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들 잇단 사망 사고, 지자체장들 막말 경쟁, 언론 보도 자화자찬 일색...왜 이러나

​​​​​​​[연중 기획] '패트롤전북jj' 2022년 10월 20일

2022-10-20     박경민 기자

KBS전주방송총국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전북언론 돋보기-패트롤전북jj' 10월 20일 방송에서는 <노조 탄압 이어 노동자 사망 사건 발생한 SPC,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논란‘>, <사망 사고 2건 발생한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대표이사 송치...'관리 소홀' 중대재해법 위반 ’논란‘>, <익산시 기간제 근로자 제초작업하다 말벌에 쏘여 사망...익산시장 대응 '빈축'>, <전북국제금융센터 건립 확정에 전북지역 언론 보도 자화자찬 일색...남은 과제는 없나?> 등 4가지 주제를 놓고 실태와 문제점 등을 진단했다. 

이날 방송은 김로연 작가의 기획·섭외와 함윤호 앵커(언론학 박사)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손주화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전북민언련) 사무처장과 박주현 전북의소리 대표(언론학 박사)가 패널로 출연해 토론을 펼쳤다.

​KBS전주방송총국 &#039;패트롤전북jj&#039; 10월 20일 방송 동영상.(유튜브 캡처)KBS전주방송총국 '패트롤전북jj' 10월 20일 방송 모습.(유튜브 화면 캡처)

#1. 노조 탄압 이어 노동자 사망 사건 발생한 SPC,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논란‘ 

이날 첫 번째 주제로는 최근 SPC그룹 계열사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이 기계에 몸이 끼어 끝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데 대한 언론 보도 내용과 문제점 등을 짚었다. 

이에 대해 먼저 박주현 전북의소리 대표는 “SPC그룹 계열의 경기도 평택시 소재 SPL에서 지난 15일 20대 여성 근로자가 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중심으로 SPC 브랜드에 대한 불매 운동 움직임이 일고 있다”며 언론들은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보도하는 경향이 있는데, 하나는 사측 중심 보도와 또 다른 하나는 노동자 중심의 보도로 갈린다“고 진단했다. 

이어 박 대표는 ”그러나 누리꾼들은 SNS를 중심으로 불매 운동을 독려하며 안전장치 없이 일하다 사망한 희생자를 추모하는 한편 이후 회사 측의 후속 대응에 대해 공분을 표출하고 있다“면서 ”관련 보도들을 종합하면, SPL 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사고로 숨진 이후 SNS상에는 SPC불매 해시태그와 함께 오프라인에서는 일부 주부들이 '맘카페'를 중심으로 불매 운동을 확산시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박 대표는 "대학 대신 공장에 취업해 가정을 지켰던 20대 여성 노동자가 자동으로 기계를 멈추게 할 수 있는 장치가 없어서 목숨을 잃었다는 점에서 애도하는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며 “일부 의혹과 관련된 글이 온라인상에 함께 올라오자 SPC그룹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특히 '사고 현장 옆에서 제품을 계속 생산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사고 당시 목격한 직원들은 즉시 업무를 중단시켰다‘며 ’인근 생산라인도 현재 모두 중단한 후 150여명의 직원들은 유급 휴가를 제공했다‘고 해명했다는 내용이 언론에 주로 많이 보도되었다”고 설명했다. 

”'2인 1조' 작업 여부, 중대재해법 위반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

함윤호 KBS전주총국 앵커

몇 달 전 전북지역에서 발생한 관련사의 불매 운동 및 1인 시위와 관련해 손주화 전북민언련 사무처장은 “SPC 그룹이 지난 5년간 노동조합 탄압과 인권 유린이란 행태로 인해 시민사회에서는 기본적인 기업윤리 의식이라든지 사회적 책임의식을 갖추지 못한 게 아니냐며 그간 많은 행동들을 해왔다”며 “지난 5월과 7월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전북지역에서도 공동행동이 결성이 되면서 SPC 기업을 반사회적 기업으로 규정하고, 노조 탄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등 직영매장 앞에서 1인 시위 및 불매 홍보전단 시민 배포를 실시한다고 밝혀왔다”고 말했다. 

이어 손 처장은 “어제 자로 민주노총 쪽에서 보도자료가 나왔는데 전북 시민사회에서도 SPC 불매 전국 동시다발 1인 시위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와 관련해 박 대표는 ”사고가 일어난 SPC 계열 SPL 사업장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작업 중지를 명령한 뒤 사업장 측의 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한다는 방침“이라며 ”고용부는 사고 확인 즉시 해당 사업장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으며,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과 함께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중대재해법은 노동자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 발생시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한 박 대표는 ”이번 사고에서 논란이 되는 것은 현재 사측과 직원들 간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2인 1조' 작업 여부는 중대재해법 위반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될 전망이어서 이 대목에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 사망 사고 2건 발생한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대표이사 송치...'관리 소홀' 중대재해법 위반 ’논란‘ 

두 번째 주제로는 노동자 사망 사건으로 수사를 받아왔던 군산의 세아베스틸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과 관련해 손 처장은 ”세아베스틸 사건은 올해의 문제만이 아니라 노동계에서는 오랜 시간동안 대책을 요구해 온 사건“이라며 ”이렇게 반복적으로 이뤄진 사건에 대한 언론의 심층보도가 필요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고 밝혔다. 

또한 손 처장은 ”올해도 두 명의 근로자가 숨졌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세아베스틸 대표이사가 송치될 정도인 이번 사건은 지난 5월 4일 당시 업무를 마치고 퇴근하던 노동자가 공장 내 도로에서 운반 중인 철재에 부딪힌 뒤 지게차에 깔려 숨졌는데, 노동부에서는 ’이 공장은 차로와 보행로가 명확히 구분돼 있지 않아 사고 위험이 상존했던 것‘이라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세아베스틸 유독 많은 사고...내부 통제 가능한 부분 없는지 언론들 집중해야” 

손주화 전북민언련 사무처장

이어 손 처장은 ”산업안전보건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사업주는 지게차 같은 운반기계를 사용해서 작업하는 장소에는 노동자를 출입시켜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고, 사업주는 안전한 통로를 설치해서 안전한 대책을 강구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러한 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위반 혐의로 공장 대표가 송치됐다“며 ”지난달 8일에도 같은 사망 사고가 발생했는데 철강류를 차량에 싣던 중에 하청 노동자가 철강류와 차량 사이에 끼여 숨진 사고가 발생해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 자세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거나,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손 처장은 ”세아베스틸에서는 이전부터 발생해 온 사건이 많지만 그때마다 노동계에서는 각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많았는데, 내부 통제 가능한 부분이 없는지 언론들이 좀 더 집중해야 하지 않나하는 지적도 나온다“고 덧붙여 강조했다. 

#3. 익산시 기간제 근로자 제초작업하다 말벌에 쏘여 사망...익산시장 대응 '빈축' 

세 번째 주제로는 제초작업을 하다가 말벌에 쏘여 숨진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익산시장의 대응 논란에 대해 짚었다. 이 사건과 관련해 박 대표는 ”최근 익산시에서 풀베기 작업을 하던 60대 시청 기간제 근로자가 말벌에 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유족 측은 ‘익산시가 작업 매뉴얼을 지키지 않아 사고가 난 것’이라며 정헌율 익산시장과 담당 직원들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박 대표는 ”지난 5일 익산시의 한 어린이공원에서 근로자가 홀로 제초작업을 하다 말벌에 쏘였는데 당시 근로자는 온몸에 수십방 쏘였던 것으로 파악됐고, 사고 후 119에 직접 신고를 했지만 구급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족 측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아버지 차량에서 나온 작업 지침을 보면 작업을 할 때 예취기를 돌릴 때 작업 보조 근로자는 거리를 두고 일해야 한다는 등의 2인 1조로 작업해 사고를 예방하도록 돼 있는데 사고 당시 아버지 혼자 작업을 했다’며 ‘지난 7월에도 아버지가 혼자 작업을 하다 벌에 쏘이는 사고를 당했지만 익산시에서 어떠한 후속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유족 측이 더 감정을 상한 것은 정헌율 익산시장의 태도 때문이라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손 처장은 10월 16일 중앙일보 기사를 사례로 들며 ”‘익산시장, 말벌 쏘여 숨진 근로자 빈소서 안녕하십니까’라는 제목과 함께 정 시장이 사고 이틀 뒤인 7일 오후 7시쯤 익산시 공무원들과 사망자의 빈소를 찾았는데 조문을 마치고 돌아서는 과정에서 유가족들에게 ‘안녕하십니까?'라고 한 말이 문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이에 유족 중 일부가 ’장례식장에서 인사말을 그런 식으로 전하지 않지 않느냐‘고 항의하자 정 시장 측은 ’더 이상 할 말 없다‘며 자리를 떠났지만, 이때 수행 공무원 일부가 유족에게 ’시장님이 어렵게 오셨는데 그렇게 말하면 되냐‘, ’우리가 죄를 지었냐, 안녕하다가 무슨 뜻인지 국어사전을 찾아보라‘고 언성을 높이자 유족 측은 ‘고인을 두 번 죽이는 막말이다’고 항의했다“고 손 처장은 설명했다. 

”익산시, 올 7월에도 해당 근로자 벌에 쏘인 사고...안전대책 소홀“ 

박주현 전북의소리 대표

정 시장의 추가 입장과 관련해 박 대표는 ”논란이 커지자 정 시장은 ‘유족인 줄 모르고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며 ”정 시장 측은 ‘당시 테이블에 4명 정도 앉아 있었는데, 시장이 눈이 마주쳐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 사람들은 상복을 입고 있지 않아 유족인 줄 몰랐다, 유족인 줄 알았다면 결코 그렇게 발언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기분 나쁘게 받아들였다면 사과한다‘고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손 처장은 ”고용노동부는 익산시를 상대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수집·조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지자체장의 책임을 강하게 물어야 한다는 게 노동계의 주장이며, 특히 익산시에서는 지난 7월에도 해당 근로자가 벌에 쏘였었던 사례가 있어서 안전대책과 관련해서 지자체장이 소홀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최근 잇단 도내 자치단체장들의 막말 논란과 관련해 박 대표는 ”인권 감수성의 부족과 지나친 권위의식 등에서 기인한 문제“라고 지적한 뒤 ”익산시장과 익산부시장의 막말과 폭언, 여기에 전주시장의 욕설·폭언 등의 사례가 대표적“이리고 꼬집었다.

#4. 전북국제금융센터 건립 확정에 전북지역 언론 보도 자화자찬 일색...남은 과제는 없나? 

네 번째 주제로는 전북국제금융센터 건립과 관련한 문제점을 진단했다. 이에 대해 먼저 손 처장은 ”10월 13일 전북국제금융센터가 건립된다는 전북도의 보도자료와 다음 날 지역 언론들의 긍정적 보도가 많이 나왔다“며 ”이 재원은 전북신용보증재단에서 출연을 하는 것인데 이와 관련해 지난해 4월 14일 신사옥 건립 원안이 가결되었고 올 10월 13일 820억원을 들여 건립하는 예산 원안이 통과됐지만 지난해 부결됐다가 올해 통과된 내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손 처장은 ”지난해 이 사안이 부결되었고, 올해 다시 이 사안이 통과된 내용이지만, 당시 부결과 관련해 두 가지 이유가 나왔는데 이것과 관련해 신용보증재단 이사들이 1,700억원 자산 중에서 900억원 정도를 들여서 건립을 하고 남은 돈을 소상공인을 위해 써야 하는데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중기부 입장에서 자산의 20% 이상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입장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손 처장은 ”만약 유동성 위기가 있을 때 전북도가 500억원 정도를 보증해 줄 수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며 ”더구나 올들어 국제 원자재 값 등이 인상된 마당에 지난해 900억원에 달했던 건립비가 올해 820억원에 가결된 것에 대해 궁금할 뿐만 아니라 자산의 유동성 위기가 해소된 것인지에 대한 상황보다 지나치게 자화자찬하는 언론 보도를 보면 너무 성급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자화자찬 일러...국제금융 특화 조성 위해 넘어야 할 산 너무 많아“

KBS전주방송총국 '패트롤전북jj' 10월 20일 방송 동영상.(유튜브 캡처)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재원 문제 등으로 오랫동안 난항을 겪어 왔던 전북국제금융센터 건립 문제가 이제 겨우 물꼬가 트이게 됐는데 이를 두고 성급한 자화자찬과 애드벌룬 띄우기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며 ”전북국제금융센터는 자산 운용사나 금융 공기업들을 유치할 수 있는 업무 공간 등으로 활용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전북신용보증재단의 새 사옥이란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국제금융센터 건립이 그동안 지지부진해오다 뒤늦게 확정됐을 뿐, 당초 목표인 자산운용 중심의 금융중심지 지정 등 국제금융 특화 조성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며 ”특히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금융 관련 기관들을 유치하기 위한 각 지자체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전북은 열세한 위치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부산과 전남지역 정치권의 최근 금융기관 유치 노력과 성과 사례를 들면서 ”전북도는 산업은행 뿐만 아니라 자회사만 10여 개에 달하는 농협중앙회 유치를 위해 오래전부터 공을 들여왔지만 가시적인 노력과 성과는 전혀 보이질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