절히 지금 북한이 핵실험을 할지 말 것지로 관심 끌고 가는 게 좋지 7차 핵실험 해서 러시아에 쏟아지는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을 북한으로 화살 돌리게 하는 자충수 두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런 거 보면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북한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7차 핵실험을 조금씩 미루면서 다른 방식의 지금 활로를 모색하는 기간이 펼쳐질 수도 있는 거죠.”
- 최근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하는 건 어떻게 보세요?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하는 게 표면적으로론 한미 연합 공중훈련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신경질적으로 반응 한 거잖아요. 그리고 윤석열 정부 들어서 한미 연합훈련이 확대 강화되고 있는 건 북한이 묵과할 수가 없는 거죠. 그러니 북한이 맞대응하고 계속 비례해서 강화되는 차원으로 가니까 전에 보지 못했던 연속 미사일 도발로 나타나는 거죠.”
- 그럼 지금 서로 에스컬레이팅하는 상황인가요?
“그렇죠. 이게 지난 문재인 정부 때 한미 연합훈련은 어쨌든 축소 또는 연기하니 직접 군사 행동으로 가지 않았는데 올해는 코로나 풀리고 또 새 정부 기조도 한미동맹 강화, 한미 연합훈련 확대로 가다 보니까 현재 계속 에스컬레이팅 되고 있는 상황이 맞죠.”
“단순 포로 쏘는 게 아니라 미사일로 한국 본토 공격할 수 있다는 위협 수준 높이는 행동“
- 지난주 북한이 미사일 쏠 때가 우리는 국가 애도 기간이었잖아요. 그때 미사일 쏘는 건 윤석열 정부 도와주는 꼴인데 김정은 위원장도 그걸 알 거 아니에요? 그럼 왜 쏠까요?
“남한 정치에 영향을 미친다거나 만다는 거보다 더 위중한 게 한미 연합공중훈련에 대한 맞대응이죠. 북한은 생사가 걸려 있는 문제인 거예요. 그러니까 애도 기간이라서 조절한다는 거 생각할 계제가 아닌 거예요.”
- 지난주에 미사일이 NLL을 넘었는데 의미는 뭘까요?
“그전에도 NLL 이남으로 포를 쏜 건 여러 번 있죠. 근데 미사일을 NLL 이남으로 떨어뜨렸다고 하는 게 처음 있는 건데 그만큼 그냥 단순 포로 쏘는 게 아니라 미사일로 한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 수준을 높이는 거죠. 그래서 과거보다도 훨씬 군사행동의 강도가 더 세지고 이거의 책임은 전적으로 남한 정부와 미국에 있다고 하는 명분을 계속 쌓기 위해서 그렇게 미사일 도발까지 한 차원이 있는 것 같아요.”
- 미국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이 간신히 이겼잖아요. 이게 미국의 대북 정책에 영향이 있을까요?
“큰 영향은 없을 것 같아요. 지금 민주당이나 공화당이나 누가 더 북한에 더 강경하냐 덜 강경하냐는 차이지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했다고 해서 다시 대화 국면으로 극적으로 전환하는 걸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이고요. 그리고 또 공화당이라고 하더라도 바이든에 반대하기 위해서 북한과 적극적으로 대화를 한다거나 혹은 또 아니면 더 세게 압박을 가하진 않을 것 같고요. 별로 관심이 없는 게 일차적으로 워싱턴의 분위기죠.
그리고 공화당의 하원의장이 될 것으로 보이는 매카시 의원 같은 경우도 과거 오바마 정부 때 전략적 인내를 강하게 비판하고 북한에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걸로 또 알려져 있거든요. 그 사람이 하원의장이 되면 북한에 대해서 미국의 독자 대북 제재 더 얹고 또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건 크게 변화가 없을 것 같고요. 하원의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가 우리한테는 중요한데 여기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도 보면 다 북한 인권 문제 얘기하는 사람들 일색이지 대화로 풀어보자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지금 안 보여요.”
- 한국 정부 역할이 중요한 건지 아님. 할 게 없나요?
“이럴 때 한국 정부 역할이 중요하죠. 어쨌든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해서는 두터운 억제력으로 맞대응하면서도 유연하게 대화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이 뭔지를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물밑 채널 동원해서 보여주고 이 상황을 좀 안정시키는 것도 유연하게 병행을 좀 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그게 지금 잘 되고 있는지는 의문이에요.”
"신냉전 구도 우크라이나전 지나가면서 구체화...북한 계속 도발 가능“

- 올해 안 7차 핵실험 가능성 얼마나 있을까요?
“올해 안 핵실험 가능성은 50% 이하로 떨어진 거 아닌가 생각이 돼요. 지금 한창 에스컬 레이팅하고 그때 그 위기를 정점으로 치닫게 하자라는 정치적 의도까지 가지고 했다면 지난 연합훈련 때 했었을 가능성이 높은데 지금 넘어왔잖아요. 이제는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어 가서 다음 핵실험에서 미국이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확실한 시그널을 주기 위한 준비에 더 들어가지 않을까 하죠.
이거는 정치적 의도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목적을 위해서 추가적인 준비가 필요할 가능성도 있거든요. 그리고 중국의 묵인과 협조까지도 좀 구해야 되는 외교적 준비도 북한한테는 아마 있을 수 있을 거예요. 북한의 내구성을 봤을 때 올겨울에 지금 식량 사정도 안 좋고 한데 여기다 핵실험에 모든 걸 의존할 만큼 지금 국가 에너지가 지금 충분할까 이런 거 생각해 보면 올해는 가능성 50% 이하로 좀 내려간 거 아닐까 생각하는데 알 수가 없죠.”
-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한미일과 한미, 한일 정상회담이 열렸잖아요. 이건 어떻게 보셨어요?
“높은 수준의 한미일 협력과 대북 확장억제 공약 재확인했어요, 한미일 협력의 핵심은 미국의 안보 공약이고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대만과 경제 안보에 대한 한일의 협력을 확인한 회담이었죠. 대차대조표를 당장 따져볼 수는 없겠지만 거래의 방향은 이미 정해졌고, 중요한 점은 미국의 대북확장억제 공약에 군사 억지력과 함께 대화 출구전략도 포함 혹은 논의되고 있는지 여부라고 생각해요.
겉으로야 군사 억지를 통해 북을 압박해서 대화에 나오게 하는 것이지만 물밑에서 미국이 북미 직접 채널이나 중국 채널을 통해 상황 안정에 대한 시책을 제시하고 있는지가 궁금합니다. 나아가 이 과정에서 남북채널이 전혀 없다면 장기적으로 북한의 통미봉남이 아닌 통미통중 전술에서 남한이 사라져버리는 경우 발생할 수도 있어요, 거래의 방향이 정해지고 주변 환경이 신냉전으로 고착화하는 가운데 전열을 정비한 것은 좋으나 싸움 뒤에 무엇이 있을지 그게 우리에게 유리한지 파악하며 움직여야 할 때입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신냉전 구도가 올해 우크라이나전 지나가면서 구체화되고 있는 것 같아요. 이게 과거에는 신냉전이라거나 아니라는 논쟁도 있었는데 그 논쟁이 점점 의미가 없어지고 있는 시점으로 계속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상황에 북한도 계속 도발을 할 거고 군사적으로 긴장은 계속 높아질 건데 여기에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또 대화만 하자고 할 수도 없는 거고요.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 굳은 결심으로 맞서 나가겠다고 하는 결연한 자세 하나가 필요하고요. 동시에 이게 전쟁 3차 대전 파국으로 치닫지 않도록 대화의 문도 언제나 계속 열어두는 것이 필요한 상황인 거죠.”
/이영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