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의원 고소·고발 수순, 파장 클 듯...지역신문들 '침묵'

[전북지역 주요 신문 뉴스 톺아보기] 2020년 7월 1일(수)

2020-07-01     박주현 기자

민선7기 후반기가 시작되는 7월의 첫날, 굵직한 현안과 이슈들이 부각되고 있다.

연일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이스타항공과 관련해서는 결국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이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를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소·고발한다는 수순까지 이어지면서 파장이 증폭되고 있다.

더구나 이상직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7년 동안) 경영에 참여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어왔기 때문에 고소·고발에 따른 수사가 진행될 경우 불똥이 여러 곳으로 튈 전망이다.

특히 지난 총선과정에서 당시 이 후보의 재산신고 내역과 이스타항공 관련 발언 등의 진위 여부로 의제가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그럴 경우 전북 정치권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여당은 물론 청와대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가 이날 '이상직, 형의 80억대 지분 '차명보유' 의혹'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며 이 문제를 조심스럽게 거론했다.

벌써부터 야권과 일부 보수언론은 청와대와 여당인 민주당에까지 연관성을 제기하는 등 의혹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양태다. ‘이스타항공 사태’가 자칫 ‘이스타 게이트’로 확대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7월 출발선에서 먼저 이스타항공과 관련해 속보로 다룬 언론 보도를 톺아보기로 하자.

서울언론들은 전날에 이어 많은 속보성 기사들을 쏟아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의 이상직, 배임·증여세 탈루 등으로 검찰 고발‘이란 제목과 관련기사들이 특히 눈에 띈다.

KBS 홈페이지 갈무리

“이스타항공의 지분 40%가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분 100%를 이상직 의원의 딸과 아들이 나눠 갖고 있는 이스타항공 최대주주 이스타홀딩스가 페이퍼 컴퍼니다”며 의혹을 제기하는 등 그동안 많은 관련 보도를 해 온 KBS는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이상직, 배임·증여세 탈루 등으로 검찰 고발”’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관련 소식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기사는 “KBS 보도를 시작으로 의혹 제기가 계속되자 이상직 의원 측이 29일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이스타항공 지분 38.6%를 모두 헌납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헌납방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고, 체불임금을 책임지겠다고도 하지 않았다”며 “이에 따라 이스타항공 노조는 2일 ‘이상직 의원과 이수지 대표에 대해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 등으로 고소·고발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는 내용을 속보로 내보냈다.

기사는 이어 “박이삼 이스타항공 노조 위원장은 ‘이번 사측의 기자회견은 매각 대금을 5개월째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돌려준다는 의미도 아니고, 임금체불된 건을 어떻게 할 것인지 대책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면서 “이상직 의원의 경우 업무방해·횡령 및 배임·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증여세 탈루 등에 대한 고소·고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기사는 “박 위원장은 ‘이 의원이 직책도 없이 회사 경영에 계속 관여했고, 자녀들의 회사인 '이스타홀딩스'에 유리하게 이스타항공을 경영하게 한 의혹, 20대 국회의원선거에 당선될 목적으로 재산 내역을 불성실하게 신고하고, 딸에 대한 증여세를 탈루한 의혹 등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며 “노조는 또 이수지 이스타항공 상무 겸 이스타홀딩스 대표도 업무상 횡령 및 배임 등으로 고소·고발하기로 했다”는 내용도 함께 보도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도 1일 사설에서 이상직 의원과 이스타항공 문제를 거론하며 가세했다. 

중앙일보 1일자 사설(홈페이지 갈무리)

중앙일보는 사설 ‘무슨 사연 있기에 여당이 이스타항공 대리인 노릇 하나’에서 다뤘다.

“민간 항공사 매각 협상 과정에서 회사 측과 무관한 집권 여당의 부대변인이 개입해 노조 측을 회유하고, 이를 토대로 창업주에게 유리한 협상을 끌어내려 한 부적절한 시도가 드러났다”는 사설은 “이 항공사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위원을 거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을 지내며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이 창업한 이스타항공이라는 점에서 의혹은 오히려 확산하는 모양새”라고 서두에 썼다.

그러면서 사설은 말미에서 “편법 승계와 불법 증여 의혹은 또 다른 문제”라며 “사회 전반적으로 높아진 공정에 대한 눈높이를 무시하고 은근슬쩍 넘어가려 한다면 결국 여당은 물론 청와대까지 그 부담을 고스란히 짊어지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문은 사설 외에 일반기사에서도 “이스타항공 대주주 일가가 지분 포기 의사를 밝혔지만 M&A 성사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이스타홀딩스 대주주의 29일 발표에 대해서 애경그룹과 제주항공 측은 ‘M&A를 논의할 상대방이 없어진 이상하고 당황스러운 상황’이라며‘진의를 파악 중’이라는 입장이어서 제주항공이 7월 중 인수 여부를 밝히지 않으면 이스타항공은 파산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임금 체불·편법 증여 항공사 창업주, 어떻게 與의원 됐나’란 제목의 사설에서 더욱 강도 높은 지적과 질책을 퍼부었다.

“이 의원은 문재인 대선캠프 출신으로 현 정권 출범 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됐다가 임기를 1년 이상 남겨놓고 총선행을 선언했다”는 사설은 “편법 증여, 직원 임금 체불, 페이퍼컴퍼니, 수상한 대출 같은 의혹이 야당 후보 쪽에서 나왔다면 여권은 난리를 쳤을 것이지만 이 의원은 무수한 의혹에도 당선이 보장된 지역구 공천을 받았고, 회사 문제까지 당이 발 벗고 나서고 있다”며 "도대체 무슨 배경이 있길래 이런 사람이 일자리 정부의 집권당 의원이 될 수 있었나. 모든 의혹을 투명하게 밝히지 않으면 야당에서 제기된 권력 핵심 연루설을 믿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전북지역 대부분 언론들은 다시 침묵상태로 돌아섰다.

전날 이스타항공 측이 이상직 의원의 입장문을 대독한 내용을 거의 그대로 받아 쓴 지역신문들은 이날 별다른 속보를 다루지 않았다.

전북일보 홈페이지 갈무리

다만, 전북일보는 1면과 2면에서 군산과 제주 간 하늘길 문제점을 다룬 기사를 내보내면서 이스타항공을 거론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번에도 역시 이스타항공사 측을 걱정하며 회생방안을 위한 지원을 주문하는 기색이 묻어난다.

신문은 ‘군산∼제주 하늘길 재개 ‘난기류’‘란 제목의 기사에서 “군산~제주 왕복 노선을 하루 2회 운항했던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 간 인수·합병(M&A)문제가 안개 속으로 빠지며, 군산∼제주 노선의 운항재개 여부가 더욱 불투명해졌다”며 “군산∼제주 노선은 지난해 기준 탑승률 최대 93.8%를 기록할만큼 흑자노선이나 항공업계의 위기가 가중되면서 어려워지고 있다”고 걱정을 했다.

그러면서 기사는 “대한항공은 우리나라 플래그 캐리어로서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취항을 지속시킬 당위성이 높다”고 전망하면서 이스타항공 노선에 대해선 우려와 함께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합병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제주항공이 자연스럽게 노선을 승계하는 것”이라고 제시한데 이어 두 번째는 협상이 결렬되는 경우 “대한항공, 이스타항공 측과 협의를 지속할 수밖에 없다”며 "이스타항공은 군산공항 비행편을 다시 운행하려면 30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LCC 기간산업지원이나 유상증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300억 원의 기준과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직원들의 체불임금만 해도 벌써 250억 원에 달하는데 300억 원이면 이스타항공의 군산과 제주 간 노선이 재개된다는 의미는 무슨 뜻일까?

군색했던지 기사는 전북도 관계자 말을 말미에 인용했다. “가까스로 전북과 제주 간 1일 생활권을 만들어냈는데 코로나19로 하늘 길이 막히게 돼 유감스럽다” 며 “코로나19가 종식되는 대로 다시 운행이 가능하도록 할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내용을 덧붙였다.

오너 일가에 대한 경영의 부실과 무책임, 도덕성이 도마에 오르고 있는데도 지원과 회생방안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신문, 현실과 거리가 먼 의제설정을 하고 있으니 속내가 궁금하기만 하다.

오히려 이날 신문들은 중요한 의제를 빠뜨렸다.

오늘은 옛 대한방직 부지 관련 시민공론화위원회가 토지소유자인 (주)자광으로부터 직접 제안 내용을 듣기로 한 날이다. 공론화위원회는 지난 달 20일 열린 제3차 회의를 통해 오늘(7월 1일) 열리는 제4차 회의에 자광으로부터 제안 내용을 청취하고 질의응답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을 지역 언론사들에 홍보하자 대대적으로 보도했었다.

새전북신문 7월 1일 1면

그런데 그와 관련된 기사는 어느 지면에서도 찾기 어렵다. 대신 전주시가 “빚내서라도 도시공원 부지를 사겠다"는 1면과 사회면의 기사들이 눈에 띈다.

 옛 대한방직 부지 관련 시민공론화위원회는 과정과 결과를 관심 있게 지켜볼 중요 이슈거리다. 참고로 이와 관련해 '전주시민회'에서 보내 온 성명서를 <전북의소리> '공론장'에 소개해 놓았다. 

다음은 7월 1일(수) 전북지역 주요 신문의 1면 기사 제목이다.

전북일보

군산~제주 하늘길 재개 ‘난기류’

간절한 마음 담아…

새만금 재생에너지 연구단지 사업, 정부 예타 대상 선정

희망을 여는 새아침, 새 필진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전북도민일보

전북판 뉴딜 ‘첫 단추’… 9개사업 구체화

전주시 구인·구직 만남의 날 개최

방판發 코로나 심각한데… 방역 뒷짐

새만금 재생에너지 연구단지 예타 선정

오늘부터 도립미술관도 전자출입명부 설치

전라일보

전주시 도시공원사업 재원 마련 '난항'

하차 후 발열체크 무시 인근 식당 밀집지 직행

전통시장서 전북경제 살립시다

새전북신문

전주시, “빚내서라도 도시공원 부지 사겠다"

[새전북만평-정윤성] 21대 국회 오르막길...

김제육교 임시 개통식 열려

전북 최초 여성 소방서장 탄생

전북중앙신문

새만금 재생에너지 실증단지 속도

민주당 도의회 후반기 의장단 싹쓸이

반사필름식 차번호판 도입

전민일보

새만금실증단지, 예타 대상 선정

‘성추행 혐의’송경진 교사, 3년만에 명예회복

전북판 뉴딜사업 1046억 집중 투자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