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상반기 76조 6,600억원 적자...'연금개혁·사회적 책임 소홀'도 지적

2022 전북 국정감사 이슈

2022-10-12     박주현 기자
국민연금공단 전경(사진=국민연금공단 제공)

올해 상반기 국민연금 적자가 76조 6,600억원에 이른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국민연금공단이 연금개혁은 물론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힘 백종헌 국회의원이 국민연금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올해 상반기 수익률은 –8%로 76조 6,600억원의 적자가 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원인은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반 하락하면서 주식은 65조 1,700억원, 채권은 20조 5,800억원 적자가 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대신 대체 자산에서 9조 900억원의 수익이 났지만 적자가 무려 76조원 이상을 웃돌아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백 의원은 이와 관련 "글로벌 금융시장이 어려울수록 국민연금기금이 장기투자자로서 위기 상황을 투자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대비해 고물가 환경에서 수익률을 제고할 방안들을 강구해 실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금개혁·사회적 책임 제대로 이행 안된다" 잘타

전주MBC 10월 11일 뉴스 화면(캡처)

한편 11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연금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연금개혁과 사회적 책임 등의 문제점이 잇따라 제기됐다. 기금운용위원회의 주주대표소송 권한을 외부 위원으로 구성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로 이관하는 방안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이날 국감 의원들은 국민적 관심사인 연금개혁과 연금공단의 사회적 책임 포기를 문제 삼았다.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는 연금개혁의 공을 국회에 넘기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고 있는데 연금개혁 되겠느냐“고 질타했다. 

또 주주 대표 소송을 사문화하고 가습기 살균제 본사 투자액을 늘린 것은 사회적 책임을 포기한 것이란 비판도 제기됐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생명을 천명 넘게 앗아가고 건강을 침해한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 자체를 제한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거기에 동의를 하느냐"고 질의했다. 

수탁위가 주주대표소송을 맡으면 국민연금 투자의 공공성을 확보하고 개인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한편, 이를 통해 주주대표 소송이 활성화되면 경영의 자유가 침해되고 시장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위탁운용사, ESG보다 수익률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구조 조성“ 지적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연금은 수익성과 공공성이 중요하다”며 “대주주의 횡포를 막고 개인 투자자와 국민의 재산을 보호하는 의미에서 주주대표 소송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그러나 "지금까지 국민연금 기금운용위가 진행한 주주대표소송은 한 건도 없었다“고 질타했다. 

최영희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연금이 2018년 7월 말 도입한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 책임 행동 원칙) 제도 도입 취지는 좋으나, 전문적·독립적으로 운영되지 않을 경우 민간기업의 자율성을 위협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또 “국민연금이 탈석탄 대책에 소극적이라면서 "세계 3개 기금이라는 위치와 역할을 고려해 국민연금은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투자에 임하고, 기후 금융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사를 선정하는 평가 점수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적용 여부가 100점 만점에 1점에 불과하다”며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사가 ESG보다 수익률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