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이스타항공 147명 부정 채용 혐의' 드러나 또 재판행...'타이이스타젯' 더 큰 복병 남아

[진단] 사건 이슈

2022-11-01     박주현 기자

자신이 창업한 이스타항공과 관련한 비리 혐의 등으로 세 번이나 구속된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이번엔 '이스타항공 부정 채용' 혐의로 구속 상태에서 또 기소돼 재판을 받게 됐다.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권찬혁)는 1일 업무방해 혐의로 이상직 전 의원과 최종구 전 이스타항공 대표를 구속 기소하고,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김유상 전 대표는 불구속 기소했다. 

147명 합격 처리하도록 지시, 이들 중 76명 최종 합격...'불공정 행위' 

이상직 전 의원(자료사진)

이 전 의원 등은 2015년 11월 6일부터 2019년 3월까지 이스타항공 신입직원 600여명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인사담당자에게 자신들이 청탁받은 지원자 총 147명을 합격 처리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가운데 최종 합격자는 76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수사 결과 이들은 '서류합격 기준에 미달한 응시자', '지원서도 제출하지 않은 응시자', '서류 심사-1차 면접-2차 면접 순으로 진행되는 채용 절차에서 특정 응시자'들을 합격시키기 위해 여러 차례 압력을 행사한 '불공정'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특히 이들이 서류 심사와 1·2차 면접 과정에 여러 차례 걸쳐 부정하게 개입한 사실을 포함하면 범행 횟수만 총 184회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과 최 전 대표는 2015년 11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청탁받은 지원자 69명을 합격 처리하도록 인사담당자들에게 집중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공정과 기회 균등 해하는 대규모 부정 채용 확인" 

또한 이 전 의원과 김 전 대표가 공모해 2015년 1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모두 77명이 합격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 전 의원과 최 전 대표, 김 전 대표가 합동으로 2016년 3월께 1명의 합격을 지시, 인사담당자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전주지검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이 2015년 하반기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신규 채용한 인원 600여명 중 공정과 기회 균등을 해하는 대규모 부정 채용을 확인했다"며 "부정 채용에 이르게 된 채용 청탁 경위를 비롯해 이스타항공과 관련한 남은 사건도 계속 수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전 의원과 최 전 대표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지난달 14일 구속됐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4월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이 이스타항공 특혜(부정) 채용 의혹을 제기하며 이 전 의원과 최 전 대표 등을 업무방해와 수뢰후부정처사, 배임수재, 뇌물공여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여러 우여곡절을 거쳐 수사가 이뤄져 왔다.

서울경찰서로 이첩해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두 차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사건을 불송치했지만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7월 이 전 의원의 배임·횡령 사건을 수사한 전주지검에 이 사건을 이송한 이후 전주지검이 재수사에 나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속-석방 반복...정치권 관심 큰 이유는? 

검찰 로고(자료사진)

앞서 이 전 의원은 지난달 14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전주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지 8시간여 만에 구속됐다. 전주지검이 지난달 7일 업무방해 혐의로 이 전 의원과 최 전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전주지법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당시 전주지법(지윤섭 영장전담판사)은 이 전 의원과 최 전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하고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범죄 혐의의 경위와 정도 그리고 범죄가 장기간에 이루어진 점을 보아 범죄가 중대하다"며 "참고인들과의 인적 관계, 증거 인멸 시도 등의 정황을 감안했다"고 사유를 밝혔다. 

이 전 의원의 이날 구속은 지난 6월 30일 보석으로 풀려난 지 106일 만이었다. 그는 지난해 4월 이스타항공 배임·횡령 사건에 개입했다는 혐의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었지만,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고 다시 구속된 뒤 보석으로 또 풀려난 바 있다. 

이 전 의원은 수백억원대 배임·횡령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 받고 구속 상태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다 지난 6월 30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석방 100여일만인 지난달 14일 채용 비리 혐의로 또 다시 구속되는 신세가 됐다. 이 외에도 이 전 의원은 현재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 씨(42·이혼) 채용 특혜 의혹과 이스타항공 자금 71억원을 타이이스타젯에 빼돌려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배임·횡령)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서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스타항공 부정 채용, 타이이스타젯 수사 동시 속도...'후폭풍' 예고 

타이이스타젯 항공기(자료사진)

검찰은 서씨가 지난 2018년 7월 타이이스타젯에 취업한 것과 이 전 의원이 그해 3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된 것 사이에 대가성 등이 있는지 여부를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이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는 태국 저가 항공사 타이이스타젯 배임·횡령 사건과 관련해 전주지검은 지난해 12월 30일 '증거 자료가 해외에 있다'며 시한부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 

이와 관련 문홍성 전주지검장은 지난달 14일 대전고검에서 열린 비수도권 지검·고검 국정감사에서 "시한부 기소중지 처분은 미제사건에 준해서 관리하게 되어있다"면서 "하지만 이 사건은 마냥 중지사태에 둘 수 없어 어떤 방식으로 재개할 것인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이스타항공 부정 채용과 타이이스타젯 관련 수사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수사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여 향후 미칠 파장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부정 채용 수사의 경우 채용 청탁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이는 한편, 타이이스타젯 수사의 경우 전 대통령과도 관련된 사안이란 점에서 결과에 따라서는 큰 후폭풍이 예상된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