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서기·사당화"...민주당에서 점점 멀어져 가는 전북·호남 ‘민심’, 왜?
진단
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5일 앞두고 이재명 의원(초선·인천 계양을)이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구도를 호남지역 순회경선에서 굳힌 가운데 박용진 의원(재선·서울 강북을)과의 최종 격차에 관심이 쏠린다.
이런 가운데 남원 출신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중도 사퇴하면서 민주당 지도부의 전북 교두보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민주당 지역 순회경선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22일 오전 윤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칙과 상식으로 민주당의 사당화를 막아보고자 했지만 전당대회를 통해 저지하는 일은 더 이상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저는 오늘 민주당 제5차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로서 도전을 멈출 것"이라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윤영찬, 낮은 득표율...전북·호남서 반전 실패, 송갑석 후보 지지 사퇴
그는 이날 최고위원 후보 사퇴와 함께 호남 단일 주자인 송갑석(광주 서구갑) 최고위원 후보 손을 들어줬다. 윤 후보는 20일과 21일 호남지역 경선까지 치른 가운데 누적 득표율 6.63%로 8명의 최고위원 후보 가운데 7위에 머물렀다.
특히 20일 고향인 전북지역 순회경선에서마저 당선권인 5위권 안에 들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사퇴 배경으로 꼽힌다. 비명계(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윤 후보는 이날 “우리 당의 뿌리인 전남과 전북, 광주의 처참하게 낮은 전당대회 투표율은 지금의 민주당을 향한 마지막 경고 신호”라며 “호남이 민주당을 버릴 만큼 지금의 우리가 병들었다는 증거”라고 당을 향한 쓴소리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특히 “다수의 최고위원 후보들이 민심에 줄 서지 않고 특정 후보에 줄 서는 상황이 참담하고 부끄럽다”며 계파 정치와 줄서기 정치의 민낯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세론’ 속 박용진 20%대 누적 득표율 못 벗어나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경쟁의 최대 승부처로 불리는 이틀간의 호남(전북·광주·전남) 대첩에서 이재명 후보가 누적 득표율 70%를 상회(78.35%)함으로써 1위 대세론을 확인한 가운데 전북 진안 출신인 박용진 후보는 누적 득표율이 21.65%에 머물렀다.
그러나 민주당의 심장부이자 정치적 텃밭인 호남에서 경선 투표율이 30%대에 머물면서 당 내부의 극심한 이탈과 무관심, 분열 현상을 드러냈다. 호남지역 경선 투표율은 전북이 가장 낮은 34.07%에 그쳤고 광주는 34.18%, 전남은 37.52%로 낮게 나타났다.
지방선거 이후 극도로 민심 이반...민주당 호남 기반 약화 가능성
이처럼 텃밭을 강조해왔던 호남지역에서 낮은 투표율과 지역출신 후보들의 낮은 지지도 등으로 민주당 내 호남기반이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잇따라 제기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난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에 대한 호남지역 민심이 이탈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차기 지도부에 대한 기대마저 낮은 것으로 보아서 향후 호남에서의 민주당 기반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민주당 대표·최고위원 주자들은 27일 남은 수도권(경기·서울)에서 마지막 경선을 치른데 이어 28일 1만 6,000명의 전국대의원을 상대로 투표를 실시한 뒤 기존 권리당원 투표 및 여론조사 결과와 합산해 당 대표·최고위원이 결정된다.
/박주현 기자