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범기 경찰 조사 ”정무부지사 때 브로커 만났지만 큰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논란 '쟁점'

[뉴스 큐레이션] 2022년 9월 4일

2022-09-04     박주현 기자

6·1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선거 브로커 사건과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우범기 전주시장이 3일 경찰 조사를 마쳤으나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을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논란이 될 만한 쟁점들을 남겨 최종 법리 판단이 주목된다. 

우 시장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5시간 조사 "브로커 만났지만 녹취록 내용 전혀 사실 아니다" 부인 

KBS전주총국 9월 2일 뉴스(화면 캡처)

이날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온 우 시장은 "브로커로부터 제안을 받거나 제안한 사실이 없다고 (경찰 조사에서) 충분히 잘 설명했다”며 “현명하게 판단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녹음 내용 중 저와 관련된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선거 브로커 사건의 핵심인 녹취록에 등장하는 자신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 전면 부정했다. 

그러나 "(브로커와) 정무부지사 때 만난 건 맞지만, 제가 생각할 땐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이 부분은 향후 법리적 쟁점이 될 전망이다. 우 시장이 이날 경찰 조사에서 선거 브로커 사건 연루 의혹에 대해 부인하면서도 정무부지사 시절 이미 브로커를 만난 사실은 인정했다는 것은 시민사회단체들이 제기한 의혹 및 고발 내용 중 일부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우 시장은 또 시민사회단체의 고발 내용에 대해서도 "정무부지사 시절 만난 것은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답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는 ‘전북도 정무부지사 시절 선거 브로커들을 만나는 데에 업무추진비를 부당하게 사용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처럼 우 시장은 지방선거 출마 전 이미 브로커를 만났지만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보았지만 당시 고위 공직자 신분이었다는 점에서 이 부분은 논란이 될 전망이다. 

”선거 브로커로 보이는 사람 만난 적은 있지만...“ 허위사실 여부 ‘주목’ 

JTV 9월 2일 뉴스(화면 캡처)

앞서 전주시민회가 공개한 선거 브로커로 지목된 당사자들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에는 우 시장의 실명이 수차례 등장해 선거 브로커 사건에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이에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7월 5일 선거 브로커들의 녹음 파일 내용을 근거로 우 시장 등을 공직선거법상 매수 및 이해 유도죄와 기부행위 제한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3곳의 건설사가 민주당 전주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수억원대 정치 자금을 제공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우 시장이 지방선거 TV토론회 과정에서 ‘선거 브로커로 보이는 사람을 만난 적은 있지만 지속적인 접촉을 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 허위사실인지 여부도 확인해달라“며 고발 내용에 포함했다.

이에 대해 우 시장은 그간 해당 브로커들과의 연관성을 극구 부인해 왔다. 그러나 경찰은 우 시장이 민주당 경선을 앞두고 최근 실형을 선고받은 브로커와 수차례 통화한 내역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많은 의구심을 남긴 우 시장의 최근 휴대폰 교체와 관련해서는 이날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아 이 부분도 향후 쟁점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경찰, 우 시장 최종 법리 판단 및 추가 조사 '촉각' 

전북경찰청 전경

한편 경찰은 관련 자료와 이날 우 시장의 진술 등을 토대로 조만간 검찰 송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중선 전 더불어민주당 전주시장 예비후보에게 선거 조직과 자금을 지원하는 대가로 전주시 인사권과 공사권을 달라고 요구한 선거 브로커 2명은 1심에서 각 징역 1년 6개월의 형을 선고받았다.

또 최근 경찰은 선거 브로커와의 결탁을 권유한 지역 일간지 간부 기자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이처럼 선거 브로커 사건이 지지부진하다 갑자기 속도를 내는 모양새여서 우 시장에 대한 경찰의 최종 법리 판단과 신변 처리 여부, 선거 브로커 사건 관련 추가 조사 등에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