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을 두 번 세 번 죽이는 정치...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한은 총재

이화구의 '생각 줍기'

2022-10-14     이화구 객원기자

지난 정부에서 집값을 잡기 위한 정책이 실패하면서 집값이 폭등하자 집값이 더 오를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느낀 젊은 친구들은 영혼까지 끌어들여 무리하게 은행 빚을 내서 집을 사야 하는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정부는 금리를 사정없이 올리는 바람에 금리부담으로 생활하기가 힘들 정도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전 정부가 병을 줬으면 이번 정부는 약이라도 줘야 하는데 이번 정부도 고통을 주고 있으니 빚을 내서 집을 산 젊은 친구들을 두 번 죽이는 꼴이 아니겠습니까? 

정치가 뭡니까? 국민의 삶을 살리라고 있는 게 정치 아닙니까? 그런데 정치가 그렇지 못하고 역주행하고 있으니 국민들, 특히 서민들은 죽을 지경입니다. 한국은행 총재는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불가피하게 금리를 올려서 시중에 풀린 자금을 회수하여 물가를 잡겠다는 의지가 강해보입니다. 

그런데 지금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급이 부족하여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측면도 있는데 금리를 무한정 올려서 해결이 가능하겠습니까? 물가가 치솟는데도 말입니다.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금리를 올리는 측면이 강한데 우리는 왜 미국을 따라만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외국자본의 유출이 우려되는 건 이해하지만 국내 기업들과 국민들의 어려움은 안중에도 없는 듯합니다. 그리고 총재께서는 미국에서 공부하고 국제금융기관에 오래 계셨으니 기준금리를 급격히 안 올리고도 외국인 투자금의 유출을 막고 원화 가치도 올릴 수 있는 방안 정도는 마련하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일본 중앙은행 총재는 “장기 침체에 빠진 내수와 수출 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금리를 올릴 생각이 전혀 없고, 끈질기게 금융 완화를 계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물가가 너무 오르기 때문에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린다는데 총재께서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 같습니다.

금융기관에는 돈이 여유가 있어 예치하는 예금주도 있지만 은행 고객의 반은 대출금을 금융상품으로 인식하고 금리라는 가격을 정하여 상품을 사는 채무자도 많으며 이들에게 금리는 물가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채무자의 입장에서는 금리가 오르면 물가가 오르는 거나 똑같은 부담을 느끼고 가계수입에서 지출이 늘어가며 생활고로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겁니다.

모르겠습니다. 고위 공직자들은 여유가 있어 은행에 예금을 하고 사는지. 아마 그런 분들은 주택자금대출이 없으니 금리 상승을 물가로 인식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자산 가치를 올려주는 가격 상승의 호재로 인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치권이나 정부에 계시는 분들은 물가도 오르는데 금리까지 올렸으니 빚내서 집을 산 젊은 친구들은 자신들을 죽으라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셔야 할 겁니다. 서민을 두 번 세 번 울리는 탁상 금리 인상 행진을 당장 멈추기 바랍니다. 

/글·사진=이화구(CPA 국제공인회계사·임실문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