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 독감·코로나 동시 유행 거의 기정사실...독감 백신, 맞는 게 좋아”

[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2022-10-19     이영광 기자

방역 당국이 4월 하순 실외 마스크 의무를 해제하면서 실외라도 50인 이상 모이는 콘서트장이나 스포츠 시설에선 의무 착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9월 말부터 실외에서 50인 이상 모여도 마스크 의무 착용을 해제했다. 

그 후 3주가 지나가고 있다. 해제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눈에 띄게 증가하진 않고 있다. 하지만 계절 영향으로 독감이 유행할 조짐을 보인다. 때문에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코로나와 독감이 동시 유행할 수도 있다고 의료계가 전망한다.

지금 코로나와 독감에 대한 상황이 어떤지 들어 보고자 지난 12일 서울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근처에서 이재갑 감염내과 교수를 만났다. 다음은 이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오미크론 다양한 변이, 춘추 전국 시대 비슷하게 지금 경쟁하고 있어”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 9월 말부터 50인 이상 모임일 경우에도 실외에서 마스크 의무 해제했잖아요. 3주 지났는데 어떤가요?

“실외 마스크 벗는 건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은 것 같아요.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마스크 실외 자유화했는데도 아직도 대부분 쓰고 다니시더라고요. 마스크를 전면적으로 벗으라는 얘기 나올 때까지는 국민들이 스스로가 마스크를 잘 안 벗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 그게 좋은 건가요, 아니면 안 좋은 건가요? 감염병을 예방하는 측면에서 좋은 건데 왠지 씁쓸한 느낌이거든요.

“너무 사람들이 마스크 쓰는 거에 적응이 돼 버리니까 벗는 걸 이상하게 생각하는 시기가 온 거죠. 그나마 요새 나아진 건 운동하는 사람들이 마스크 벗더라고요. 마스크 벗는 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죠.”

- 실내는 아직 착용해야하니 돔구장은 마스크 써야죠. 근데 돔구장에서 마스크 벗고 먹거나 마시지 않나요?

“다 먹고 마시고 하니까 사실 마스크를 쓰나 안 쓰나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긴 하죠. 요새 실내에서 사람들 많이 모이는 데다가 식당하고 카페고 카페에서 차 다 마신 후에도 다 마스크 벗고 얘기하고 있잖아요. 실내 마스크도 사실 생각보다 많이 무력화돼 있기는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유행이 커지고 예전처럼 집단 발병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지도 않는 게 그만큼 많은 사람이 걸리기도 하고 백신도 맞다 보니까 아직은 면역력이 감소한 상황이 아니라서 유행에는 아직 크게 영향을 주는 것 같진 않아요.”

- 그럼 실내 마스크 벗는 것도 고려해 볼 때가 된 건가요?

“실내 마스크 벗는 것도 고려할 때가 되긴 됐고요. 근데 지금 시기는 우리가 유행을 겪은 시기가 다른 국가와 비교해서 애매하긴 합니다. 여름에 유행이 안 됐었으면 마스크 벗자는 얘기를 꺼낼 수 있었을 텐데 지금 하필이면 딱 가을 겨울이 시작되는 시점에다 인플루엔자 유행도 시작되는 시점이죠. 또 유럽은 다시 유행이 또 올라가고 있거든요. 우리나라도 11월 이후부터는 유행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 높아지는 상황이 되다 보니까 변수가 생긴 거예요.

유럽이나 미국은 오미크론 유행도 빨랐잖아요. 1월 2월에 유행이 크게 유행했고 7~8월 유행 전에 이미 마스크를 벗어버려서 7~8월 유행 때는 마스크 안 쓰고 그냥 넘겨버린 상황인데 우리나라는 오미크론 유행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7~8월 유행까지 겹쳐버리니까 마스크 벗기가 애매했죠. 또 인플루엔자도 유행하고 오미크론 하위 변이도 겨울에 또 유행할 수도 있다고 그러니까 이번 겨울에 마스크 벗기가 애매한 상황이 돼서 논의 시점을 뒤로 미루게 된 거죠.”

- 지금 유럽이나 미국에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얘기했잖아요. 새로운 변이가 나온 건 아닌데 왜 그런 거죠?

“변이의 영향이 있죠. 그 변이가 BA.2.75 BA.4.6 BF.7처럼 다양한 변이가 춘추 전국 시대 비슷하게 지금 경쟁하고 있어요. 그 영향을 받는 것 같고요.”

- 어차피 이건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 아닌가요?

“맞습니다. 변이의 수준이 어차피 오미크론 안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알파벳이 바꾸어 아주 큰 변화를 주고 있는 것 아닙니다. 오미크론 초기까지는 국내에 변이 유입이 유럽이나 미국보다 2개월 정도 차이가 났지만, 최근 들어 그 간격이 줄어들고 있어요.. 지금 유럽에서 유행하는 것 중 우세화가 되는 변이가 본격적으로 유행한다면 우리나라도 보통 2, 3주나 한 달 정도 늦게 국내에 유입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11월 정도 되면 유행 커브가 점진적으로 커질 거라는 얘기가 나오죠.”

“이번 겨울을 어떻게 지내는지가 매우 중요”

- 한 인터뷰 보니 이번 겨울을 코로나 분수령으로 보시던데 왜 그렇게 보시나요?

“2년 반 동안 마스크 착용하고 거리두기도 하면서 코로나19만 유행한 상황이었는데 마스크도 느슨해지고 외국에서 인플루엔자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인플루엔자 국내 유입도 많아졌죠. 이러면서 국내에서 그동안 유행하지 않았던 다른 바이러스들이 동시에 유행할 조짐이 있는 거예요. 인플루엔자 유행 주의보도 내려졌죠. 다른 바이러스들도 지금 늘어나고 있거든요. 우리가 코로나19와 다른 바이러스 특히 인플루엔자가 동시 유행하는 상황을 3년 안에 처음으로 겪을 거거든요.

지금은 우리가 코로나 환자도 따로 봐야 되고 인플루엔자도 따로 봐야 되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이 부분 조정도 필요하고 코로나19 환자도 격리돼야 되고 인플루엔자도 격리해야 하죠. 근데 이게 동시 유행하는 상황에서 우리 의료 체계가 잘 버틸 거냐죠. 만약에 우리 의료체계가 이번 유행 때 유행 규모도 크지도 않고 양쪽이 동시에 발생해도 잘 감당 해내면 앞으로 어떤 바이러스 유행에도 겁낼 건 없을 거 아니에요.

근데 이번 겨울에 인플루엔자와 코로나가 동시에 유행하게 되어 의료체계가 또 버거워지는 상황이 일어나면 지금까지 바꾸어 오던 의료체계의 일상화를 실현할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거죠. 그러니까 이번에 의료 체계가 잘 버티느냐 여부 그리고 우리가 의료 체계를 잘 가동하는지 여부에 따라서는 별로 두려울 게 없는 상황이 만들 수도 있죠. 그래서 이번 겨울을 어떻게 지내는지가 매우 중요하다는 거예요.”

- 그러면 이번 겨울 어떻게 지내야 할까요?

“일단 다른 거는 없고 지금 우리가 마스크 실내에서 잘 착용 안 하는 상황인데 우리가 가진 무기라고는 이제 마스크 착용하는 거와 예방접종밖에 없어요. 코로나19, 인플루엔자에 대한 예방접종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서 이번 겨울에 수월하게 지낼 건지 아니면 힘들게 지낼 건지 분수령이 될 수 있죠. 그게 이번 예방접종 시기에 결정될 거라는 거죠.”

- 일부 언론 보도를 보니 우리나라 인구 반절은 감염된 걸로 나오던데 그럼 항체가 생긴 거 아닌가요?

“지난번에 전국 항체 검사 결과 나왔는데 97%가 항체를 다 가지고 있어요. 즉 백신 때문에 생겼던 감염돼 생겼든 간에 97%는 항체를 이미 가지고 있고 감염된 사람은 55%가 감염되었다고 결과나 나왔거든요. 97% 항체 가지고 55%가 감염됐다는 얘기는 우리가 바이러스에 많이 노출됐기 때문에 중증 환자 감소시킬 수 있을 거라는 부분인 거예요.

중증 환자는 예전보다 훨씬 덜 발생할 거라고 하지만 이게 감염 예방 효과가 뛰어난 사람이 많다는 보장은 안 되고 그 사람들마저도 시기가 지나면 중증 예방 효과도 떨어지고 감염 예방과 떨어지는 상황이 될 거니까 중증 환자가 계속 생길 수 있다는 거죠.”

- 지금 백신 상황은 어떤가요?

“예약률이 얼마 안 돼요. 지금 모더나 2가 개량 백신 160만 명 들어와 있고 500만 회 10월에 모더나가 풀릴 거고 화이자까지 들어오기 결정되면 11월까지 거의 한 1,500만 회 이상이 들어올 거니까 웬만하면 60대 이상 맞고 싶은 사람도 맞을 수 있는 상황이 됐는데 현재 제가 지난주에 파악했던 지난주 초에 예약자가 26만 명밖에 안 됐어요.”

“평균 1만 명대 끌다가 그 다음에 유행 타고 올라갈 것”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 백신은 오미크론용인지 아니면 기본 백신인가요?

“동계 접종으로 하는 건 오리지널 하고 BA.1이 들어간 모더나 계량 백신이 먼저 들어왔고요. 그다음에 화이자가 들어올 것 같아요. 그리고 BA.4, 5가 들어있는 계량 백신이 물량에 따라 순차적으로 들어올 것 같아요.”

- 기다렸다가 개량 백신 맞는 게 좋은지 아니면 아무거나 상관없나요?

“지금 상황에서는 감염됐거나 백신 맞고 4, 5개월 지난 사람이 너무 끌다 보면 겨울 유행도 시작되면 안 되니까 그런 분들 같은 경우 빨리 뭐든 맞으셔야 되고요. 감염된 지 아직 2, 3개월밖에 안 됐거나 백신 마지막 3차 접종이나 4차 접종은 2, 3개월밖에 안 된 분들은 어차피 3, 4개월 지나고 맞아야 되니까 기다렸다가 BA.4, 5나 2가 백신 나오면 맞으면 되죠.

최근에 나온 결과 몇 개 제가 심사하면서 다 봤거든요. 아주 큰 차이가 없어요. BA.1 백신보다 BA.5에 대한 중앙체는 당연히 BA.4,5 백신이 한 4~5배 높긴 높은데 BA.1에 대한 건 비슷해요.”

- 그럼 이번 겨울 유행 규모는 어느 정도 갈 것으로 보세요?

“그게 솔직히 예측이 안 되는 게 우리가 예방접종을 얼마나 많이 맞느냐에 따른 것도 영향을 줄 거고 변이의 종류가 뭐냐에 따르냐에 따라서도 달라질 거예요. 유행 규모는 이번 여름 유행 수준 정도일 거로 예측하는 사람이 제일 많아요. 저도 비슷하게 생각하거든요. 변이의 종류에 따라 여름 유행보다 낮거나 비슷하거나 조금 커지지만 지난 2월에서 4월 오미크론 유행까지는 절대 못 간다고 대부분 전문가가 예측 하고 있어요.”

- 현재 코로나 일일 신규 확진자가 1만 명 정도 나오는 것 같은데 안정적이라고 봐도 될까요?

“아마 이 정도가 베이스라인 정도로 봐요. 평균 1만 명대 끌다가 그다음에 다음 유행 타고 올라갈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는 게 지난 2월 3월 유행 끝나고 1만 명 이하로 떨어지고 한 1, 2주 지난 다음에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잖아요. 아마 비슷하게 갈 거예요.”

- 그 아래로는 내려가기 어려운 거요?

“그 수준이 베이스라인이죠. 특별히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우리의 면역 상태라든지 우리의 마스크 착용이라든지 그러니까 균형점이 여기 정도에서 딱 머무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 독감이 기승을 부리는 것 같아요. 독감 환자가 일주일 새 45% 증가했다고 하던데 높은 건가요?

“높은 건 아니에요, 증가는 되고 있는데 워낙에 지금 막 유행주의보 내린 상황이거든요. 이 패턴이 계속 가면 쭉 올라갈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지금은 완만하게 올라가고 있는데 이게 지금처럼 될 건지 급격히 될 건지 결정되는 시기가 한두 달 내에 결정될 거예요.”

- 독감은 예전과 똑같은 건가요?

“지금 H3N2가 주로 유행하고 있거든요. 2018년 19년은 주로 신종 플루였던 H1N1이 유행했었는데 이번 유행 시작은 H3N2로 지금 시작하고 있어요. 그래서 백신 효과가 맞더라도 떨어져요. 그리고 H3N2가 유행하면 유행이 커지기가 쉽거든요. 우리나라는 마스크가 변수인데 마스크 잘 써서 별로 유행을 안 할지 아님 마스크 많이 느슨해진 것 때문에 유행을 할지는 알 수 없어요.” 

"독감 백신은 전 연령이 맞을 수 있는 사람은 다 맞는 게 좋아” 

- 그럼 독감도 백신은 꼭 맞아야 하나요?

“되도록 맞아야죠. 위험군은 반드시 맞아야 되는 거고 고위험군 아닌 일반인들도 꼭 맞으면 좋겠다고 권고하고 있거든요. 독감 백신은 전 연령이 맞을 수 있는 사람은 다 맞는 게 제일 좋긴 좋습니다.”

- 독감 가격 차가 큰 거 같아요. 싸면 2만 원이지만 비싸면 5만 원대라는 거 같거든요. 왜 가격 차이가 나나요?

“독감 4가 백신이 병원에 공급되는 가격이 한 1만 5천 원 정도에 공급이 돼요. 근데 보통 병원들이 접종하는 비용 붙여서 4만 원에서 5만 원을 받는 게 일반적인 거고요. 2만 원대 하는 데는 건강 증진 협회 같은 데서 하는 거죠. 이것도 사실 내부에서 말이 많아요.”

- 코로나와 독감에 대한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하세요?

“이번 겨울에 독감이나 코로나19 동시 유행은 거의 기정사실이라고 보고 있기는 하고요. 다만 유행 규모 같은 건 변이 종류나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그리고 백신을 얼마나 맞느냐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겠지만 여튼 이번 겨울을 얼마나 잘 지내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의료체계를 어떻게 정비할 건지 방향성이 잡히는 시기거든요. 그래서 지금 시기에는 되도록 이런 부분들을 잘 정리해서 앞으로 연착륙할 수 있게끔 의료체계 정비라든지 이런 방역 체계 정비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시간으로 잡으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