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발전 목표, 계획은 이제 그만...제발 실행으로 보여달라”

김도현의 'ESG 리포트'(6) - '2022 글로벌 ESG 포럼' 후기②

2022-09-13     김도현

'글로벌 ESG 포럼' 둘째 날입니다. 새벽기차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걸어서, 대한상공회의소에 도착했습니다. 새벽기차를 타서인지 오늘은 일찍 도착했습니다. 주전부리를 먹고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정신을 차렸습니다.

첫 번째 세션은 환경부 유재철 차관이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는 환경기술산업법에서 환경관련정보공개를 의무화하고 있고, 탄소기술혁신을 위해 수소전지, 바이오자원순환, 탄소포집과 저장을 연구하고 있으나 결국 기술개발을 위한 비용이 가장 큰 문제로 남아있음을, 그리고 녹색금융활성화와 K-텍소노미에 대한 설명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 

ESG 환경분야 다양성, 다시 생각해보게 된 계기 

'글로벌 ESG 포럼' 둘째 날도 새벽 일찍 출발해 참석했습니다.

뒤를 이어 외교부 김효은 대사는 탄소중립을 위해 각 분야의 협동이 중요함을 강조하였고, 특히 파리협정 제6조가 흥미로웠는데, 파리협정 제6조는 양자, 소비자간 자발적 협정으로 베트남에 있는 A라는 한국기업이 베트남에서 탄소를 절감하면 한국에 있는 A한국기업이 탄소절감을 한 것으로 본다는 내용이었었습니다. 역시 사람들의 머리가 모이면 대단한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사실을 새삼 절감했습니다.

그리고 반가운 분이 오셨는데요. 국립생태원 조도순 원장이었습니다. 국립생태원은 서천에 있고, 전북과 가까워 저도 어린이 친구들과 자주 찾는 곳인데요. 탄소, 탄소, 탄소에 대한 강연만 듣다가 생물다양성을 위해 멸종위기종을 복원하는 국립생태원의 역할과 소개, 이로 인해 ESG에서 환경분야의 다양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국립생태원은 ESG와 관련하여 생태계서비스를 측정하여 기업전략에 포함시키고자 하는 계획을 세웠는데요.

예를 들면 광산개발업체라면 생물다양성을 파괴하는지 여부에 따라 생태계서비스의 손실을 계산하여 그 손실 등을 배상하는 방법으로 역시 숫자와 측정의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의무준수위원회의 숙명여대 기후환경융합학과 유승직교수는 미래기후변화의 특색은 기후상태가 나쁜 지역의 경우 기후위기가 더욱 악화된다는 점을 강조하였고, 세종대학교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 전의찬 겸임교수는 한국의 새로운 세계를 보여줬고, 저는 엄청난 감동을 받았습니다. 

수출 중심의 한국, ESG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이날 포럼에서 유엔지속가능발전센터 박춘규 원장은 "SDG를 준수하는지 여부에 대한 계획은 이제 그만, 제발 실행으로 보여달라"고 강조하였습니다.

탄소중립은 석탄이나 석유 등 화석연료가 없는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이나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수출중심의 한국이 ESG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부정적이고, 안될 것 같다는 생각만 하였는데 저렇게 긍정적이고 밝은 측면이 있을 줄이야. 그리고 유엔지속가능발전센터 박춘규 원장은 SDG를 준수하는지 여부에 대한 계획은 이제 그만, 제발 실행으로 보여달라고 강조하였고, 그 외 외국의 강연자는 토양보존의 중요성에 대해, 또 다른 외국 강연자는 해양생태계와 생물다양성 보존에 대하여 설명하였습니다(전부 영어로 강연하셨는데, 제대로 알아들었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감안해주시고 이로 인해 저는 영어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많은 내용이 말 그대로 쏟아져나왔습니다. 마치 서울에 물폭탄이 내린것처럼, 최근 포항과 울산에 태풍이 몰아친 것처럼 말이죠. 강연 1개당 15분의 시간이 주어졌고, 그 뒤 질문과 답변시간은 5분 정도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쉴 틈없이 강연이 이어졌으며, 시간을 맞추는 것은 불가능이었습니다. 게다가 중회의실에서는 외국세션이 동시에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저도 회의실을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강연을 전부 들어보려고 노력은 하였으나 정신이 혼미해졌지요. 정말 기절하기 직전에 점심시간이 되어 역시 혼밥으로 완밥을 한 뒤 커피를 때려붓고 세션 2를 맞이했습니다.

중앙대학교 장동욱 교수가 세션 2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유쾌한 분이셨어요. 본인은 학생들에게 수업시간에 ‘무조건 전력회사에 투자하고, 취직해라’고 말한다고 하셨어요. 강연을 들으면서 한전주식을 사야하나 잠깐 고민을 했습니다.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2035년까지 무탄소 전기화를 실현하겠다고 공언하였고, 향후 20년간 재생에너지 연구에 대한 치열한 기술경쟁이 있을 것이며, 나의 선택이 30년 후 지구를 살릴지 죽일지 두고 보면 알것이라는 무시무시한 경고로 마무리했습니다. 

중소기업 50% 이상 탄소중립에 대해 모르고 있다?  

다양한 주제의 세션이 이어진 둘째 날 포럼에서 공개된 내용들 중 "2050 탄소중립 관련 중소기업 실태조사 결과, 50% 이상의 중소기업이 탄소중립에 대해 모르고 있다"는 시실에 놀랐습니다.

뒤이어 한국 카이스트연구원 청정신기술연구본부 민병권 연구원은 이산화탄소를 절감하기 위하여 개발 중인 다양한 기술을 소개하였는데, 원천기술이 있으나 상용화가 어려운 이유가 기업의 무관심 때문이라며 안타까워했습니다.

한국환경공단 경영기획 박찬호 본부장은 탄소중립과 ESG의 선순환에 대해, 특히 2050 탄소중립 관련 중소기업 실태조사를 하였는데 50% 이상의 중소기업이 탄소중립에 대해 모르고 있고, 이 중 90% 이상이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비용이 부담되며, 이 중 80% 이상은 탄소중립에 투자할 계획이 없다고 답해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그 외에도 포스코그룹 R&D 담당 윤창원 교수는 화학적 수소저장 기술의 도전과 기회에 대해서 한국은 2019년 1월에 수소경제활성화 로드맵을 제시할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액화수소 운반방법 중 암모니아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 전세계에서 관심을 갖고 있음을 소개하였고, 스텐포드 인서영 교수는 지속가능 금융과 ESG투자에 대하여 에너지 혁신을 어떻게 금융으로 지원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렇게 또 강연이 마무리되고, 전 기차를 타고 전주로 돌아왔습니다(KTX 최고). 기차 안에서 저는 전주에서 올해 안에 멋진 포럼을 기획하고, 대학생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지방자치단체에 ESG를 생생하게 알리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주가 글로벌 ESG 포럼 마지막입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지만 쉬어가는 차원에서 재밌는 칼럼을 준비 중입니다. 다음 주에 또 만나요.(계속) 

/김도현(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